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탈 쓴《군중독재》의 횡포이성적《시민》이《군중》으로 전락문명의 파괴자로 돌변하는 단계로 진입
  • ▲ 귀스타브 르 봉 『군중심리(Psychologie des foules)』(강주헌 옮김, 현대지성, 2021) ⓒ 현대지성
    ▲ 귀스타브 르 봉 『군중심리(Psychologie des foules)』(강주헌 옮김, 현대지성, 2021) ⓒ 현대지성
    [편집자 주] 
    한국 학계-출판계-언론계 등 지식인 사회는 지나치게 좌파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좌파 지식인들이 담론을 장악, 한국 사회 전반을 좌경화시키고 있다.

    그런 좌경화에 맞서 싸우는 우파 인터넷신문 뉴데일리는《자유의 파숫꾼》임을 자임하고 있다. ① 자유민주주의 ② 자유시장경제 ③ 자유통일 이라는 사시가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 창간 20주년을 맞은 뉴데일리는기업이 대한민국이다라는 새로운 비전을 선포하고, 그 슬로건에 걸맞는 기획 시리즈를 준비했다.

    《책을 보다》연재가 그것. 매주 한 권의 책을 골라 소개-분석-비평하는 기획이다. 단순 서평 차원을 넘어 반(反)대한민국-반자유민주주의 세력과《담론 투쟁 / 이론투쟁》을 벌여나갈 생각이다.

    열네번째 책으로 귀스타브 르 봉 『군중심리(Psychologie des foules)』(강주헌 옮김, 현대지성, 2021) 이 선정됐다. 
    필자는 조성환 전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  
    다음은 그의 약력이다.
    서울대, 대학원 외교학과 졸업(정치학 석사, 1985) 
    프랑스 사회과학고등연구원(정치학 박사, 1989) 
    한국정치외교사학회 회장 역임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 교수/원장 역임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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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군중은 무엇인가. 군즁은 왜 위험한가. 군중을 이해하기 위해선 르 봉의 『군중심리(Psychologie des foules)』를 읽어야 한다. ⓒ 챗GPT
    ▲ 군중은 무엇인가. 군즁은 왜 위험한가. 군중을 이해하기 위해선 르 봉의 『군중심리(Psychologie des foules)』를 읽어야 한다. ⓒ 챗GPT
    《‘군중심리론’의 고전을 통해 ‘팬덤독재’의 행태와 정치 메커니즘을 읽는다》
     
    ■ 『군중심리』… 현대 사회심리학의 고전이자 위험한 예언서 
     
    130년 전 1895년 프랑스의 귀스타브 르 봉(Gustave Le Bon)은 『군중심리(Psychologie des Foules)』을 출판했다. 
    이 책은 출간 직후 19개 국어로 번역되었고, 2009년 르 몽드(Le Monde)지에 의해《세상을 바꾼 20권의 책》중 하나로 선정되었다.  

    르 봉은 이 책에서 “개인의 심리와 다른 ‘집단’만의 독특한 심리 기제가 존재함”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권력(정치)과 군중의 관계에서 선동정치가 민주주의를 어떻게 위협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을 강조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르 봉《군중심리》는 현대 사회심리학과 정치학의 태동에 중요한 기여를 했다. 

    르 봉은 책의 서론에서 “무의식적인 군중의 행동이 의식적인 개인의 행동을 대체하려는 경향이 현시대의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로 인식하고,군중의 시대》를 선언했다. 
    그는 “낡고 오래된 문명이 완전히 멸망하도록 치명타를 가한 주역이 군중이었다”고 단언하면서 군중을《문명전환》의 주역으로 규정했다. 
    르 봉은 시민혁명과 산업혁명을 거친 현대 문명의 도래와 더불어 출현한《군중》의 문명사적 위상을 주목하며, △군중의 정신 구조 △군중의 의견과 신념 △군중의 분류와 다양한 종류의 내용을 담았다. 

    『군중심리』는 학술사적으로 "현대 사회심리학의 고전이자 위험한 정치적 예언서"라는 양면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이 책은 개인의 심리와 구별되는《집단심리》라는 영역을 구축했고 프로이트, 가브리엘 타르드 등 후대 심리학자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1981년《사회과학고등연구원》의 세르쥬 모스코비치 교수는 『군중의 시대(L’Age des foules)』에서 르 봉을 역사적으로 대중(군중)의 파괴적 역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처음으로 그 유형을 제시한《대중(군중) 사회의 마키아벨리》라 평가했다.  

