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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명 칼럼] TBS 어느 시사프로그램 진행자의 하차 논란이 주는 교훈

대놓고 '특정 후보' 지지한 공영방송 진행자진행자가 뭐하고 다니는지 무신경한 제작진

박한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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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3-03 10:12 수정 2022-03-03 10:12

▲ TBS '더룸'의 진행자로 활동한 박지훈·양지열 변호사. ⓒ'더룸' 공식 홈페이지

종편 등에서 시사 프로그램 패널로 얼굴을 두루 알린 양지열 변호사가 TBS TV 저녁 시사프로그램 ‘더룸’ 진행을 2월 22일 그만두었다. 이 소식을 미디어비평지 미디어오늘이 기사화했는데, 이 보도를 계기로 방송사들이 선거 정국에서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와 출연자들의 문제를 어떻게 다뤄야할지 고민해봐야 할 부분이 있어 다뤄보기로 한다.

미디어비평지 미디어오늘 보도에 의하면 양 변호사의 하차 이유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공개지지 선언 때문이다. 양 변호사는 2월 15일 개그맨 강성범씨, 배우 이원종씨, 배우 김의성씨, 곽노현 전 서울시 교육감,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 등 184명의 인사들이 포함된 ‘이 후보를 지지하는 대중연예인·문화예술인·각계인사 모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고 한다. 그럼에도 양 변호사는 최근까지 프로그램을 진행해오다 미디어오늘이 ‘현재 시사평론가·프로그램 진행자, 이재명 지지 선언 논란’이란 기사를 쓴 이후인 2월 22일에야 하차했다.

TBS 더룸 제작진은 이날 “선거방송 심의에 관한 특별규정 제21조 3항에 따라 더룸 진행자(양 변호사)가 선거 기간 동안 출연하지 않기로 했다”며 “TBS는 선거방송 심의에 관한 규정을 준수하고 공정성 및 객관성 유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TBS 제작진이 거론한 ‘선거방송 심의에 관한 특별규정’(선거방송 심의규정) 제21조 3항은 “방송은 특정한 후보자나 정당에 대한 지지를 공표한 자 및 정당의 당원을 선거기간 중 시사정보프로그램의 진행자로 출연시켜서는 아니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안이 생각보다 심각한 이유는 TBS 측이 미디어오늘 기사가 나오기 전까지는 양지열 변호사의 진행이 왜 문제가 되는지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더룸 제작진은 2월 23일 매체와 통화에서 “전날 양 변호사의 이 후보 공개 지지를 인지했다”며 “인지 직후 검토를 통해 조치를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기본도 몰랐던 공영방송 TBS 더룸 제작진과 진행자

TBS뿐 아니라 지상파 종편 보도채널 등 모든 방송사들은 때마다 선거방송에 관한 심의를 받는다. 그런데 공영방송인 TBS의 시사프로그램을 만든다는 더룸 제작진은 언론 기사가 나기 전까지 자기 프로그램 진행자가 어떤 활동들을 하는지 공식 활동에 대한 최소한의 체크도 없었다. 그리고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진행자는 대선 정국에서 특정 대선 후보 지지선언을 공식화했으면서도 제작진에 말 한 마디 없이 공영방송 시사프로그램을 계속 진행해왔다. 양 변호사는 자신을 위해 일해 온 제작진이 본인 탓에 유탄 맞을 수도 있다는 것 정말 몰랐나.

어찌됐든 결과적으로 무책임하고 양심불량이라는 비판을 받아도 싸다. 제작진은 “선거 이후에도 계속 진행을 맡을지에 대해서는 확답을 하기 어렵다”고 했단다. 그러나 필자는 대선에서 어떤 후보가 이기든 양 변호사는 프로그램에서 영구 하차하는 것이 도리에 맞는다고 생각한다. 이번 논란으로 적어도 그는 시사 프로그램을 맡을 만한 자질과 직업적 양심을 지녔다고 보기 어렵다는 사실이 증명됐기 때문이다.

이번 논란을 통해 정리할 것이 있다. 시사 프로그램 방송 진행자들이 특정 대선후보를 지지할 수 있느냐는 문제, 그렇다면 방송에서 하차해야 할지 말지, 하차해야 한다면 그때는 언제인가 하는 점들이다.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들도 특정 정치인을 지지할 수 있다. 그건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다. 다만 공영이든 민영이든 선거 정국에서 특정 후보지지 활동(지지 선언 포함)을 선언한 인물은 현행법 등 어느 모로 봐도 방송에서 하차하는 것이 맞다. 그리고 시기도 일정하게 정해놓는 것이 바람직하다.

법령까지는 아니더라도 각 방송사 내부 제작 가이드라인 등으로 선거 60일, 90일 등 적절한 시기를 정해 그때까지 사퇴하지 않으면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들은 특정인 지지활동(지지 선언, SNS 사용, 선거유세 등 모든 관련 행위)을 할 수 없고, 이를 위반하면 해당 방송사 모든 프로그램 출연 영구 금지 조치와 같은 것들로 엄격하게 제한할 필요가 있다. 모든 방송사들과 제작진은 이번 양지열 변호사 하차 논란을 계기로 내부 원칙과 규율을 단단히 할 필요가 있다. 국민 신뢰는 하루아침에 얻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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