한국 국적 상실했는데 '가족과 거주' 신고신 후보자, 부인은 미국·아들은 영국 국적
  • ▲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15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15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영국 국적의 장녀를 내국인으로 불법 전입 신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15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신 후보자는 2023년 12월 서울 강남구 논현2동 주민센터에 장녀 A 씨의 전입 신고서를 자필로 제출했다. 

    A 씨는 1999년 영국 국적 취득과 동시에 한국 국적을 상실했다. 그러나 신 후보자는 자신이 보유한 서울 강남구 아파트에 A 씨를 전입 신고했다.

    문제는 신고 방식이다. A 씨는 외국인 신분으로 주민등록이 아닌 외국인 거소 등록 대상이다. 그러나 신 후보자는 A 씨의 과거 주민등록번호를 활용해 내국인으로 등록했다. 

    이에 대해 천 의원은 '주민등록 또는 주민등록증 등에 관해 거짓의 사실을 신고 또는 신청한 사람'에 해당하는 자를 처벌하는 주민등록법 37조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위반은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 대상이다.

    전입 사유 기재도 논란이다. 신 후보자는 신고서에 '가족과 함께 거주'로 체크했지만 인사청문회 답변에는 "장녀는 5년 전 결혼해 해외에서 독립된 가정을 이룬 상황"이라고 밝혔다. 

    1991년생인 A 씨는 2021년 9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결혼해 현재 뉴욕의 공익 법인에서 근무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허위 전입 신고가 가능했던 배경으로는 국적 상실 신고 누락이 지목된다. 신 후보자는 행정 절차를 제대로 알지 못해 신고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해명했으나 배우자와 장남은 각각 2011년과 2012년에 같은 절차를 이미 마친 상태다.

    배우자는 미국 뉴욕 출생으로 미국 시민권자다. 1996년생 장남 역시 영국에서 태어나 영국 국적을 취득했고 만 18세 이전 한국 국적을 포기해 병역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 현재는 영국 런던에서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신 후보자는 "배우자는 한국에 정착해 거주할 예정으로 향후 국적 회복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라며 "자녀들의 국적은 자녀들의 의사를 존중할 수밖에 없는 점을 양해해 달라"고 밝혔다.

    그러나 천 의원은 인사청문회 답변과 실제 행정 신고 내용이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점에서 단순 착오로 보기 어렵고 의도적 허위 신고 여부까지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천 의원은 "국회 답변서에는 '독립 가정'이라고 했으면서 전입신고서에는 '함께 거주'라고 했으니 둘 중 하나는 명백한 거짓"이라며 "한국 국적자 혜택을 노린 것이 아니라면 의혹 해소를 위해 건강보험 및 출입국 관련 자료를 제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