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용 HBM 쏠림에 게임·PC 시장 직격탄
  •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AP=연합뉴스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AP=연합뉴스
    메모리 반도체 공급난이 심화되면서 엔비디아가 올해 게임용 그래픽처리장치(GPU)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기로 했다. 이는 엔비디아가 1990년대 초 GPU 사업을 시작한 이후 약 3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인공지능(AI) 빅테크 수요에 대응하느라 게임용 GPU에 투입할 메모리 칩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정보기술(IT) 매체 디인포메이션은 5일(현지시각) 엔비디아가 메모리 공급 제약으로 인해 지포스 RTX 시리즈의 신제품 출시 일정을 미루고 있다고 보도했다.

    엔비디아는 게임용 GPU 수요는 여전히 강하지만 메모리 칩 공급이 제한적이며, 이로 인해 게임 GPU 가격은 최근 1년간 30% 이상 상승했다고 디인포메이션은 전했다.

    앞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지난달 31일 "메모리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면서 올해 반도체 공급망 전반에 어려움이 발생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메모리 칩은 GPU 모듈 구성 요소 중 하나다. 이는 엔비디아가 만드는 AI용 GPU와 게임용 GPU 모두에 사용된다.

    엔비디아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에서 메모리 칩을 공급받아 왔으나, 최근에는 수익성이 높은 AI용 GPU에 메모리를 우선 배분하고 있다.

    그 결과 엔비디아 매출에서 게임용 GPU 비중은 2022년 35%에서 지난해 2~10월 8% 수준으로 급감했다.

    엔비디아 고객사인 아마존, 메타, 구글,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 등 '5대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는 수천억 달러 규모의 AI 투자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이퍼스케일러에서 엔비디아로 이어진 AI용 메모리 칩 수요는 글로벌 시장 '제조 3대장'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으로 이어졌다.

    이들 업체 역시 고수익 제품인 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에 집중하면서 PC·가전용 범용 메모리 생산은 줄어들고 있다.

    이로 인해 델·HP·에이수스 등 PC 제조사들은 중국산 메모리 채택까지 검토하고 있다. 애플도 메모리 공급 부족이 실적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