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20' 공개 약 열흘 만에 발사단거리 탄도미사일 수 발, 350㎞ 비행트럼프 방한 앞두고 과감한 '무력 시위'
  • ▲ 북한 김정은이 지난 1월 6일 북한 미사일총국의 신형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화상감시체계로 참관했다고 7일 북한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조선중앙TV 캡쳐/뉴시스
    ▲ 북한 김정은이 지난 1월 6일 북한 미사일총국의 신형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화상감시체계로 참관했다고 7일 북한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조선중앙TV 캡쳐/뉴시스

    북한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탄도미사일을 쏘아 올렸다. 다음 주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김정은이 '무력 시그널'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심을 미북 군축 협상 쪽으로 돌리려는 의도를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22일 "오전 8시 10분께 북한 황북 중화 일대에서 동북 방향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수 발을 포착했다"며 "포착된 북한의 미사일은 약 350㎞ 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도발은 지난 5월 8일 이후 167일 만이자, 올해 들어 다섯 번째다. 한미 당국은 미사일의 비행거리와 고도, 탄종 등 세부 제원을 정밀 분석하고 있다.

    정부와 군은 발사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내주 경주에서 개최되는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동시에 방한할 예정인 만큼, 북한이 이번 발사를 통해 외교적 주도권을 선점하려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외교 소식통은 "북한은 한반도 문제를 다시 주요 의제로 부각시켜 미·중, 나아가 한국을 상대로 협상력을 높이려는 계산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약 5개월 만에 탄도미사일 발사를 재개하면서 향후 미국으로부터 사실상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기 위한 '도발 수위 높이기'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북한은 최근 각종 군사 행사에서 성능이 개량된 미사일들을 잇달아 공개하며 무력 과시의 수위를 높여왔다.

    이달 초 평양에서 열린 무장장비전시회 '국방발전-2025'에서는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화성-11마형'(KN-23 개량형)을 선보였다.

    이 미사일은 러시아 이스칸데르 계열을 모방한 북한판 전술탄도미사일로, 탄두부에 극초음속 활공체(HGV) 형상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군 당국은 이 기종이 낮은 고도에서 변칙 기동하는 특성을 보이는 만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로 탐지·요격하기 어려운 신형 전력으로 평가하고 있다.

    북한은 이어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80주년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20형'을 처음 공개했다. 김정은은 당시 연설에서 "가장 강력한 핵전략 무기체계"라고 언급하며 핵보유국 이미지를 대내외에 각인시켰다.

    합참은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 동향을 사전에 포착해 감시해 왔으며, 발사 즉시 탐지 후 추적했다. 또한, 미·일 측과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했다"며 "우리 군은 추가 발사에 대비해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미일 측과 '북한 탄도미사일'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은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 하에 북한의 다양한 동향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