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차선 도로 통제된 삼성 평택캠퍼스대규모 집회 앞두고 '폭풍전야'노조 "영업익 15%·성과급 상한 폐지"주주 "공장 멈추는 건 재산권 침해"…맞불 기자회견
-
- ▲ 23일 오전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인근 도로에서 노조의 결의대회 관련 무대 설치가 진행 중이다. ⓒ임찬웅 기자
약 3만 명의 노동자가 집결을 예고한 23일 오전,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차량 통제가 시작된 사무복합동과 사무3동 사이 왕복 8차선 도로는 대규모 집회를 앞두고 폭풍전야와 같은 적막감이 흘렀다.오전 9시 30분께 삼성로 진입 지점에는 대형 전광판과 무대 장치가 설치됐다. 20여 명의 인부가 투입된 무대 전면에는 '4.23 투쟁 결의대회' 문구와 함께 '성과급 투명화, 상한 폐지 제도화'라는 노조의 핵심 슬로건이 송출되고 있었다. 집회 현장 도로 주변에는 "매년 위기일 땐 경영진 성과급, 슈퍼사이클 땐 직원들 갈라치기 장난치나?"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줄지어 내걸렸다.캠퍼스 3동 앞에서도 대형 크레인을 동원한 전광판 및 음향 장비 설치 작업이 분주히 이어졌다. 아직 조합원들이 본격적으로 모이기 전이라 현장은 정적이 흘렀으나, 무대 설치 인력과 이를 주시하는 경찰, 출근하는 직원들이 교차하며 긴박한 분위기가 형성됐다.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는 이날 오후 1시부터 사무복합동 인근 왕복 8차선 도로에서 '4.23 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한다. 노조 측은 이번 집회에 조합원 3만7000여 명이 집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집회는 오후 1시 사전 행사를 시작으로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본 집회가 진행될 예정이다.경찰 역시 대규모 인파에 대비해 현장 통제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오전 8시 50분께 경찰 기동대 버스 5대가 캠퍼스 3동 주차장에 진입한 것을 시작으로, 9시 19분께는 현장지휘차를 포함한 대규모 경찰력이 주차장에 집결을 마쳤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이날 현장에 기동대 3개 중대와 기동순찰대 등을 배치해 교통 관리와 돌발 상황 대비에 나섰다. -
- ▲ 23일 오전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사무3동 주차장에 기동대 등 경찰이 집경 중이다. ⓒ임찬웅 기자.
◆'영업이익 15%' 성과급 요구 … 합의 결렬 시 5월 총파업 예고이번 노조 측 요구는 성과급 산정 기준의 전면적인 개편이다. 노조는 성과와 보상의 연동을 강화하기 위해 성과급 지급률을 영업이익의 15%로 확정하고, 기존에 존재하던 지급 상한선을 폐지하라고 요구하고 있다.반면 사측은 업계 최상위 수준의 보상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과 반도체 업황의 실적 변동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팽팽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노조는 이번 집회 이후에도 사측과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삼성전자가 감내해야 할 경제적 타격은 상당할 전망이다. -
- ▲ 23일 오전 노조의 결의대회 현장 맞은편 고덕 국제대로 인근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 기자회견'에서 민경권 한국의료헙회 IT스타트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임찬웅 기자
◆"노조가 기업 가치 훼손" …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 '맞불 집회'도한편 주주 단체인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이날 오전 10시께 노조 측 집회지 맞은편인 고덕 국제대로 인도에서 맞불 집회를 벌였다. 현장에는 주주운동본부 측 관계자들과 소액주주들이 참여했으며 차화열 국민의힘 평택시장 후보도 현장에 함께했다.주주운동본부 측은 '삼성 주주배당 11조! 삼성 직원배당 40조?'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약 30분간 진행된 이번 집회에서 주주들은 노조의 실력 행사가 기업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집회에 참석한 민경권 한국의료헙회 IT스타트 대표는 "노조가 반도체 호황기에 공장을 멈추겠다는 것은 주주의 실물 자산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행위"라며 "등기부상 공장의 주인은 지분을 가진 주주인 만큼, 노조의 일방적인 성과급 요구와 실력 행사에 맞대응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민 대표는 주주운동본부 설립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지난 21일 설립 신고를 마치고, 이번 삼성전자 노조 대응을 시작으로 사측과 노조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는 독립적인 주주운동을 전국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집회에 참석한 소액주주 60대 노모씨는 "33년간 제조업에 종사했지만 성과급을 볼모로 공장을 멈추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며 "하청업체 근로자들은 월급도 제때 못 받는 상황에서 '귀족 노조'가 공장 가동 중단이라는 위협을 가하며 과도한 요구를 하는 것은 국민적 박탈감을 초래하고 대외 신뢰도를 깎아먹는 일"이라고 지적했다.현장을 찾은 차 후보 역시 "삼성전자 평택사업장은 지역 경제를 지탱하는 핵심축인데, 대규모 집회로 인한 교통 마비와 상권 침체 피해를 시민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며 "노조의 권리가 시민의 불편 위에 서 있어서는 안 되며, 지역 공동체와 공존하는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