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대통령 하야 후 60일 뒤면 대통령될 자신이 있어서 이러는 건가?"
  • ▲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를 예방해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문 전 대표측
    ▲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를 예방해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문 전 대표측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일 "총리 정도는 적어도 국회에서 추천받는 정도로 가야 거국중립내각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는가"라며 사실상 정권이양 요구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재차 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조계사에서 자승스님을 예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은 대통령의 하야와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 야권에서는 그런 상황만큼은 피하고, 정치적으로 이 문제를 성숙된 방식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충정에서 내놓은 것이 거국중립내각"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또 "새누리당이 총리 후보를 추천하고 새누리당이 주도해서 만드는 내각이 무슨 거국중립내각이겠는가"라며 "새누리당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공동책임이 있는 주체인 만큼, 보다 자숙하고 국민의 목소리에 좀더 기울이는 겸허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여당을 비판했다..

    앞서 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기독교회관에서 기독교계 원로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국민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며 "국민들이 하고 있는 퇴진이나 탄핵에 대해 왜 야당이 앞장서지 않냐는 질책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 "저야말로 박근혜 정부를 출범하게 하는데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사람이다. 저도 여러모로 면목이 없다"며 "국민이 지혜를 모아준다면 위기를 전화위복 계기로, 민주주의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문 전 대표는 새누리당이 제안한 거국중립내각을 거부하며 "거국중립내각이 되려면, 박근혜 대통령이 총리에게 국정의 전권을 맡길 것을 선언하면서 국민의 대의기구인 국회에 총리를 추천해줄 것을 정중하게 요청해야 한다"고 했다.

    내각 구성권과 정부 운영 권한을 야당이 다수당인 국회에 이양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사실상 하야보다 더한 주장을 하는 문 전 대표가 민주주의 발전 등을 주장하며 유체이탈화법을 구사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 전 대표를 향해 "대통령 하야라는 말을 어쩌면 그리 복잡하게 하느냐"며 "대통령 하야 후 60일 뒤면 대통령이 될 자신이 있어서 이러는 거냐"고 반문했다. 



  • ▲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를 예방해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문 전 대표측
     
    문 전 대표는 종교계 원로들과 연이은 만남을 가진 배경에 대해 "지금 우리나라 상황이 역대 겪어보지 못했던 아주 엄중한 위기상황"이라며 "많은 국정의 혼란이나 공백도 생기게 되기 때문에 국민은 한편으로 불안하다. 이런 국민의 마음을 잘 어루만지면서 정치권에서 해법을 찾아내야 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문 전 대표가 마치 대통령이라도 된 듯 착각하고 있다는 비난이 나온다. 현직 대표도, 의원도 아닌 문 전 대표가 과도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야권 중심의 거국중립내각을 제안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향해 "마치 자기가 대통령이라도 된 것처럼 월권으로밖에 보지 않는다"고 돌직구를 날렸다.

    박 위원장은 "국민은, 시민단체는, 학생은 탄핵과 하야를 요구하는데 정치권에서는 한가하게 거국내각을 해서 거기에 참여해서 한 자리 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라고 질타한다)"며 "문 전 대표의 발언은 그러한 국민 여론을 반영한다고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