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중앙위 정치국 확대회의… 리병철, 박정천, 최상건 등 해임한 듯美 “中서 지원받으려는 속셈”… 日매체 “김정은, 코로나 발생 시인”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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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최근 김정은이 식량난을 언급하며 군량미 배급을 지시했는데, 이것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최고위 간부들을 해임한 것 같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면 미국 전문가는 “북한이 코로나 확산을 인정하고 외부 지원을 받으려는 준비인 것 같다”는 분석을 내놨다. 일본의 북한전문매체가 지난해 10월 공개한 “결국 북한에도 코로나 감염이 확산됐다”는 김정은의 발언도 새삼 주목받는다.공교롭게도 중국 외교부는 이튿날 “북한이 코로나와 관련해 지원을 요청하면 적극 돕겠다”고 밝혔다.
김정은 “코로나 방역 중대사 맡은 책임간부들이 오히려 위기상황 만들어”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은 지난 6월3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이 일부 간부들의 직무태만을 엄중히 취급하고 전당적(全黨的)으로 간부 혁명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하기 위해 중앙위 본부 청사에서 확대회의를 소집했다”고 전했다.
김정은은 “코로나에 대한 국가 비상방역전의 장기화 요구에 따른 대책을 세우는 것과 관련해 국가 중대사를 맡은 책임간부들이 당의 중요 결정 집행을 태만히 함으로써 국가와 인민의 안전에 커다란 위기를 조성한 중대사건이 발생했다”고 회의 소집 이유를 밝혔다.김정은은 이어 “일하는 흉내만 내고 자리나 지키는 당 간부들을 감싸줄 수 없다”며 “지금이야말로 경제문제를 해결하기에 앞서 당 간부 혁명을 일으켜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노동당 중앙위 정치국 확대회의에 참석한 최고위 간부들은 ‘직무태만’을 저지른 다른 간부를 맹비난했다고 매체들은 전했다.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과 현송월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 조용원 노동당 조직비서, 김재룡 당 조직지도부장 등이 간부들을 비난하는 데 앞장섰다.
동아일보 등 국내 언론은 조선중앙TV의 영상을 토대로 리병철 당 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겸 정치국 상무위원, 정치국 위원인 박정천 인민군 총참모장, 보건·과학·교육을 맡은 최상건 당 비서가 ‘중대사건’의 책임자로 해임됐을 것이라고 관측했다.영상에서는 김정은이 머리를 숙인 리병철 부위원장을 노려본다. 박정천 총참모장은 다른 사람들이 모두 손을 들 때 가만히 앉아 있다. 노동당 회의 때면 주석단에 앉았던 최상건 비서의 자리는 비었다. 리병철은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개발 총책임자로 인민군 원수 계급이다.
전문가 “코로나 백신 받으려는 의도”…日매체 “김정은, 지난해 7월 코로나 발생 인정”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북한리더십센터’ 운영자인 마이클 매든 스팀슨센터 연구원의 분석을 전했다.매든 연구원은 “김정은이 코백스 등 외부로부터 코로나 백신을 지원받기 위한 국내용 메시지를 만드는 것 같다”면서 “북한 노동당의 이번 정치국 회의는 향후 정책 발표나 정치적 발표를 위한 준비활동이라고 확신한다”고 주장했다.김정은이 “북한 고위간부들이 무능하고 부패하기 때문에 외부의 도움을 받아 (코로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논리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 매든 연구원의 주장이다.
이 같은 주장은 지난해 10월 일본의 북한전문매체 '아시아프레스'의 보도와 닿는다.아시아프레스는 당시 “김정은이 북한 내에서 코로나 환자가 발생한 사실을 시인했다”며 북한 기밀문건 일부를 공개했다.매체에 따르면, 김정은은 지난해 7월25일 긴급 소집한 노동당 중앙위 정치국 비상확대회의에서 “지난 6개월간 전국적으로, 각 방면에서 강력한 비상방역대책들을 강구하였음에도 우리 경내(국내)에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가 들어오는 것을 끝내 차단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문건을 입수한 이시마루 지로 기자는 “제목은 ‘7월25일 회의에서의 김정은 동지의 말씀’으로, 7쪽까지 비공개 문건이며. ‘절대비밀’로 지정돼 제한된 간부만 열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김정은은 문건에서 “우리나라는 지금 상상해 보는 것마저도 끔찍한, 위험한 보건위기 상황에 현실적으로 직면했다”며 ‘방역 특급경보’를 발령했다. 이는 “북한에서는 코로나 환자가 한 명도 생기지 않았다”는 북한과 세계보건기구(WHO)의 발표를 전면 부정하는 내용이다.
북한, 당 정치국 확대회의 이튿날… 중국 “북한이 원하면 지원할 것”
김정은이 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최고위 간부를 해임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튿날인 6월30일 중국 외교부는 “북한이 원한다면 코로나 대응을 위한 지원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중국 외교부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이 북한에 코로나 백신을 제공하고 있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왕원빈 대변인은 “중국과 북한은 산과 물이 맞닿은 이웃으로, 우리는 북한의 방역조치를 존중하며 방역사업이 순조롭기를 바란다”면서 “중국과 북한은 예부터 어려움이 생기면 서로 돕는 전통이 있다. 북한에서 필요로 한다면 중국은 북한을 돕는 것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기를 원한다”고 답했다.왕 대변인은 그러나 북한에 백신을 지원 중인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