    이러한 사회심리학적 기여와는 다르게 정치적 영향력에 있어서는 20세기 히틀러, 무솔리니 같은 전체주의 독재자들이 대중을 선동하는 기술적 지침서로 활용했다는 점 에서《위험한 책》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이점은 르 봉의 통찰이 그만큼 현실적이고 강력했음을 역설적으로 증명한다. 

    이와 함께 현대 심리학 관점에서는 실험적 근거가 부족하고, 대중을 지나치게 감정적이고 열등한 존재로 묘사하는 엘리트주의적 편향성이 강하다는 비판도 있다. 

     
    ■ 군중의 심리, 군중의 의견과 신념, 군중의 분류와 유형  
     
    르 봉『군중심리』 는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 군중의 심리, 제2부 군중의 의견과 신념, 제3부 여러 종류의 군중 분류와 설명으로 편집되어 군중의 특성, 신념의 형성, 분류와 통제의 논리적 흐름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르 봉은 책의 제1부에서군중의 심리》에 관해 네 가지의 특성을 열거한다. 

    첫째, 군중은 개인의 심리가 아닌《집단적 심리》가 발현된다. 
    군중 속에서 개인은익명성 속에서 책임감을 잃고 본능적으로 행동” 한다. 
    둘째, 군중은 충동적이고 변덕스러우며, 암시에 매우 취약 하다. 
    군중은 논리보다는 심상(Image)에 반응하며, 극단적인 감정(영웅주의 혹은 잔혹함)을 보인다. 
    셋째, 군중은 논리적 인과관계가 아니라 단순화된 이미지를 통해 사고하며, 겉보기에만 화려하거나 충격적인 사건에 쉽게 매료 된다. 
    넷째, 군중의 신념은 논쟁의 대상이 아닌《종교적 숭배》의 형태를 띠므로 지도자를 신격화하거나 특정 이념을 맹목적으로 추종 한다. 

    르 봉에 의하면 군중① 익명성의 경향이 두드러지고, 충동과 암시에 취약하며, 논리가 아닌 심상(이미지)에 반응하고, ④ 지도자와 이념에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심리 특성을 가진다. 

    제2부에서 르 봉은 군중의 의견과 신념, 즉 무엇이 군중의 마음을 움직이는가를 살핀다. 

    르 봉은, 
    첫째, 인종, 전통, 시간, 정치·사회 제도, 교육 등 오랜 기간 축적된 배경이 군중의 신념과 의견에 작용하는 간접적 요인으로, 군중 심리의 기본 토대로 작동한다고 제시한다. 
    둘째, 군중의 심리에 즉각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직접적 요인으로 단어와 문구(강력한 암시력을 가진 용어), 환상, 경험, 이성 등을 제시한다. 
    셋째, 군중의 지도자는 단언(Affirmation), 반복(Repetition), 감염(Contagion)이라는 세 가지 기법을 통해 군중을 조종한다 고 지적한다. 
    넷째, 군중심리는 뿌리 깊은《불변의 신념》을 가지며 동시에 일시적인《가변적 의견》이 작동하면서 변동한다고 평가한다. 

    르 봉이 제시한 군중의 의견과 신념의 분석에 의하면, "이성은 결코 군중을 움직이지 못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르 봉은 제3부에서 실제 사례의 분석을 통해 군중의 유형을 분류하고 설명한다. 

    르 봉은, 
    첫째, 군중을 이질적 군중(거리의 군중, 의회 등)과 동질적 군중(종파, 계급 등)으로 유형화한다. 
    둘째, 범죄적 군중 을 적시하며 군중의 범죄는 도덕적 죄책감이 아니라《의무감》이나《암시》에 의해 일어난다 고 평가한다. 
    셋째, 배심원 군중 을 적시하며, 군중은 지적 수준과 상관없이 감정과 암시에 휘둘리는 전형적인 형사사건의 배심원과도 같다 고 서술한다. 
    넷째, 유권자 군중의 유형을 제시하며 선거에서 후보자가 사용하는 단순한 공약과 위신(Prestige)이 어떻게 대중의 표심을 얻는지 분석한다. 
    다섯째, 의회 군중을 적시하고 집단적 암시의 장(場)인 의회에서 강력한 지도자 한 명에 좌우되는 군중의 특성 을 분석한다. 

