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람코’ 석유제품 운송선에 자폭 테러… 사우디 당국 “선원 모두 무사, 유가에 영향 없어”
  • ▲ 사우디아라비아 제다항의 모습.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사우디아라비아 제다항의 모습.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우디아라비아 항구에서 석유제품을 하역 중이던 싱가포르 유조선이 폭발했다. 사우디 당국은 ‘외부요인(external source)’에 의한 테러로 추정하며, 석유공급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우디 국영언론은 에너지부 관계자를 인용해 “14일 새벽(이하 현지시간) 사우디 서남부 항구도시 제다(Jeddah) 소재 저유시설 터미널에서 휘발유를 하역하던 싱가포르 해운업체 ‘라프니아’ 소속 유조선 ‘BW라인(Rhine)’에서 폭발과 화재가 발생했다”며 “폭발물을 실은 소형보트가 유조선에 자폭테러를 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싱가포르 매체 <채널뉴스아시아>는 “선사(船社)인 하프니아 측에 따르면, 유조선 ‘RW라인’에서 14일 오전 0시 40분 외부요인에 의해 화재가 발생했으며, 선원 22명은 모두 무사히 탈출했지만 일부 기름이 유출됐을 수 있다”고 전했다.

    폭발이 발생한 유조선은 지난 6일 사우디 서부 얀부항 소재 아람코 정유공장에서 휘발유 6만톤을 싣고 출항했다. 사고 직전에는 이 가운데 84%가 배에 남아 있었다고 한다.

    매체에 따르면, 사우디 에너지부는 공식 성명을 통해 “인명피해나 하역시설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석유 공급에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매체는 “이번 폭발 사고와 관련해 사우디 당국이 원인을 조사 중이며, 제다 항만은 현재 폐쇄된 상태”라는 영국해상무역기구(UKMTO)의 발표도 전했다.

    “사우디 당국은 그러나 테러의 배후가 누구인지 특정하지 않았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해운업체 ‘하프니아’는 사우디 국영석유기업 ‘아람코’와 석유제품 운송계약을 맺고 있다. 때문에 일부 사우디 당국자는 외신 인터뷰에서 “이번 화재는 예멘 후티 반군이 테러를 자행했을 때와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사우디는 2015년 예멘 내전이 거세진 뒤 후티 반군으로부터 계속 공격을 받고 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은 12월 초에도 예멘 동쪽 해역에서 외국 화물선을 공격했다. 지난 11월에도 사우디 인근에서 후티 반군이 설치한 것으로 의심되는 기뢰 때문에 유조선이 폭발하는 사고가 있었다. 같은 달 25일에는 “아람코 정유시설을 미사일로 공격했다”는 후티 반군의 성명 발표도 나왔다. 이처럼 후티 반군의 공격은 계속 있었기 때문에 이번 사고가 국제유가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고 매체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