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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멘트공장 전경. ⓒ뉴데일리DB
정부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에 청신호가 켜졌다. 부동산 매수심리와 집값, 거래량이 동반상승하면서 건설경기 회복 기대감도 점차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넘어야할 산이 많다. 가장 시급한 현안은 널뛰는 공사비를 잡는 것이다.
그래야 건설사들의 수주 및 착공이 정상화되고 나아가 공급활성화와 시장안정이라는 궁극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공사비 안정을 위해선 부풀려진 자재값, 그중에서도 시멘트값부터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
현재 건설업계와 시멘트업계는 시멘트값 인하를 두고 줄다리기 협상을 벌이고 있다.
건설업계는 시멘트 원재료인 유연탄값 하락을 근거로 시멘트값을 지난해 수준으로 내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시멘트업계는 건설경기 불황으로 출하량이 줄어 가격조정이 불가하다고 맞서고 있다.
일단 유연탄 가격동향만 놓고 보면 시멘트값을 내리지 못할 이유가 없다.
원재료값이 내리면 생산단가가 떨어지고 제조품가격도 인하되는게 자본주의시장 이치다.
한국광해광업공단 주간광물가격통계를 보면 6월4째주 유연탄가격(호주 뉴캐슬 FOB기준)은 t당 132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유연탄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2022년 평균가인 t당 348달러대비 62%나 떨어진 것이다.
같은 6월4주차 가격만 비교해도 t당 390달러에서 132달러로 2년새 가격이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향후에도 유연탄가격은 하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광해광업공단은 2024년 2분기 6대 전략광종 시장전망을 통해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 전망 및 저탄소 에너지원 선호추세에 따른 수요둔화, 공급과잉 확대 등으로 "유연탄가격 하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그럼에도 시멘트업계는 건설경기 침체로 인한 출하량 감소와 친환경설비 투자 등을 이유로 가격인하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의 시멘트업계 행보를 보면 이같은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시멘트업계는 2021~2023년 4차례나 시멘트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그 결과 2021년 t당 7만8800원이던 시멘트 7개사 평균가격은 지난해 11만2000원까지 뛰었다.
원재료인 유연탄가격이 2022년 상반기 정점을 찍은후 지속적으로 하락한 것과 별개로 시멘트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은 것이다.
유연탄값 하락세가 2년째 지속중인 현시점에서 아직도 시장상황을 운운하며 가격인하를 반대하는 것은 시장논리에 맞지 않다.
건설업계가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 당할 이유도 없다.
그동안 시멘트업계는 시멘트값 상승에 적잖은 수익을 걷어들였다.
예컨대 삼표시멘트는 1분기 영업이익이 176억7158만원으로 전년동기 80억931억원대비 120%나 뛰었다.
같은기간 한일시멘트 영업이익은 273억2440만원에서 555억6721만원으로 103%, 아세아시멘트는 158억7469만원에서 326억2822만원으로 105% 급증했다.
반면 건설업계는 세자릿수 영업이익은커녕 올해 6월까지 부도처리된 업체가 18곳으로 2019년이후 최대 수치를 기록하는 등 백척간두 위기에 내몰려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건설자재 수급관리 협의체'를 통해 시멘트값 협상중재에 나서기로 한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협의체를 통해 그간 원재료값 변동상황 등을 반영한 합리적·현실적인 시멘트 가격안이 도출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