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조기 추경 해야 할 상황"전쟁 조기 종식 가능성에 "시기상조" 지적도"정부 지출 계획 사상 최대 규모 … 총알 아껴야"국민의힘 "지선 앞두고 벚꽃 매표 추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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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조기 추경을 해야 할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조기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가능성을 공식화했다. 중동 사태로 인한 유가 급등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보고 민생 지원에 필요한 재정 확보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정치권과 학계 일각에서는 유가 충격의 지속성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추경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지적과 함께 지방선거를 앞두고 표심을 노린 정책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조기 추경을 해야 할 상황인 것 같다"며 "(중동 상황에 따른) 재정 지원이나 소상공인 지원, 한계기업 지원 등을 하려면 추가 재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이 대통령이 밝힌 추경 편성의 명분은 '기름값 인상'이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국내 기름값이 빠르게 오르자 유류세 인하,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등을 주문한 데 이어 취약계층을 직접 지원하기 위한 대책으로 추경 카드를 꺼낸 것이다. 최고가격제 시행에 인한 사업자 손실도 추경으로 지원할 가능성이 거론된다.추경 규모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10조~20조 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가 이날 발간한 보고서에는 "기존 정부 계정 내에서 재원을 재조정하면 약 10조~20조 원 규모의 재원을 국채 발행 없이 사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추경 재원 확보에 대해 "적정 규모로 국채 발행 없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올해 반도체 호황과 주식시장 활성화 등으로 '초과 세수'가 예상되면서 추경을 편성하기 좋은 상황이라는 견해다.반면 추경 편성이 시기상조라는 견해도 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금방 끝난다면 석유 가격도 빨리 내려가기 때문에 추경이 전혀 필요 없게 된다"며 "올해 정부 지출 계획 규모는 사상 최대다. 지금부터 총알(세수)을 계속 쓰면 상황이 더 심각할 때 쓸 총알이 없어진다"고 설명했다.유가 충격이 단기적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규모 추경 편성은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전쟁이 마무리 수순"이라고 했으나 이란이 휴전을 거부하고 있어 전쟁 장기화 가능성도 점쳐진다.추경만이 유일한 대책이 아니라는 주장도 나온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아직 예비비도 있고 예산 집행을 '상고하저'(상반기에 높게 하반기에 낮게) 식으로 융통성을 발휘해 집행할 수 있다"면서 "현재 유가는 하루 앞을 예측할 수 없다. G7(주요 7개국)에서 비축유를 방출하겠다고 하니까 유가가 떨어지지 않나. 지금은 정중동의 자세로 상황을 지켜볼 때"라고 진단했다.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추경 편성을 시사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 혈세를 살포하겠다는 노골적인 '벚꽃 매표 추경' 선언이자 전형적인 표심용 재정 정책"이라며 "새해 본예산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또다시 나라 곳간을 열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선거를 앞두고 편성된 추경은 늘 잡음을 일으키고는 했다. 2015년 이른바 '메르스 추경'은 총선을 9개월 앞두고 편성됐다. 여기에 메르스 피해 지원과 무관한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예산이 포함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2020년 총선을 앞두고 편성된 '코로나 추경'도 '선거용 현금 살포'라는 비판을 받았다.앞서 이 대통령은 올해에만 공식 석상에 최소 5차례 추경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 관련) 후반기 부분은 추경에서 확보해서 해도 될 것 같다"(1월 30일)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올해 내 추경을 안 할 건 아니다"(1월 27일) "추경 기회가 생기면 문화·예술 분야에 집중적으로 늘리겠다"(1월 21일) "앞으로 추경을 할 기회가 있을 수 있다"(1월 20일) "추경을 해서라도 문화·예술의 토대를 건강하게 되살려야 한다"(1월 15일) 등의 발언을 했다.이러한 발언은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발발하기 전에 나왔다. 특히 이 대통령은 추경으로 문화·예술 분야에 지원하겠다고 밝히며 올해 내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공언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민생회복 소비쿠폰 발행을 위한 31조 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하기도 했다.한편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이 대통령이 추경 편성을 제안한 것에 대해 "서민 경제를 조기에 안정시키고 소상공인과 한계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적기에 추경이 편성돼야 한다"면서 "정부가 추경 예산안을 편성하는 즉시 신속하게 심의·의결해서 우리 경제와 국민을 지켜내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