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문법 바뀌었다미사일로 드론 막다 방공망 무너진다3천만원짜리 3백만원으로 막는 전략 찾아야
  • ▲ 드론 없는 전쟁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번 이란전쟁이 드론의 중요성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자폭드론과 미사일이 벌 떼처럼 날라들 때 어떻게 방어할 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 ⓒ 제미나이
    ▲ 드론 없는 전쟁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번 이란전쟁이 드론의 중요성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자폭드론과 미사일이 벌 떼처럼 날라들 때 어떻게 방어할 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 ⓒ 제미나이
    ■ 비정한 가성비의 법칙

    전쟁의 문법이 바뀌었다. 
    수천억 원의 스텔스 전투기와 정밀 유도무기가 전장을 지배하던 시대는 저물고, 이제는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불과한저가형 드론》이 강대국의 자존심을 짓밟는 시대다. 

    우크라이나의 진흙탕 평원과 중동의 하늘에서 증명된 이 비정한《가성비의 법칙은 현대전의 승패가《화력의 크기》가 아닌,《소모전의 지속 능력》에 달려 있음을 웅변한다.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 국내 일각에서 제기되는《드론작전사령부》해체 및 축소 논의는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한 명백한 전략적 실책이자, 정치적 논리가 국가 안보를 잠식한 위험한 징후다.


    ■ 200배의 비대칭성 : 경제적 고사(枯死) 부르는 소모전

    최근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 사례는현대전의 잔혹한 경제학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이란이 날려 보낸 샤헤드(Shahed) 자폭 드론 한 대의 가격은 고작 3,000만 원 안팎이다. 
    반면 이를 요격하기 위해 동원된 미국의 패트리어트 미사일이나 이스라엘의 애로우(Arrow) 시스템은 발당 무려 60억 원에 달한다. 
    공격자는 푼돈을 쓰는데, 방어자는 국가 예산을 쏟아부어야 하는 꼴이다.

    이것은 산술적인 비효율을 넘어선작전지속능력》의 붕괴 를 의미한다. 
    아무리 부유한 국가라도 200배가 넘는 비용 격차를 견디며 무한정 방어할 수는 없다. 
    적이 저가 드론 수천 대를 파상공세로 퍼부을 때, 아군의 고가 유도무기가 먼저 바닥나는 순간 방공망은 신기루처럼 사라진다. 

    드론사령부는 바로 이러한비대칭 소모전에서 우리 군의 출혈을 막고, 적의 가성비 공격에 대응할《저비용·고효율 요격 체계》를 통합 관리하는 핵심 보루다. 
    이를 해체한다는 것은 적의 소모전 전략에 스스로 목을 내어주는 것과 다름없다.


    ■ 미군조차《적의 드론》 복제 … 기술 전쟁의 현실

    미국은 세계 최고의 군사 강국이다. 
    그런 미국조차 최근 이란의 드론을 입수해《역설계(Reverse Engineering)》하여 자국 전력에 편입시키고 있다. 
    자존심보다 실리를, 관성보다 생존을 택한 것이다. 

    드론은 이제 단순한 정찰기가 아니라, 매주 소프트웨어가 업데이트되고 전술이 바뀌는살아있는 유기체다.

    이러한 기술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육·해·공군으로 파편화된 전력을 하나로 묶는 강력한 컨트롤타워가 필수적이다. 
    드론사령부는, 
    ① 적의 드론 기술을 분석하고, 아군의 드론 알고리즘을 고도화하며, 
    ② 유·무인 복합전투체계(MUM-T)를 완성하는《전략적 허브》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정치적 이유로 이 조직의 뿌리를 흔드는 것은, 21세기판《거북선》을 설계하기도 전에 조선소를 폐쇄하겠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 정치적 잣대로 안보 재단 … 그 대가는 국민의 몫

    군 조직의 존폐는 오직《적의 위협》《미래의 전장》이라는 두 가지 잣대로만 결정되어야 한다. 
    드론사령부가 과거 정부의 유산이라거나 특정 정치적 프레임에 갇혀 해체 대상이 된다면, 이는 국가 안보를 정쟁의 도구로 전락시키는 행위  다.

    전쟁은 연습이 없다. 
    북한의 무인기가 서울 상공을 휘젓고 다녔던 기억이 생생함에도 불구하고, 대응 조직을 강화하기는커녕 정치적 논리로 약화시키려는 시도는 지극히 위험하다. 

    현대전에서 드론은 선택이 아닌《생존의 최소 조건이다. 
    적은 이미 저비용 고효율의 창을 벼리고 있는데, 우리는 그 창을 막을 유일한 전문 조직을 스스로 해체하려 하고 있다.


    ■ 시대착오적 결정 멈추고《미래 전력》에 집중

    현대전은 더 이상 비싼 무기 체계의 전시장이 아니다. 
    얼마나 더 싸게, 더 많이, 더 지속적으로 적을 타격하느냐의 싸움이다. 

    드론사령부는 대한민국이 이 비정한 소모전에서 살아남기 위한《최소한의 보험》이다.

    정치권과 군 지휘부는 드론사령부를 향한 소모적인 해체 논의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대신 어떻게 하면 60억 원짜리 미사일 대신 3천만 원짜리《안티 드론》체계를 완성할지, 어떻게 하면 북한의 비대칭 위협을 압도할드론 군단》을 육성할지 고민해야 한다. 

    안보에 대한 무지는 용서받을 수 있지만, 안보를 정쟁에 이용하는 것은 역사의 죄인이 되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 ▲ 박기철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Visting fellow(예비역 육군 대령) ⓒ
    ▲ 박기철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Visting fellow(예비역 육군 대령) ⓒ
    박기철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Visting fellow(예비역 육군 대령)》

    육군사관학교(53기)와 美육군 CBRN School을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청와대, 국방부, 합참, 육군본부에서 대량살상무기 대응 담당으로 근무했다. 
    국방부 군비통제검증단에서 화학무기 사찰담당으로 화학무기금지협약(CWC) 이행업무를 담당했으며, 생물무기 사찰담당으로 근무하면서 UN 제네바 군축사무소 주관 생물무기금지협약(BWC) 베이징 전문가회의 (2009), 마닐라 회의에서(2010)에서 정부대표로 활동했다. 
    2025년 육군대령으로 예편. 
    주요 연구 분야는 레짐이론, 레짐효과성, 대량살상무기 비확산대확산 등이다. 
    주요 저서로는,
    《국제정치변동과 글로벌 사우스의 부상: 글로벌사우스의 도전과 한국의 군사협력》 사회평론아카데미, 2025
    《The United Nations, Indo-Pacific and Korean Peninsula: An Emerging Security Architecture》 Routledge Press, 2023 등.
    주요 저널 기고문으로는, 
    《How a Multi-Domain Command in Japan Would Reshape US Alliances in the Indo-Pacific》 The Diplomat, 2025
    《The ROK-US EDSCG Evaluations and Issues》 The Diplomat, 2022 등. 
    이외 다수의 논문과 기고문이 있다. 
    현재 국방부 군비통제검증단 자문위원, 법무법인 효천 상임고문, (주) UI Helicopter 사외이사, (주) PharmCle 전문위원,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방문연구원으로 활동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