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우파 결집 우려 … "특검 자체 재논의해야"鄭, 속도 조절 시사 … '내란공천'으로 野 역공국힘·개혁신당 한목소리 … "李 범죄 삭제 시도"
  •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종현 기자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조작기소특검법' 추진에 속도를 내다 '신중 모드'로 선회하는 분위기다. 영남권에서 감지된 보수·우파 진영의 결집 조짐이 전국 단위로 확산될 수 있다는 셈법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신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윤 어게인' 공천이라고 역공하며 또 다시 '내란 심판' 카드를 내세웠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6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어게인 공천을 하는 국민의힘, 내란 맞춤형 국민의힘인가"라며 "6월 3일 윤 어게인 공천, 내란 공천을 국민들이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조작기소특검법 추진을 계기로 야권이 '정권 심판론'을 펼치자 이를 역으로 차단하고 선거 구도를 다시 '내란 심판론'으로 전환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애초 민주당은 이달 중 국회에서 특검법을 처리할 계획이었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4일 특검법 처리와 관련해 속도 조절을 주문하면서 추진 동력이 약화된 분위기다.

    정 대표는 전날 경기 동두천큰시장에서 특검법 처리 시점과 절차에 대해 "청와대 브리핑이 있었던 만큼 당·청 간 조율이 필요하다"며 "의원총회와 당원 의견을 수렴해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지난 4일 "구체적인 시기나 절차에 대해 여당이 국민적 의견 수렴과 숙의 과정을 거쳐 판단해 달라"고 전하자 이에 호응한 것이다.

    청와대와 여당 내에서 선거 전 특검법에 대해 신중론이 나온 것은 영남권에서부터 불어오는 역풍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지난달 말 마무리한 '조작 기소 국정조사 특위' 활동을 토대로 조작기소특검법을 발의했다. 이 대통령이 연루된 대장동·위례 사건,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사건 등에 대한 수사·기소 과정의 조작 의혹을 규명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법안에는 공소취소권 부여로 해석될 소지가 있는 조항이 포함돼 논란이 됐다. 야권을 중심으로 "무도한 범죄 삭제 시도"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대구시장 공천 과정의 갈등으로 지역 여론의 눈치를 보던 국민의힘이 당장 '정권 심판론'을 펼쳤고, 특검법을 고리로 개혁신당과 국민의힘 등 야권이 연대를 형성하기도 했다.

    선거가 임박할수록 보수·우파 진영의 결집 조짐이 보이자 대구시장 선거에 나선 김부겸 민주당 후보가 먼저 '신중론'을 꺼내 들었다.

    김 후보는 지난 3일 대구시당 필승 전당대회에서 특검법에 대해 "여기서 이 고생하면서 뛰고 있는 동지들을 버릴 셈이 아니라면 (법안 처리에) 신중해 달라"고 요구했다.

    우상호 민주당 강원도지사 후보는 우파 진영 결집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특검 자체를 재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우 후보는 이날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서 "특검 방식으로 갈지 다른 방식으로 갈지는 지방선거 이후 당내 논의를 거쳐 결정해야 한다"며 "특검이라고 하는 문제까지 포함해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도 취임 초반 본인 관련 사안을 법제화하지 말라고 했는데 왜 굳이 중요한 선거 시기에 특검법을 발의해 논쟁을 키우는지 모르겠다. 바람직하지 않다"며 "결국 보수 결집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에서는 여전히 '공소취소특검'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영남권 광역단체장 후보 5명(박형준·김두겸·박완수·추경호·이철우)은 이날 울산시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법안은 사법쿠데타"라면서 "이 대통령과 민주당의 반헌법적 시도를 국민과 함께 끝까지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를 비롯한 국민의힘 광역단체장 후보 9명(오세훈·유정복·최민호·양향자 ·김진태·김영환·양정무·이정현·문성유)도 전날 서울 보신각 앞에서 "무도한 '범죄 삭제 시도'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결의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민주당 광역단체장 후보들을 향해 "특검법에 대해 찬성인지 반대인지 분명한 입장을 국민 앞에 즉각 밝히라"고 촉구했다.

    경기지사 선거에 도전하는 조응천 개혁신당 후보도 페이스북에 "여당 내에서 반대하는 목소리 하나 없다는 사실에 민주당에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깊은 자괴감을 느낀다"고 날을 세웠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오후 2시 국회에서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 단독 입후보한 한병도 의원의 선출 건을 위해 개최하는 의원총회에서 특검법 관련 당내 의견을 수렴할 것으로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