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비대위, 금천구청 상대로 건축허가 취소소송"전면도로 폭 산정·사전고지 절차 문제" 주장금천구 "허가 절차 문제없어… 취소 땐 추가 분쟁 우려"최기찬 당선인 측 "전담부서 신설·전문 용역 추진"
  • ▲ 독산동 데이터센터 건립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금천구청 앞에서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제보
    ▲ 독산동 데이터센터 건립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금천구청 앞에서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제보
    서울 금천구 독산동 데이터센터 건립에 반대해 온 주민들이 금천구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6·3 지방선거 직후 금천구청장 교체 국면에서 소송이 제기되면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문제가 민선 9기 금천구정의 첫 현안으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9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금천구 독산동 724-4번지 데이터센터 건립 반대 주민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달 초 금천구청을 상대로 건축허가 취소 등을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은 지난 4일 첫 기일이 진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소송 관계자에 따르면 법원은 첫 기일에서 주민 측 주장을 확인했으며 오는 15일 금천구청 측 입장을 듣는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소송은 독산동 주거지 인근에 추진 중인 데이터센터 건축허가 과정에서 절차상 하자가 있었는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 ▲ 금천구 독산동 724-4번지 데이터센터 부지 앞 보차혼용도로 모습. ⓒ김보연 기자
    ▲ 금천구 독산동 724-4번지 데이터센터 부지 앞 보차혼용도로 모습. ⓒ김보연 기자
    ◆건축물 높이 30m→60m '껑충'…안전 우려

    주민들이 문제 삼는 핵심 쟁점은 건축물 높이 산정 방식이다. 

    해당 부지 앞에는 폭 6m가량의 보차혼용도로가 있는데 주민 측은 이를 전면도로로 볼 경우 허용 가능한 건축물 높이가 약 30m 수준에 그친다고 보고 있다.

    반면 구청과 데이터센터 업체 측은 인접한 서해안고속도로 폭까지 포함해 전면도로 폭을 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기준에 따라 현재 허가된 데이터센터 높이는 58.8m에 이른다.

    전면도로 폭을 기준으로 건축물 높이를 제한하는 것은 좁은 도로변 고층 개발에 따른 채광·통풍, 소방·피난 여건 악화를 막기 위한 취지다. 주민들은 금천구의 결정이 절차상 문제에 더해 안전 우려까지 키웠다고 보고 있다.

    사전 고지 여부도 쟁점이다. 주민 측은 데이터센터 허가 당시 적용되던 금천구 조례상 갈등유발 예상시설은 인근 200m 이내 주민에게 사전 고지해야 했지만 별도 고지가 없었다고 주장한다.

    주민 측은 본보와 통화에서 "금천구는 사전 고지를 하지 않은 이유로 '그동안 민원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는데 고지를 안하니 주민들이 알 수 없고 민원을 제기할 수도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번 소송은 금천구를 넘어 향후 서울시 내 데이터센터 건립 논란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금천구 내에서만 이미 가동 중이거나 공사·신청 단계에 있는 데이터센터 관련 사업이 8건에 이르고, 영등포구 양평동과 문래동 일대에서도 주거지 인근 데이터센터 건립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AI 산업 확대와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로 관련 시설은 늘어날 수밖에 없는 만큼, 입지 기준과 주민 고지 절차를 둘러싼 논란도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최기찬 금천구청장 당선인 측은 취임 이후 조직개편을 통해 데이터센터 문제를 전담할 부서를 신설하고 전문 용역을 거쳐 안전성과 입지 적정성 등을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주민 의견 수렴을 바탕으로 사전 고지와 입지 기준 등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독산동 724-4번지 데이터센터 업체 관계자는 "앞서 주민들이 건축허가 집행정지를 신청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며 "건축허가와 공사 진행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