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0년물 금리 4%대 장기화…이례적 고금리 구간연방정부 부채 36조弗 돌파…'만성 재정적자'中 보유분 축소 흐름 지속글로벌 투자자 10명 중 4명 "미 자산 비중 축소" 계획
  • ▲ 미국 달러화.ⓒ연합뉴스
    ▲ 미국 달러화.ⓒ연합뉴스
    미국 국채를 둘러싼 환경이 구조적으로 달라지고 있다.

    세계 최고의 안전자산으로 분류돼 온 미 국채가 공급확대, 장기 고금리 고착, 외국 보유 구조 변화, 글로벌 투자자 비중 조정이라는 네 가지 변수에 동시에 직면하면서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미국 연방정부의 총부채는 2025년 초 기준 36조 달러를 넘어섰다.

    심각한 재정적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수년간 국채 순발행 규모는 연간 2조 달러 이상을 기록했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지난 2024년 발표한 장기 재정전망에서 향후 10년간 상당한 규모의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국채 발행 규모가 구조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금리 레벨 자체도 과거와 다르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2023년 하반기 이후 4%대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특히 2023년 10월에는 장중 5%에 근접한 수준까지 상승했다.

    이후 일부 조정을 거쳤지만 10년물 금리는 현재도 4% 중후반 구간에서 등락 중이다.

    로이터 통신은 이러한 흐름을 두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장기 고금리 구간"이라고 평가했다.

    과거에도 4%를 일시적으로 웃돈 적은 있지만, 수개월 이상 4%대에서 고착된 사례는 드물다는 지적이다.

    고금리 장기화는 재정 부담과 직결된다. 미 재무부 회계자료에 따르면 2024 회계연도 기준 미 연방정부의 연간 순이자 비용은 약 8800억 달러 수준으로 집계됐다. 시장에서는 이 수치가 2025 회계연도에는 1조 달러에 근접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는 금리 수준이 재정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보다 커졌음을 보여준다.

    외국의 미국 국채 보유 구조 역시 변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 국제자본(TIC) 통계에 따르면 2025년 11월 말 기준,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액은 6830억 달러다.

    이는 2013년 약 1조3000억 달러에 달했던 정점 대비 절반 수준이다. 장기적인 축소 흐름이 통계로 확인된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중국 금융당국이 자국 은행들에 미국 국채 보유 비중을 낮추도록 비공식적으로 권고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는 자산 집중 리스크를 낮추기 위한 조치다.
  • ▲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연합뉴스
    ▲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연합뉴스
    글로벌 투자자들의 행동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감지됐다.

    금융정보업체 모닝스타가 글로벌 자산운용사 및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약 40%가 미국 자산 비중을 줄이거나 줄일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이들은 정책 불확실성과 무역 관련 리스크를 자산 축소 계획의 요인으로 지목했다.

    아울러 국제통화기금(IMF) COFER 통계에서도 미국 달러가 전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장기적으로 완만한 하락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달러는 여전히 최대 비중 통화지만, 일부 중앙은행이 유로·위안화·금 등으로 자산을 다변화하는 추세가 통계들에서 확인된 것이다.

    이는 미국 국채의 수요 기반이 과거와 같은 단일 축 구조만으로 유지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상의 사실을 종합하면 현재의 환경은 '저금리·저공급·외국 수요 확대'가 맞물려 돌아가던 2010년대와는 다른 구조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이러한 변화가 한국에 미칠 파장도 적지 않다. 미국 장기금리가 4%대 중후반에서 장기간 유지될 경우 글로벌 자금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미국 자산으로 이동할 유인이 커진다. 이는 신흥국 자본 흐름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다.

    한국 국채 금리는 미국 금리와 일정 부분 연동되는 경향이 있어, 미국 장기금리의 고착은 국내 채권금리의 하방 경직성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한국 외환보유액의 상당 부분이 달러 자산과 미국 국채로 운용되는 만큼, 미국 국채 가격 변동은 평가손익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국 국채를 둘러싼 최근의 변화는 단순한 금리 이슈가 아니라 글로벌 자금 흐름과 통화 질서 전반을 시험하는 구조적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는 진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