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맞아 인파 줄었지만 개표소 주변 경계 지속주말과 달라진 현장 분위기…성조기 다시 등장"재선거" 중심 구호서 "부정선거·재선거" 혼재 양상2030 참가자들 "참정권 침해"…시위 이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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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인근 벽면에 시민들이 재선거를 촉구하는 문구들이 적혀 있다. ⓒ임찬웅 기자
"참정권을 침해당했는데 얼렁뚱땅 넘어가려는 게 더 화가 난다. 국민의 기본권이 걸린 문제인데 책임지는 사람도, 제대로 된 설명도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재선거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계속 현장에 나올 생각이다."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고 재선거를 촉구하는 시민 시위가 나흘째 이어지고 있다. 8일 오전 개표소인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는 경찰 비공식 추산 950여 명이 모여 시위를 벌였다.
전날 자정 기준 추산 인원인 8000여 명보다 크게 줄어 다소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으나, 현장에는 2030세대 청년층부터 노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이 자리를 지켰다.이날 오전 9시 45분께 경기장으로 진입하는 주차장 입구에는 임시 물품 지원소가 마련됐다. 테이블 위에는 보조배터리와 핫팩, 점안액, 모기기피제, 마스크, 타이레놀 등이 비치됐고 장기화된 대치 상황을 반영하듯 쓰레기 분리수거 박스도 설치됐다. 현장 곳곳에는 생수와 과자 상자가 쌓여 있었고 일부 시민들은 물품을 정리하거나 참가자들에게 나눠줬다.현장에서 물품 안내를 돕던 20대 여성 참가자는 "자발적으로 시민 안내를 맡고 있다"며 "이곳 물품들은 시민들이 기부하거나 쿠팡 등을 통해 배송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층에 사람이 없으니 2층에도 올라가 달라"며 현장 인력 배치에 집중했다. 물품 지원소 옆에는 '안전 유도 봉사자를 구합니다'라는 안내문도 붙어 있었다. -
- ▲ 8일 오전 잠실 개표소 앞 시위 현장 전경. ⓒ임찬웅 기자
◆ 주말과는 달라진 분위기 … "재선거"에서 "부정선거·재선거"로월요일을 맞아 참가자 수가 줄어든 잠실 개표소 앞 현장은 집회 분위기에도 변화를 보였다.주말 내내 개표소 앞을 가득 메웠던 인파는 이날 다소 줄었다. 경기장 곳곳의 출입구에는 시민들이 20~30명씩 흩어져 자리를 지켰고, 주요 집결지인 1-3 게이트와 1-5 게이트 앞에는 200여 명이 모여 구호를 외쳤다. 일부 참가자들은 돗자리를 펴고 앉아 휴식을 취하거나 잠을 청했고, 생수와 간식을 나눠 먹는 모습도 보였다.전날 현장에서는 "재선거" 구호가 주를 이뤘지만 이날은 "부정선거" "재선거" 구호가 함께 울려 퍼졌다. 전날에는 성조기를 자제하는 분위기였지만 이날 1-3 게이트 앞에서는 태극기와 함께 성조기를 흔드는 시민들이 구호를 외쳤다.현장에 게시된 한 안내문 중 '잠실에 모인 우리는 일반 시민들입니다' '이곳에서 재선거를 외치기 위해 왔습니다'라고 적힌 문구 옆에는 누군가 추가로 적어 놓은 '+부정선거'라는 글씨가 눈에 띄었다.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계기로 처음 시위에 참여한 시민도 있었지만, 이전부터 선거관리 체계에 문제의식을 가져왔다는 참가자도 적지 않았다.경기도 안산에서 왔다는 20대 서효민 씨는 "원래부터 선관위에 대한 비판 의식이 있었는데 이번 사태를 보고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해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부산에서 올라왔다는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선관위가 이전부터 부정선거 등 여러 문제를 일으켜 왔다고 생각했고,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계기로 직접 현장에 와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며 "직접 상황을 확인하고 목소리를 내기 위해 서울까지 올라왔다"고 말했다.서울 강남구에서 자영업을 하는 30대 이모씨는 "이번 사건을 보고 분노를 금치 못해 거리로 나왔다"며 "그동안 선거 때마다 나오는 부실관리 논란을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투표용지가 부족해 선거를 하지 못했다는 보도를 보고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이어 "좌우를 떠나 국민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선거라고 생각한다"며 "이런 일을 어물쩍 넘기면 언젠가 그 피해가 우리 모두에게 돌아올 수 있기 때문에 재선거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
- ▲ 현장에 비치된 시위 수칙 안내문. 특정 단체가 아닌 '일반 시민들의 자발적 모임'임을 강조하는 내용이 담긴 가운데, 기존 '재선거' 문구 옆에 누군가 펜으로 '+부정선거'를 덧적은 문구가 보인다. ⓒ임찬웅 기자
◆ "단체 소속 아니다" … 현장 지키는 2030 참가자들참가자 수가 줄어든 뒤에도 현장 곳곳에서는 2030세대 청년층이 눈에 띄었다. 물품 지원소와 출입구 주변에서는 청년 참가자들이 시민 안내와 질서 유지를 맡았고, 개표소 인근에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나누거나 구호를 외치는 젊은 참가자들도 많았다.시흥에서 왔다는 20대 직장인 형모 씨는 "주말부터 계속 현장에 나오고 있다"며 "언론에서는 시위대라고 표현하지만 이곳 사람들은 질서를 지키면서 행동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예전에는 정치에 큰 관심이 없었지만 선관위를 둘러싼 여러 논란을 보면서 관심을 갖게 됐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직접 현장에 나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또 다른 20대 참가자는 "특정 단체 소속으로 나온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과 함께하고 있다"며 "국민의 참정권과 관련된 문제라고 생각해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경기 부천시에 거주하는 20대 박모 씨는 "참정권 침해라고 생각해 집회에 나오게 됐다"며 "일부에서 부정선거 주장 세력이 섞였다고 하지만 그렇게 보는 것은 현장에 나온 시민들의 진심을 부정하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이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선관위 행태에 대해 국민 모두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집회가 장기화하면서 경찰과 참가자들 사이의 긴장감도 이어졌다. 이날 오전 9시 54분께 경기장 2-2 출입구 앞에서는 시민들 30여 명이 팔짱을 낀 채 모여 있었다.참가자들을 안내하던 한 남성은 "기동대가 몸으로 밀면 팔짱을 끼고 벽을 만들어 대치하라"고 설명하며 시민들에게 대응 방법을 안내했다.같은 시각 경기장 주요 출입구에는 경찰력이 배치됐다. 1-3 출입구 앞에는 경찰들이 펜스를 설치한 채 출입을 통제했고, 1-5 출입구 앞에서도 경찰과 시민들이 일정 거리를 두고 대치하는 모습이 이어졌다.오전 10시 26분께 경기장 관계자들이 내부의 핸드볼을 1-5 게이트를 통해 외부로 이동시키려 하자 일부 시민들이 몰려가는 소동도 벌어졌다.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투표용지나 투표함이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주말에 비해 전체적인 참가자 규모는 감소했으나, 현장 곳곳에서는 여전히 "부정선거"와 "재선거" 구호가 혼재된 가운데 팽팽한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