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李 대통령 사법' 관련 국정조사 강행오세훈, 경선 불참 … '당 노선 갈등' 촉발홍준표 "안 될 선거엔 안 나가는 게 오세훈""왜 너희끼리 싸우느냐" '텃밭' 대구도 외면
  •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송언석(맨 왼쪽) 원내대표. ⓒ이종현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송언석(맨 왼쪽) 원내대표.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을 겨냥한 국정조사를 추진하며 '사법리스크 무력화'에 착수한 가운데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시장 경선 불참을 계기로 노선 갈등이 재점화되고 있다. 여권이 사법 이슈를 둘러싼 정치 공세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야당 전선이 오히려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오 시장은 공천 신청 접수 마감일인 전날 '당 노선 정상화'를 요구하며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현직 시장이 경선 참여를 거부한 것은 사실상 지도부를 겨냥한 정치적 압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당 안팎에서는 오 시장의 선택이 결과적으로 야당의 대여 투쟁 동력을 약화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여권이 이재명 대통령 사법리스크 문제를 둘러싸고 국정조사까지 추진하는 상황에서 야당 내부에서 노선 논쟁이 확대되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서울시당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지도부 책임론을 제기했다. 서울시당은 "야당임에도 해 볼 만한 지역으로 꼽힌 서울이었으나 서울시당과 단체장을 끊임없이 흔들고 민심과 괴리된 노선을 고집하면서 앞서있던 서울 지지세를 순식간에 바닥까지 떨어뜨린 것은 다름 아닌 장동혁 지도부"라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당 노선의 정상화를 반드시 선결해 달라"고 촉구했다.

    오 시장의 경선 불참을 두고 선거 패배 가능성을 의식해 책임을 당 지도부로 돌린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당 노선 문제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결과적으로 선거에 직접 나서지 않기 위한 정치적 선택이라는 지적이다. 지방선거를 불과 두 달 앞둔 상황에서 유력 후보가 경선을 거부한 것은 사실상 '선거 책임을 회피'한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오 시장을 직접 겨냥해 비판을 쏟아냈다. 홍 전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안 될 선거에는 나가지 않는 게 오세훈 시장의 특징"이라며 "여태 4선 할 때는 언제나 당 지지율이 민주당을 앞설 때였고 당 분위기가 좋을 때였는데 지금은 2018년 4월 지선만큼 당 분위기뿐만 아니라 당선 가능성도 희박한 서울시장 선거이다 보니 탈출구로 삼는 게 '당 노선 변경'이라는 거 같다"고 직격했다. 

    당내 분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서 최근 국민의힘 내부 분열 상황과 관련해 "과거에도 당 노선과 입장과 관련해서 다른 목소리가 많았지만 지금처럼 완전히 극단적으로 양분화돼 서로 공격하는 모습은 23년 동안 처음"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내부 갈등에 빠진 사이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을 겨냥한 국정조사를 추진하며 사법리스크 무력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민주당 '윤석열 정권 조작 기소 진상 규명 및 공소 취소를 위한 국정조사 추진위원회'는 이날 정책토론회를 열고 검찰의 공소권 남용 문제와 관련한 법적 대응 방안을 검토했다. 위원회는 오는 12일 국회에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국정조사 대상에는 대장동 개발 특혜 사건, 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사건,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정치자금 수수 의혹 사건, 부동산 통계 조작 의혹 사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부산저축은행 수사무마 보도 관련 윤석열 전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 등 7개 사건이 포함됐다.

    이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이전 피고인 신분으로 기소된 대장동 개발 특혜, 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등 3건은 아직 1심 선고가 나오지 않았다. 현행법상 공소 취소가 가능한 단계다. 형사소송법 제255조는 검찰이 1심 판결 선고 전까지 공소를 취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소가 취소되면 이 대통령의 5가지 재판 중 3가지 재판에 대한 사법리스크는 사실상 해소된다. 공소 취소는 검사가 법원에 이미 제기한 공소를 철회하는 절차로, 공소가 취소되면 해당 사건의 재판 절차는 종료된다. 형사소송법상 동일한 범죄사실에 대해 다시 공소를 제기하는 것도 제한돼 사실상 사건이 종결되는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지금 국민의힘에 필요한 것은 '노선 논쟁'이 아니라 '민생 현장'으로 향하는 야성(野性)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획기적인 정책과 참신한 인재를 통해 국민의 시선을 돌려세우지 못한다면 이번 지방선거가 보수·우파 재건의 계기가 아니라 보수·우파 진영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정권의 폭거에 맞서고 대안을 제시하는 선명하고 강력한 야당의 존재감을 드러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가 86일 남았지만 우리 국민의힘은 자중지란에 빠져 있다"며 내분 중단을 촉구했다. 

    대구시장 예비 후보인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도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서 "대구에 다녀보면 여론이 '왜 너희들끼리 싸우고 있느냐, 힘을 합쳐서 민주당과 싸워도 모자랄 판에 너희들끼리 싸우느냐, 정말 꼴 보기 싫다, 몇십 년 당원이었는데 탈당하겠다'고 한다. 대구에 그런 분이 많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