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금리는 연준 매파 방향에 급등
  • ▲ 워시 연준 의장. /로이터 연합뉴스
    ▲ 워시 연준 의장. /로이터 연합뉴스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기준금리보다 시장의 기대를 뒤흔든 '매파 메시지'가 더 큰 충격을 남겼다.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급부상하면서 미국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고, 국채 금리는 치솟았다. 달러화는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나타냈다.

    17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시장은 기준금리 동결 자체보다 연준이 제시할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주목했다.

    연준 위원들의 점도표는 지난 3월의 '인하 전망'에서 '인상 가능성'으로 크게 이동했고, 워시 의장도 물가 안정 의지를 거듭 강조하면서 투자자들은 긴축 국면이 예상보다 오래 이어질 가능성을 빠르게 반영하기 시작했다.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곳은 채권시장이다.

    통화정책 전망에 민감한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는 장중 4.20%를 웃돌며 약 16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도 4.5%에 근접하는 등 전반적인 국채 금리가 상승이 나타났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는 점을 고려하면, 투자자들이 향후 기준금리 경로를 상향 조정하며 국채를 대거 매도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FOMC 회의와 워시 의장의 기자회견 이후 선물시장은 오는 10월 FOMC에서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을 약 72%로 높게 반영했다.

    주식시장도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

    장 초반에는 양호한 경제지표를 바탕으로 상승 흐름을 이어가던 뉴욕증시는 FOMC 결과 발표 이후 일제히 방향을 틀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장중 한때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이후 매도세가 쏟아지며 전장보다 0.98% 하락한 5만1492.55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도 1% 넘게 밀렸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35% 하락했다.

    성장주와 대형 기술주가 약세를 주도했다. 기준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더 오래 유지되거나 추가 인상될 경우 미래 이익의 현재가치가 낮아져 고평가 성장주가 상대적으로 큰 부담을 받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알파벳 등이 일제히 하락한 반면 인공지능(AI) 투자 기대가 이어진 인텔과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상승 마감하며 종목별 차별화가 나타났다.

    외환시장에서는 달러 강세가 두드러졌다.

    연준의 긴축 기조가 예상보다 오래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안전자산인 달러로 자금이 유입됐고 원·달러 환율은 장중 1527원까지 치솟았다.

    미국과 주요국 간 금리 격차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달러 매수 심리를 자극한 요인으로 꼽힌다.

    시장 참가자들은 워시 의장의 첫 기자회견에서 기존 연준과 다른 색채를 읽어냈다.

    그는 2% 물가 목표를 재검토할 계획이 없다고 못 박았고, 정책결정문에서는 향후 정책 방향을 암시하는 '완화 편향(easing bias)' 문구를 삭제했다.

    로이터는 워시 의장이 시장과의 과도한 소통보다 물가 안정이라는 정책 목표를 분명히 하는 데 무게를 뒀다고 평가했다.

    월가는 이제 오는 10월 FOMC를 최대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회의를 계기로 시장의 관심은 '언제 금리를 내릴 것인가'에서 '추가 인상이 현실화될 것인가'로 빠르게 이동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