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해남 선적 돌고래호 전복 사고, "승선인원 파악 안돼"
  • ▲ 돌고래호 수색작전을 벌이고 있는 모습. ⓒ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
    ▲ 돌고래호 수색작전을 벌이고 있는 모습. ⓒ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


    제주 추자도 인근에서 전복된 낚시어선 돌고래호(9.77t) 탑승자 2명의 시신으로 추가 발견됐다. 이로써 돌고래호 전복 사고 사망자는 10명으로 늘었다.

    6일 제주해양경비안전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25분쯤 추자도 석지머리 해안에서 돌고래호 탑승자의 시신 1구가 발견됐고, 오후 12시 47분쯤 추자 우두도 서쪽 0.8㎞ 해상 시신 1구가 추가 발견됐다.

    사고를 당한 돌고래호는 지난 5일 오후 7시쯤 추차도에서 해남으로 돌아오기 위해 추자도 신양항을 출발했다가 약 40분 만에 전복사고를 당했다.

    당시 사고 해역은 시간 당 54mm의 강한 장대비가 쏟아지고 있었고, 물결은 최고 2.1m, 풍속은 11m로 나무가 흔들릴 정도의 강풍이 불고 있었다. 기상청은 풍랑주의보를 내릴 정도는 아니라고 설명했지만, 생존자의 증언에 따르면 당시 해상에는 너울성 파도가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생존자 3명 중 1명인 박모(38)씨는 "너울이 많이 쳐 배가 순식간에 뒤집혔다"며 "잠을 자고 있다가 선장이 밖으로 나가라고 해서 배를 탈출했고, 탈출하자마자 배가 뒤집혔다"고 했다

    또다른 생존자인 이모(49)씨 또한 "당시 파도가 높았고, '쿵'하는 소리와 함께 배가 기울었다"고 말해 당시 너울성 파도가 얼마나 강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박 씨와 이 씨는 배가 뒤집어진 뒤 배의 난간을 잡고 배 위로 올라가 또다른 생존자 김모(47)씨와 함께 구조대가 올 때까지 버티다 구조됐지만, 다른 관광객들은 너울성 파도로 인해 배에서 떨어져 나갔다.

    한편, 생존자들의 진술에 의하면 돌고래호 탑승자 대부분이 구명조끼를 입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생존자 박 씨는 "비가 와서 구명조끼가 축축해 승객 대부분이 착용하지 않은 채 옆에 놔두고만 있었다"고 진술했으며, 생존자와 수습된 시신 모두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너울 파도가 심한 궂은 날씨에 FRP재질의 선박이 운행했다는 점도 피해를 키운 이유로 보인다.

    돌고래호는 10t에 못미치는 9.77t FRP재질의 선박으로, 길이 20m 내외의 소형 낚싯배다. 돌고래호와 같은 FRP재질 선박은 갯바위 접안이 용이하고 비교적 빠른 속도를 낼 수 있어 낚싯배로 많이 사용되지만, 목선보다 측면 너울성 파도에 약해 전복되는 경우가 많다는게 낚시업계의 평가다.

    월요일 출근을 앞두고 발이 묶일 것을 염려해 급하게 추자도를 빠져나오려다 사고를 당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기상청 풍랑주의보가 발효되지는 않았지만, 월요일 출근을 맞추기 위해 궂은 날씨에 배를 운행한 것이 사고 발생 원인 중에 하나일 수 있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