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위반·개표 관리 부실 문제 제기사전투표 폐지·현장 수개표 주장 이어져"선거 절차적 정당성 무너졌다"맞불 집회로 캠퍼스 긴장감 고조
  • ▲ 서울대 트루스포럼이 8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행정관 앞에서 사전투표 폐지, 당일 현장 수개표, 재선거 촉구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서울대 트루스포럼이 8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행정관 앞에서 사전투표 폐지, 당일 현장 수개표, 재선거 촉구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투표용지가 부족해 국민이 투표하지 못했다면 그것은 단순한 행정 실수가 아니라 국민주권에 대한 침해이다. 현장 검증이 제한되는 사전투표는 폐지하고, 투표소 당일 현장 수개표를 실시해야 한다. 나아가 전국적인 재선거를 통해 국민 주권을 회복해야 한다."

    8일 오후 6시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캠퍼스 행정관 앞.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서울대학교 트루스포럼 소속 학생들의 시국선언이 열렸다.

    참가자들은 '사전투표 폐지! 투표소 현장 수개표! 전국 선거 다시 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앞세워 캠퍼스를 오가는 서울대 학부생과 대학원생들의 시선을 끌었다.

    단체 소속 학생들은 서울대 학생증을 들어 신원을 확인한 뒤 애국가 제창과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으로 행사를 시작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김찬영씨는 "시험지가 부족해 시험을 못 봤다면 다시 치르는 것이 상식"이라며 "단 한 명의 국민이라도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했다면 이는 명백한 국민 주권 침해이므로 선거를 다시 치러야 한다"라고 말했다.

    단체는 ▲현장 검증이 제한되는 사전투표는 폐지돼야 하고 ▲투표소 당일 현장 수개표를 통해 투명성을 확보해야 하며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한 전국적인 재선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 서울대 트루스포럼이 8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행정관 앞에서 사전투표 폐지, 당일 현장 수개표, 재선거 촉구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서울대 트루스포럼이 8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행정관 앞에서 사전투표 폐지, 당일 현장 수개표, 재선거 촉구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투표 연장·출구조사는 선거법 위반 … 개표장 관리 부실" 증언도

    곧이어 서울대 학생들의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단체 소속 서울대 산림과학부 전현오씨는 "서울 송파 등 일부 투표소에서 용지 부족으로 투표 시간이 오후 10시까지 연장된 것은 공직선거법 제155조 위반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공직선거법 제155조는 투표 시간을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보궐선거 등의 경우 오후 8시)까지로 제한하고 있으며, 마감 시각 이후 투표소에서 대기 중인 선거인에게만 번호표를 부여해 투표를 마치도록 한 뒤 투표소를 닫도록 규정하고 있다.

    전씨는 투표 마감 전 여론조사 공표를 금지한 공직선거법 제108조를 근거로 출구조사 발표 시점도 문제 삼았다. 그는 "투표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개표 방송과 출구조사가 이뤄진 것은 선거의 공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라며 "책임자 처벌로 끝낼 문제가 아니라 재선거를 통해 절차적 정당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거 당일 개표소 현장의 관리 실태를 지적하는 증언도 나왔다. 지난 3일 관악구 개표소에서 사무원으로 근무했다고 밝힌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김사라씨는 "개표장 출입 통제가 허술하게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사전 교육대로라면 신분증을 확인한 뒤 공식 명찰을 배부하고 출입을 허용해야 하지만, 현장 관리 책임자가 별도의 신분 확인 없이 출입을 허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많은 감시 인력이 있는 개표 현장에서도 기본 절차가 무너졌는데, 며칠간 창고에 보관되는 사전투표함의 관리 투명성을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덧붙였다.

    서울대 관현악과에 재학 중인 서민재씨는 "투명하고 누구나 신뢰 가능한 선거를 원한다”며 “합리적인 문제 제기를 근거 없이 조롱하거나 폄훼하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서울대 환경대학원 석사과정에 재학 중인 권순호씨는 "민주주의 후퇴를 막기 위한 문제 제기를 일부에서는 극우나 내란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절차적 정당성 훼손을 방관할 수 없어 이 자리에 섰다"고 전했다.
  • ▲ 서울대 트루스포럼이 8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행정관 앞에서 사전투표 폐지, 당일 현장 수개표, 재선거 촉구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서울대 트루스포럼이 8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행정관 앞에서 사전투표 폐지, 당일 현장 수개표, 재선거 촉구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6·3 지방선거는 부정선거 … 선관위 특검·쇄신" 주장

    단체는 이번 6·3 지방선거를 명백한 '부정선거'로 규정했다. 이들은 "고의적인 표 조작이나 외부 세력의 투표함 교체 등 물리적 개입이 있어야만 부정선거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씨는 마무리 발언을 통해 "국민의 참정권이 침해당하고 선거의 절차적 정당성이 무너진 시점에서 이번 선거는 이미 부정선거"라며 "선관위가 국민의 합리적인 의혹 제기를 음모론으로 매도하고, 마땅히 이뤄져야 할 제도 개선을 방치한 작태야말로 선거를 부정하게 만든 핵심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사태는 선관위의 단순한 유감 표명으로 넘어갈 사안이 아니며, 선관위 특검 도입과 해체 수준의 강력한 쇄신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기자회견 말미 참가자들은 "부정선거·재선거" 구호를 거듭 외쳤다.

    한편 이날 시국선언 현장 반대편에서는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의 맞불 집회가 열리며 양측이 대치하는 상황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