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중심 감산 전략에 반기 … 핵심 산유국 이탈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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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PEC 로고.ⓒ연합뉴스.
아랍에미리트(UAE)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확대 협의체 OPEC+에서 탈퇴를 공식화하면서, 반세기 넘게 유지돼 온 '석유 카르텔' 체제에 균열이 생겼다. 주요 산유국의 이탈로 OPEC의 시장 지배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며, 글로벌 원유 가격 결정 구조에도 변화 조짐이 감지된다.28일(현지시간) 연합뉴스에 따르면 UAE 정부는 다음 달 1일자로 OPEC 및 OPEC+를 탈퇴한다고 발표했다. 최근 몇 년간 카타르(2019년), 에콰도르(2020년), 앙골라(2024년) 등이 잇따라 OPEC을 떠났지만, UAE처럼 생산 규모가 큰 핵심 산유국의 이탈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UAE는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에 이어 OPEC 내 세 번째 산유국으로 꼽힌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이란 전쟁 발발 이전 기준 UAE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약 360만 배럴로, OPEC 전체 생산량의 약 12%를 차지한다.이번 탈퇴의 배경에는 OPEC의 핵심 운영 방식인 '생산 쿼터제'를 둘러싼 갈등이 자리 잡고 있다. 고유가 유지를 위해 감산을 선호하는 사우디와 달리, UAE는 생산 확대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실제 UAE는 하루 최대 480만 배럴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2027년까지 500만 배럴로 확대할 계획이지만 OPEC 쿼터에 묶여 생산이 제한돼 왔다.전문가들은 UAE의 이탈이 OPEC의 시장 대응력을 약화시키는 구조적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라이스대 베이커연구소의 크리스티안 코츠 울릭센 연구원은 "UAE는 시장 상황에 따라 생산을 조절할 수 있는 대표적인 '스윙 프로듀서' 중 하나"라며 "이탈 이후 OPEC의 유연성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시장에서는 이번 사태가 OPEC 중심의 가격 결정 구조를 약화시키고, 경쟁 시장 중심으로 전환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영국 BBC의 파이살 이슬람 경제부장은 "1970년대 OPEC은 전 세계 원유 거래의 85%를 좌우했지만 현재는 약 50% 수준에 그친다"며 '여전히 영향력은 있지만 독점적 지위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에너지 시장 구조 변화도 OPEC 위상을 흔드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사우디 석유장관을 지낸 아흐메드 자키 야마니는 생전에 "석유 시대는 석유 고갈이 아니라 다른 이유로 끝날 것"이라고 언급했는데, 실제로 각국은 전기차 확대와 철도 전력화 등 대체 에너지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지정학적 변수 역시 UAE의 선택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UAE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상황에서도 수출 물량의 절반 이상을 우회 경로로 운송할 수 있어, 다른 페르시아만 국가들보다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은 구조다.당장 다른 회원국들의 동반 탈퇴 움직임은 없지만, 내부 긴장감은 커지고 있다. 사우디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에 대한 불만이 누적된 상황에서, UAE 사례가 연쇄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