    르 봉은 보불전쟁과 파리 코뮌 등 당대의 정치사회적 격랑, 당대를 거슬러 올라가 1789년 프랑스 혁명 이후의 프랑스와 유럽 정치사회의 대변혁의 시대조류에서 발현된《심리적 군중》의 현상과 행태를 포착했다. 
    역자의 평가대로 르 봉『군중심리』군중의 실체를 예리하게 꿰뚫을 뿐만 아니라 의도한 방향으로 그들을 이끄는 강력한 원리를 통찰했다. 

     
    ■ 군중심리, 전체주의 독재의 동력 
     
    르 봉《심리적 군중》은 그것의 실체와 행태에 대한 학술적 영향이 지대했다. 
    르 봉의 군중심리 연구는 프로이트 심리학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쳤고 이 책은 민주주의와 산업문명의 극단적 사회심리의 발현, 그리고 집단적 군중심리의 전체주의적 동원주의 정치술의 형성에 더 강력하게 기여하게 된다.  

    르 봉의 군중심리는 1930년대를 전후 유럽과 소련을 강타한 전체주의 독재 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괴벨스의 프로파간다는 르 봉군중심리 이론의 전체주의 선동정치의 실천론이다. 
    히틀러스탈린, 모택동 등은 군중(대중)의 집단 심리적 특성을 이용하여 전체주의적《총체적 지배》를 실현 했고, 인류를 재앙에 빠뜨렸다. 
    이들은 군중을 집체적으로 동원하고 총체적으로 지배하기 위해 르 봉이 관찰한 확언, 반복, 감염 세 가지 기법을 사용했다.  

    르 봉지도자가 군중을 논리로 설득하려 하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분석했다. 
    그 대신 다음의 심리적 전염 과정을 활용한다고 제시했다. 
    증거를 대지 않고 아주 단순하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단언 ("우리는 승리한다!", "그들은 악마이다!"), 
    단언된 내용을 끊임없이 되풀이하여 대중의 무의식 속에 고정시키는 반복 의 과정, 
    반복된 신념이 군중 사이에서 감정적으로 마치 전염병처럼 논의 없이 순식간에 감염 되는 세 단계가 권력(지도자)가 군중을 집단심리로 조종하는 메커니즘이다. 

    히틀러 는 수용소에서 『군중심리』를 탐독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괴벨스 "거짓말도 백 번 반복하면 진실이 된다" 며 복잡한 논리 대신 단순한 구호와 시각적 이미지 (하켄크로이츠, 대규모 집회)를 사용해 대중을 최면 상태로 몰아넣었다. 
    스탈린모택동 은 군중(대중)을《계급 적대감》이라는 강력한 감정으로 묶었다. 
    특히 모택동쟝-뤽 도므나크(Jean-Luc Domenach)가 지적했듯이 대약진 운동과 문화혁명에서 군중의 파괴적 본능을《혁명》으로 정당화시키고, 이성이 마비된 군중이 스스로 전통과 지식인을 파괴하게 한 군중심리의 조종사로서 전체주의 지배를 구사 했다. 
     

    ■ 르 봉의 군중론과 아렌트의 대중론  
     
    전체주의 연구에 있어 최고의 철학자인 한나 아렌트귀스타브 르 봉《군중》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공통분모를 가진다. 
    하지만군중》《전체주의》라는 미증유의 체제와 결합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사뭇 다른 시각을 보인다.  

    먼저 차이점이다. 

    첫째, 르 봉이 19세기 말의 집단 심리학적 관점에서 군중을 분석했다면,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는 이를 20세기의 정치적 실재인 전체주의로 확장했다. 

    둘째, 르 봉《최면적 암시》의 개념으로 군중 속에서 개인의 지성적 능력이 마비되고《집단적 무의식》이 지배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아렌트는 전체주의의 기반이 되는《대중》이 단순히 모여 있는 무리가 아니라, 사회적 유대감이 완전히 파괴된《고립된 개인들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이들은 르 봉이 말한 감정적 군중을 넘어, 자기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잉여 존재들이었다.
     
    세째, 르 봉은 군중이 복잡한 논리를 이해하지 못하며, 단순하고 자극적인 이미지에 반응한다고 했다. 
    그러나 아렌트는 이 통찰을 이데올로기의《논리적 일관성과 연결한다. 
    아렌트에 따르면, 이데올로기는 모든 것을 단 하나의 원인(유대인 음모론, 계급투쟁 등)으로 설명하는《논리적 완결성을 제공한다.  

