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공유하기

로고

[박한명 칼럼] 열린공감TV의 위험한 '저널리즘 코스프레'

대선 이틀 전 야당 후보의 성접대 의혹 보도'목격자 호소인'만으로 '의혹'을 사실로 둔갑

박한명 칼럼니스트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입력 2022-03-10 14:58 수정 2022-03-11 09:21

▲ 윤석열 대선후보의 성접대 의혹을 다룬 열린공감TV 영상.

유튜브 열린공감TV가 대선 이틀 전인 7일 윤석열 대선후보의 성접대 의혹을 보도했다. 대선 코앞에서 야당 대선후보에 치명적일 수 있는 의혹을 제기한 것부터 의도가 명백히 읽히는 방송이었다.

어찌됐든 야당이나 지지자들로선 썩 흔쾌한 후보는 아니었던 윤 후보가 시간적으로 다른 후보로 교체될 수 없고 야권단일화 변수도 사라진 빼도 박도 못하는 시점에서 민주당을 지지하는, 특히나 조국수호 채널로 불리는 열린공감TV에서 이러한 의혹을 제기한 의도 자체가 정치적이라고 볼 수 있다. 야당이나 지지자들 입장에선 이회창을 대선에서 두 번이나 무너뜨린 미디어판 김대업 정도로 받아들일 것이다.

필자는 한때 주류 미디어를 대체, 보완하는 대안언론으로 유튜브의 가능성에 기대를 건 때가 있었다. 그러나 기존 황색저널리즘을 뺨치는 선정성, 팩트는 실종되고 선동과 선전만 난무하며 단지 온갖 종류의 돈벌이들의 시장터로 전락한 유튜브 현실을 보고는 가능성을 절반쯤 접었다. 유튜브는 대안이 되기 어렵고 오히려 레거시 미디어의 어둠의 탈출구로서 배설의 기능만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열린공감TV가 바로 그 증거라고 생각한다. 단적인 예로 열린공감TV가 보도한 윤 후보 성접대 의혹 보도가 분명히 보여준다. 이 방송 핵심은 윤 후보가 2013년 말 개인비위로 대구고검에 좌천돼 갔을 때 검찰출신 지역 건설업자로부터 모 호텔 룸살롱에서 향응과 성접대를 수차례 받았다는 것이다.

열린공감TV 제작진은 노씨 성을 가진 이 건설업자 대표를 인터뷰했는데, 자신은 정치성향이 특별히 없으며 윤 후보를 만난 적도 없다는 그의 말이 거짓일 가능성이 높다는 반박성 취재내용이다. 근데 황당한 건 이 건설업자 주장의 신뢰성을 떨어뜨리기 위해 들이댄 논거가 말도 안 되고 유치하기 짝이 없는 부실근거라는 점이다.

열린공감TV 제작진은 ‘특별한 정치성향이 없다’는 이 건설업자가 거짓말쟁이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페이스북 추적 자료를 제시한다. 이 사람의 페친이나 팔로우 현황을 봤더니 국민의힘 정치인들이 주로 많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페북 5천명 안에 들어가 있다는 건 굉장히 친분이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열린공감TV의 언론모독, 국민모독은 심판받아야 한다


페북 친구맺기를 맺으면 모두 굉장히 친분이 있다? 어이가 없어 실소가 나온다. 잘 모르면 페북을 하는 사람들에게 물어봤으면 좋겠다. ‘당신은 페친 모두와 친분이 있는가?’ 열이면 열 다 아니라고 할 것이다. 개 중 실제로 친한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저 온라인상에서 맺어진 인연일 뿐 상대방에 대해 전혀 모르는 게 태반이다. SNS를 잘 하지 않는 필자도 아는 사실인데, 열린공감TV 제작진은 이 정도의 SNS 사용자 실태도 모르는 무지한들인가. 본인들이 페북을 하지 않더라도 하는 주변에 물어만봐도 그 주장이 얼마나 무리하고 턱도 없는지 금방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대구 지역을 기반으로 한 지역건설사이니 민원이나 고민이 많을 대표가 국민의힘 정치인들과 교류하고 친분이 더 많다는 건 당연하다. 예컨대 광주전남 기반의 건설사 대표가 있다 치자. 이 사람이 민주당 정치인들과 교류가 많고 친분이 있다고 해서 그 사람의 정치성향을 민주당 지지라고 단정할 수 있나. 가능성이 높긴 하나 단정적으로 ‘그렇다’라고 할 수 없다는 얘기다. SNS하는 초등학생도 하지 않을 유치한 주장을 열린공감TV는 근거랍시고 제기했다.

건설사 대표 노 모씨가 윤 후보를 못 봤다는 게 거짓일 가능성을 보여주는 근거로 열린공감TV는 그 룸살롱에서 오래 일했다는 부사장 직함을 달고 있는 직원을 인터뷰한 내용을 소개한다. 자신이 근 10년 정도 룸살롱에 가지 않았다는 건설사 대표 주장이 거짓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본방핵심요약이라고 압축해 놓은 방송을 보면 그 직원이 노 씨를 봤다는 일방적인 주장만 나올 뿐이다. 그 직원이 노 씨의 외모가 어떻다고 기억을 설명한다든지,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지 또는 기억이 확실한지 사실 확인을 위한 검증이 전혀 없다. 그저 단순히 봤다는 정도에 그친다.

그래놓고 건설사 대표인 노 씨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식으로 방송했다. 윤 후보 성매매 목격자라는 법조인을 등장시킨 인터뷰도 마찬가지다. 주장만 있을 뿐 증명할 수 있는 증거나 근거가 없다. 열린공감TV는 증거 없이 주장만 있는 ‘목격자 호소인’으로 성매매 의혹을 사실, 진실로 둔갑시킬 수 있다고 믿었나. 어이가 없다.

필자가 열린공감TV가 다른 유튜브 방송보다 질적으로 더 안 좋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이들은 언론사임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들은 마치 다른 저질 유튜브 방송과는 차원이 다른 것처럼 언론사로서의 신뢰성을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아니면 말고 식의 부실한 근거들을 내세워 진실인 것처럼 더 교묘하게 포장해 시청자들을 호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열린공감TV 제작진에는 경향신문, MBC 출신의 기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자기들이 확보한 근거 정도로는 신문 방송에서 대선후보의 성접대 의혹이란 타이틀로 절대 보도되기 힘들다는 사실을 잘 알 것이다.

열린공감TV의 문제는 성향이 다른 가로세로연구소와도 차원이 다르다. 가세연이 늘 맞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열린공감TV처럼 ‘저널리즘 코스프레’로 독자들을 기만하지는 않는다. 사람들은 가세연 방송을 때로는 진실처럼 때로는 예능처럼 인식한다.

대선 코앞이라도 대선후보를 당연히 비판할 순 있다. 그러나 유권자 판단을 흐리게 하려는 의도로 저널리즘 가면을 쓰고 하는 유사 언론행위는 그야말로 저널리즘에 대한 모독이다. 대선은 끝났다. 하지만 법을 떠나 이러한 대국민 기만행태는 좌우를 불문하고 국민이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
뉴데일리 댓글 운영정책

뉴데일리 경제

대전·충청·세종

메인페이지가 로드됩니다.

로고

뉴데일리TV

칼럼

특종

제약·의료·바이오

선진 한국의 내일을 여는 모임. 한국 선진화 포럼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