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쿠웨이트 저장시설 부족에 일부 유전 감산"쿠웨이트 12일, 사우디·UAE 3주…원유 저장시설 한계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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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르무즈 해협. ⓒ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유 수출길이 막히면서 중동 산유국들이 '저장 공간 부족'이라는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생산한 원유를 내보내지 못한 채 저장고에 쌓이면서 일부 국가에서는 감산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현지시간) 쿠웨이트가 원유 저장시설 부족으로 일부 유전의 생산량을 줄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해상 운송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수출 예정이던 원유가 국내 저장시설로 몰렸기 때문이다.문제는 저장 능력의 한계다. 에너지 정보업체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쿠웨이트의 원유 저장시설은 약 12일 안에 포화 상태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쿠웨이트 정부는 당분간 국내 소비량을 충당하는 수준으로만 생산을 유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다른 산유국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의 주요 저장시설 역시 빠르게 채워지고 있으며, 약 3주 내 저장 용량 한계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라크는 이미 원유 생산량을 절반 이상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산유국 입장에서 유전 생산을 완전히 중단하는 것은 사실상 최후의 선택지로 꼽힌다. 생산을 멈출 경우 유전이 장기적으로 손상될 수 있고 재가동에도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수출길이 막히며 저장 공간이 빠르게 줄어들자 산유국들은 유전 생산 중단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감산 속도와 규모를 더 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이 같은 상황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실제로 글로벌 원유 공급망을 흔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영국 해상무역기구(UKMTO)에 따르면 전쟁 발발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은 사실상 멈춘 상태다. 전쟁 이전 하루 평균 50척 이상이 통과하던 유조선은 최근 들어 하루 0~3척 수준으로 급감했다.또 선박 위치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약 300척의 유조선이 해협을 통과하지 못한 채 인근 해역에 대기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세계 석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기름길'이 막히면서 공급망 병목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전문가들은 해협 봉쇄가 길어질수록 생산 차질과 공급 부족이 동시에 확대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지오반니 스타우노보 UBS 애널리스트는 "해협 폐쇄 기간이 길어질수록 원유와 정제유 공급 부족이 심화되고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실제로 국제 유가는 이미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브렌트유 가격은 분쟁 발발 이후 배럴당 70달러 초반에서 90달러선에 근접했으며, 일부 시장에서는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는 것도 시간 문제라는 전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