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여론조사에서 오차 범위 밖 선두유권자 33.7%는 부동층 … 판세 유동적청년·민생경제가 최대 표심 변수
  • ▲ 왼쪽부터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민주당 의원. ⓒ뉴데일리DB
    ▲ 왼쪽부터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민주당 의원. ⓒ뉴데일리DB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여론조사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판세가 굳어졌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평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후보 적합도 선두를 기록하고 있으나 유권자 3명 중 1명은 아직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 논란까지 불거지자 경기도 표심은 여전히 흔들리는 모습이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군에서는 현직인 김 지사가 선두를 달린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다.

    경기일보가 조원씨앤아이·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 지사는 민주당 후보 적합도 30.0%로 오차 범위 밖 1위를 기록했다. 도정 수행 평가도 긍정 48.4%로 부정 평가(25.5%)를 크게 웃돌았다. 수치상으로는 재선에 유리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당내 기반도 다지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 11일 민주당 고문단과 오찬을 갖고 원로들의 지지를 확인했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김대중 정신을 실현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잘 준비해 달라"고 했고, 권노갑 김대중재단 이사장은 "김 지사가 능력이 있어 훌륭한 업적은 많은데 잘 알려지지 않은 것도 많더라"라며 "차원 높은 비전을 담은 김 지사만의 청사진, 조감도를 잘 준비해서 발표하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여론 지표와 당내 원로들의 공개 지지가 겹치자 김 지사를 중심으로 한 이른바 '대세론'이 힘을 얻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이 높다고 해서 섣불리 선거 승리를 확신하기는 어렵다. 정당에 대한 호감과 실제로 특정 후보에게 표를 주겠다는 의사는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위 여론조사에서 경기도지사 민주당 후보 적합도를 묻자 '없음·모름'을 선택한 비율은 33.7%에 달했다. 유권자 3명 중 1명은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이는 민주당을 지지하더라도 현재 거론되는 후보들 가운데 뚜렷한 선택지를 찾지 못한 이들이 적지 않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경선이 일방적 구도로 굳어진 것도 아니다. 민주당 경선에서 김 지사와 맞붙을 가장 강력한 인물로 추미애(경기 하남갑) 의원이 꼽힌다. 추 의원은 위 여론조사에서 김 지사 다음으로 높은 18.3%를 기록했다. 

    특히 40대에서는 추 위원장이 29.3%를 얻어 김 지사(20.8%)를 오차 범위 밖에서 앞섰다. 추 의원은 아직 출마를 공식화하지는 않았지만 오는 22일 경기 수원에서 출판기념회를 열 계획이다.

    이 밖에도 여러 주자가 민주당 경기지사 경선에 뛰어들었다. 한준호(경기 고양을) 의원은 지난 12일 출마를 선언하면서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 정부가 성공한다"는 구호를 내세웠다.

    그는 인공지능(AI), 반도체, 바이오, 미래차, 콘텐츠 등 지역 특화 산업을 중심으로 자족형 혁신 거점 10곳을 조성하는 이른바 'P10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경기도를 미래 산업의 전진기지로 재편하겠다는 구상이다.

    김병주(경기 남양주을) 의원은 용인중앙시장,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이천비축기지 등을 잇따라 찾으며 민심 잡기에 나서고 있다. 권칠승(경기 화성병) 의원도 지난 13일 설 명절을 앞두고 수원 지동시장과 영동시장을 찾아 명절 성수품 물가와 체감 경기를 점검했다.

    김 지사가 앞서는 상황에서도 추 위원장과 다른 주자가 각기 다른 정책과 메시지로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민주당 경선은 치열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 ▲ 왼쪽부터 유승민 전 의원·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김은혜 국민의힘 의원. ⓒ뉴데일리DB
    ▲ 왼쪽부터 유승민 전 의원·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김은혜 국민의힘 의원. ⓒ뉴데일리DB
    국민의힘은 후보 적합도에서는 '없음·모름'을 고른 비율이 38.1%로, 민주당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아직 구체적인 인물 경쟁이 본격화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이 중량감 있는 후보를 확정하고 메시지를 정비하면 지지층이 결집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결국 변수는 '누가 나오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에서는 유승민 전 의원이 유력 주자로 거론된다. 유 전 의원은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비교적 높은 지지를 얻고 있어 중도 확장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유 전 의원은 지난달 20일 자신의 출마 가능성에 대해 "제가 말씀드린 대로 (경기지사 출마를)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유 전 의원 외에도 안철수(경기 성남분당갑) 의원과 김은혜(경기 분당을) 의원도 후보군으로 거론되지만, 아직 출마를 공식화한 상태는 아니다.