    다음으로 두 학자의 유사성이다. 

    첫째, 지도자와 군중의 역학관계에 대한 관점에 있어 르 봉아렌트는 큰 차이가 없다. 
    르 봉은 군중에게는 반드시 군중을 이끌《수령(Meneur)》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아렌트는 전체주의 지도자 원리와 연결하여 대중론을 심화시켰다. 

    둘째, 르 봉은 지도자가 과장, 반복, 전염 을 통해 군중을 조종한다고 했다. 
    아렌트는 전체주의 지도자가 단순히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니라, "거짓을 현실로 만들어버리는 능력" 을 보여줌으로써 대중의 충성을 얻는다고 분석했다. 

    셋째, 군중은 지도자가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견디지 못한다. 
    이데올로기의 논리적 전체주의는 지도자를《역사의 법칙을 집행하는 무오류의 존재》로 격상 시켰으며, 이는 르 봉이 적시한 군중의 종교적 숭배 심리 와 맥을 같이 한다. 

     
    ■ 카네티의 군중권력론과 함께 보기 
     
    약간의 차이점보다도 더 많은 유사성이 있는 르 봉의《군중론》과 아렌트의《전체주의론》은 엘리아스 카네티(Elias Canetti)의《군중과 권력》의 사회인류학적 연구와 연관을 갖는다. 
    카네티가 1960년에 출간한 『군중과 권력(Masse und Macht)』인간 사회의 가장 근원적인 동력인《군중》의 본성과 그것이《권력》으로 변질되는 과정을 연구한 사회인류학적 걸작이다. 

    카네티군중의 갈망과 권력의 생리라는 측면에서《군중론》을 제시한다. 
    카네티는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공포를낯선 것과의 접촉에 대한 공포로 규정하며 논의를 시작하고, 개인이 군중 속으로 들어가는 순간 그 공포가 사라진다고 보았다. 
    이것이《군중의 탄생》이며 카네티는 이를《방전》의 개념으로 설명했다. 
    아울러 개인은 군중 속에서 차별(지위, 재산 등)은 사라지고 모두가 하나가 되는 강렬한 평등을 경험하고 이것이 사람들이 군중으로 모여드는 이유로 보았다. 

    카네티는 군중을 생물체처럼 분석하며, 그 속성은 성장을 추구하고, 밀도를 높이며, 방향성을 견지하고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고, 방전이라는 평등의 상태를 유지한다고 규정했다.  

    카네티가 분석한 권력의 핵심은《생존》이었다. 
    권력자는 타인의 죽음을 목격함으로써 자신이 살아있다는 우월감을 느끼는 존재성을 갖는다. 
    카네티는 거기서《권력의 원형》을 보았다. 

    아울러 그는 권력 행위를《포식자가 먹이를 잡는 행위》와 비슷하게 보았다. 
    즉, 권력이 타인을 굴복시키는 과정은 인간이 먹이를 손으로 잡고, 입으로 씹고, 소화하는 과정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카네티는 권력자의 명령을 지배자가 피지배자에게 남기는《가시(Stachel)》와 같다고 비유했다. 
    이 가시는 사라지지 않고 쌓여 있다가, 나중에 타인에게 명령을 전달함으로써 해소된다. 

    카네티《군중과 권력》의 연구는 문학적 통찰과 학술적 분석을 결합한 것으로 전형적인 논문 형식으로 쓰이지는 않았다. 
    이 책은 신화, 인류학적 사례, 역사적 사건을 넘나드는 방대한 박람강기(博覽强記)를 바탕으로 작성된《인류학적 에세이》에 가깝다. 

    이 책은 훗날 미셸 푸코들뢰즈 같은 현대 철학자들에게 깊은 영감을 주었다. 
    카네티의 연구는 20세기 초반 유럽을 휩쓴 광기 어린 대중 운동과 학살을《문명》의 틀이 아니라 인간의《원시적 본능》차원에서 설명해 냈다. 
    그리고 권력자가 왜 그토록 시신(죽음)의 숫자에 집착하는지를 날카롭게 파헤칠 수 있었다. 
    그래서 이 책은 르 봉의 군중론과 달리 파시즘과 홀로코스트에 대한 근원적 답안을 제시할 수 있었다.  

