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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파우스트 엔딩'의 주인공 김성녀와 박완규.ⓒ국립극단
국립극단(예술감독 김광보)이 독일의 괴테가 60여 년에 걸쳐 완성한 '파우스트'를 재창작해 새롭게 선보인다.
국립극단의 2021년 첫 작품인 연극 '파우스트 엔딩'이 오는 26일부터 3월 28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파우스트 엔딩'은 연극과 뮤지컬을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조광화 연출가의 신작이다. 국립극단 70주년 기념 레퍼토리로 제작돼 지난해 4월 공연 예정이었으나, 배우 김성녀의 부상과 코로나19가 겹쳐 올해로 연기됐다.
'파우스트'는 국립극단 역사 동안 3명의 연출가에 의해 무대에 올랐다. 이번 공연은 1997년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故장민호 배우의 '파우스트'를 선보인 후 23년 만이다.
조광화 연출은 '파우스트는 어렵고 지루하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안무·노래를 가미, 보다 쉽고 직관적으로 재구성했다. 방대한 분량으로 통상 1부만 공연해 왔으나 '파우스트 엔딩'은 '비극 제 1부', '비극 제 2부'를 모두 담아 110분으로 압축했다.
인간의 번영을 위해 오랜 세월 축적해온 지식들이 오히려 인간과 생명의 존재를 위협하는 시대를 배경으로 설정했다. 인물과 사건을 단순화해 발전을 핑계 삼아 폭주해버린 문명과 그 과정에서 잃어버린 인간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원작은 메피스토의 유혹에 빠져 현세의 쾌락을 쫓으며 방황하던 파우스트가 마침내 자신의 과오를 깨닫고 천상의 구원을 받는 것으로 끝난다. 결말도 파격적으로 바꿔 동시대 관객과 교감할 수 있도록 했다.
주인공 노학자 '파우스트' 역은 김성녀가 맡고, 박완규가 장난기넘치는 악마 '메피스토'로 호흡을 맞춘다. 이 외에도 강현우·고애리·권은혜·김보나·김세환·이원준 등 국립극단 시즌단원을 비롯한 15명의 배우가 합류한다.
김성녀는 "50여 명에 이르는 전 스탭과 배우가 모두 1년 만에 다시 모일 수 있어 감사하고 소중하다. 연극계 내 오랜만의 대작이고, 1년여를 기다려 관객을 만나게 된 만큼 깊이와 재미를 모두 갖춘 모습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춤과 노래, 배우들이 직접 조종해 무대 위에서 걷고 뛰는 거대한 들개 퍼펫, 다양한 가면 등 화려한 무대 연출도 볼거리다. 인형작가 문수호, 무대 디자이너 정승호, 의상 디자이너 홍문기가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파우스트 엔딩'은 오는 17일 오후 2시부터 티켓 오픈을 진행하며, 28일 공연 종료 후에는 '예술가와의 대화'에 참여할 수 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한 칸 띄어 앉기'로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