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특검도입, 어버이연합청문회-세월호 진상규명 선결조건" 주장
  • ▲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거국내각'을 외치던 더불어민주당이 여당의 수용 입장에 돌연 "최순실 게이트의 진상조사가 우선"이라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더민주는 나아가 거국내각 제안의 선결 조건으로 특검도입과 어버이연합 청문회, 세월호 진상규명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여야 정치권이 구국(救國)의 절박한 심정으로 나서야 할 판에 야당이 정략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추미애 더민주 대표는 3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은 이런 면피용, 국면가리기용 거국내각은 동의하지 않는다"며 "새누리당은 거국내각을 말할 자격조차 없는 집단"이라고 비난했다.

    추 대표는 "거국내각은 무엇을 전제로 하든, 진상규명이 먼저여야 하는 것이고 국권을 유린시키고 헌정질서를 교란시킨 데 대한 진상규명이 선행돼야 한다"며 "진상규명을 할 수 있는 특별법에 의한 특검을 통해 납득할만한 조치가 있을 때 (거국내각 구성) 논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특검 도입을 통한 진상규명을 선결 조건으로 내세운 것이다.
  •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당초 거국내각은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가 터졌을 당시 야당 인사들이 앞다퉈 꺼내들었던 카드다.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 26일 긴급성명을 통해 "대통령은 당적을 버리고 국회와 협의하여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하라"며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강직한 분을 국무총리로 임명해 국무총리에게 국정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겨라"고 요구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8일 "박근혜 대통령은 당적을 정리하고 거국중립내각을 검토할 때"라고 주장했다.

    이후 더민주 소속 의원 모임인 '더좋은 미래'와 김근태계 모임인 '민평연' 등도 공동성명을 통해 거국내각 주장을 거들었다. 

    더불어민주당의 입장이 급선회한 것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야권이 거국내각을 구성할 경우 얻는 것보다는 잃는 게 더 많을 것이란 계산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당 관계자는 "여권이 사분오열 조짐을 보이며 파국으로 향하고 있는데 굳이 거국내각을 구성해 공동책임을 질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게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야당이 '여당 무력화 정국'을 십분 활용해 그동안 이루지 못한 주장을 관철시키려고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 ▲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실제 야당은 이날 거국중립내각 제안의 선결 조건으로 특별법에 의한 특검과 어버이연합 청문회, 세월호 진상규명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당 회의에서 "여야가 합의하지 못한 어버이연합 청문회, 세월호 진상규명, 특별법에 의한 특검에 합의해달라"며 "그러면 태도가 변화했다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또 "특검부터 받으라. 세월호 진상규명부터 같이하자"며 "이런 야당의 주장을 일체 받지 않으면서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하자는 것인가. 야당은 바보가 아니다. 그렇게 이용당할 생각이 없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은 야당의 입장 변화에 대해 "지나친 정치공세"라고 맞받았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거국내각 제안은 야당의 책임있는 지도자들이 한분도 예외없이 먼저 제안한 내용인데, 도대체 어떻게 하자는 것이냐"며 "야당은 끊임없이 국정을 혼란스럽게 만들겠다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나아가 "하야정국, 탄핵정국 몰고 가겠다는 것 아닌가. 더 이상 정략과 정치공세를 중단하고 국정수습을 위한 책임있는 자세의 전환해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