    카네티의 이론과 르 봉의 이론은《군중》을 인간 사회의 핵심 동력으로 보았다는 점에서는 궤를 같이하지만,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과 도덕적 평가에서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군중 속에서 개인은 사라진다”는 점, 군중은 익명성을 가지고, 감정적 일체감을 가진다는 측면에서  르 봉카네티의 군중론의 특질은 같다,  

    그러나 르 봉에게 군중은 이성적인 문명을 파괴하는《퇴행적 집단》이고 군중이 암시에 취약하므로, 뛰어난 지도자가 이들을 잘 통제하고 조종해야 한다고 봄으로써 그의 이론은 역설적으로 히틀러 와 같은 전체주의 독재자들에게 대중 조작의 매뉴얼로 읽히기도 했다. 

    이와는 달리 카네티《군중》을 단순히《미친 집단》이 아니었으며 인간이《낯선 것과의 접촉에 대한 공포》가 너무나 크기 때문에, 이를 상쇄하기 위해 스스로 군중 속으로 뛰어든다고 분석했다. 
    즉, 군중은 파괴를 위한 도구가 아니라 심리적 생존을 위한 피난처였다. 

     
    ■ 군중론과 팬덤독재, 정치적 재앙의 쓰나미  
     
    르 봉군중이《군중》으로 기능하기 위해 반드시 공통의 신념이나 적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이것은 특정 집단을《가해자》《피해자》로 이분법화하고, 도덕적 우월감을 공유하게 함으로써 집단적 응집력을 높인다. 
    이 과정에서 집단의 흐름에 반하는 개인의 비판적 사고는《혐오》《차별》로 낙인찍혀 억압되는데, 이것이군중의 독재적 성향이다. 

    아울러 현대 사회, 특히 디지털 공간에서는 카네티가 말한《추적 군중(Hetzmasse)》의 메커니즘은《낙인찍기》등에서 소름 돋을 정도로 재현되고 있다. 
    카네티 "희생양을 향한 질주와 살해의 짜릿함으로 정의한 군중의 행태는 디지털 문명에서 더 기승을 부리고 있다. 

    물론 아렌트가 분석한 전체주의에 동원된 이데올로기적 대중심리는 21세기 현재에도 사라지지 않고 변형되어 잔존하고 있다.  

    광장에 운집한 한국 군중의《정체성의 정치》, 최근에 분출하고 있는《팬덤정치》 르 봉카네티의 군중론, 아렌트의 대중론이 혼성되어 작동하고 있다. 
    르 봉군중이 사실(Fact)보다는 이미지(Image)와 전설(Legend)에 의해 움직인다고 보았다. 
    광우병, 세월호, 태블릿 보도 의 이미지 지배는《심리적 군중》을 결집시켰고, 과학적 사실이나 법적 절차보다《군중이 공유하는 서사》가 압도하고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집단적 압력에 의해 고립되는 비이성적《광장정치》가 분출했다.  

    이에 더하여 최근의 한국 정치는 디지털 기술과 결합한《팬덤 전체주의》의 쓰나미에 의해 질식되고 있다. 
    군중의 선동적 지도자에 대한 맹목적 투사가 구조화되었고, 이른바《수박》색출, 반대파에 대한 문자 폭탄 등이 일상화되어 군중심리에서 나타나는《불관용(Intolerance)》의 공격성이 강화되고 있다. 

    최근의 한국 정치는 12.3 계엄에 대한《내란몰이》노도가 휩쓸고 있다. 
    이로써 의회 민주주의의 절차적 정당성보다 거리의 함성(또는 팬덤의 화력)을 통해 정적을 제거하거나 사법 체계를 압박하는 행위가 거세졌다. 
    민주주의의 탈을 쓴《군중독재가 거세지고 있다. 

    현재 우리는 이성적인《시민》《군중》으로 전락하여 문명의 파괴자로 돌변하는 단계에 있다. 
    대한민국의 자유 시민은 개딸 전체주의 라는 극단적《팬덤정치》, 이를 통하여 집권한 기괴하고 공포스러운 광폭(狂暴)한 독재의 시대 에 숨죽이고 있다. 
    매일 같이《수령》《폭민》이 일으키는 정치적, 국가적 재앙을 두려워해야 할 지경이다. 
    르 봉『군중심리』군중의 사회심리, 이것에 수반된 집단주의의 정치과정을 이해하는 의미그 파괴성을 극복하는 대안의 각성을 위해서도 꼭 보아야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