    원외 인사로는 원유철 전 의원이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고, 심재철 전 의원도 후보군으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선거 판을 흔들 만한 '중량급 인사'가 전면에 나서지 않는다면 경쟁 구도를 만들기 쉽지 않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국민의힘은 한동훈 전 대표 제명 문제를 둘러싸고 내부 갈등까지 드러낸 상태다. 당 지도부가 '당원 게시판 의혹' 등을 이유로 한 전 대표의 제명을 강행하자 이에 반발한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이 "민주주의 파괴이자 정치적 숙청"이라며 집단 행동에 나섰다.

    특히 김종혁 전 최고위원, 배현진 의원 등 측근 인사들에 대한 추가 징계까지 이어지면서 당은 선거 전략을 고심하기도 전에 사실상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져들었다.

    외부적으로는 인물 부재에 시달리고 내부적으로는 계파 싸움에 매몰된 상황에서 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유권자의 신뢰를 회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경기도민이 이번 선거에서 기대하는 것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생활을 바꿀 수 있는 정책이다.

    위 여론조사 결과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취업·결혼·출산 등 청년 문제'가 23.2%를 기록했다. 

    '지역 및 민생경제 악화'(21.3%)도 두 번째로 중요한 현안으로 꼽혔다. 이 항목은 50대(29.9%)와 60대(30.4%)에서 특히 높았다. 

    결국 각 진영의 후보들이 장바구니 물가와 지역 경제 회복에 대한 구체적 해법을 제시해야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뜻이다.
  • ▲ 국가 핵심 프로젝트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둘러싼 이전 논란이 불거지는 가운데 지난달 9일 경기 용인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공사 현장에서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국가 핵심 프로젝트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둘러싼 이전 논란이 불거지는 가운데 지난달 9일 경기 용인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공사 현장에서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서성진 기자
    이러한 상황에서 민주당 지지세에 영향을 줄 변수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논쟁이 급부상했다. 조사 결과 경기도민의 46.7%가 이전에 반대했고, 용인이 포함된 권역4에서는 반대가 53.8%로 나타났다. 지역 산업과 일자리에 직결된 문제인 만큼 민감도가 높다.

    논란을 확산시킨 것은 김 지사와 같은 당 소속 의원들의 발언이다. 신정훈(전남 나주·화순) 의원은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삼성과 SK의 2단계 반도체 공정을 용인이 아닌 전남광주통합특별시로 불러 오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치력으로 정부를 설득하고 반도체 공정을 유치하겠다"고 덧붙였다.

    안호영(전북 완주·진안·무주) 의원도 같은 날 "우리는 왜 반드시 '용인 반도체 메가팹(Mega-fab)' 유치에 사활을 걸어야 할까"라며 "수도권으로 향하던 인구의 흐름을 되돌릴 수 있는 유일한 산업 카드가 바로 시스템반도체 생산 팹이다. 전북의 100년 미래 먹거리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정부 움직임까지 더해지면서 논란은 확대되는 양상이다. 국무총리실 산하 사회대개혁위원회는 '광장시민과 함께하는 정책토론마당'에서 오는 26일 2차 토론회를 열고 용인 반도체를 의제로 삼겠다고 예고했다.

    경기도 입장에서는 핵심 산업을 다른 지역으로 옮길 수 있다는 불안감과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상일 용인시장은 지난 11일 "국무총리실 시민사회비서관실과 사회대개혁위원회가 수상한 일을 꾸미고 있다"며 "특정 정치성향의 사람들과 국가산단 추진 과정도 잘 모르는 사람들, 반도체산업 특성도 깊이 알지 못하는 선무당 같은 이들이 대부분일 것으로 예상되는 소위 '광장시민'에게 '용인 국가산단 타당성 검토'를 시킨다는 것이 사리에 맞는 일이냐"고 비판했다.

    민주당 안에서도 이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준호 의원은 12일 "국가 전략 산업을 지역 간에 나눠 갖자는 발상은 산업 정책을 정치적 거래 대상으로 전락시킨다"며 "반도체는 용인에서 추진하자. 이 결정은 바꾸지 않는다. 바꿔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사에 언급된 조사는 지난달 31일 하루 동안 경기도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CATI) 방식으로 실시했다.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했고, 성·연령·지역별 비례 할당 무작위 추출 방식이다. 응답률은 10.0%,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