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대상 대출·파생상품 업체비트코인 연초 대비 22% 하락2022년 '크립토 겨울' 재현 우려
  • ▲ 비트코인. ⓒAFP 연합뉴스
    ▲ 비트코인. ⓒAFP 연합뉴스
    미국의 가상화폐 대출업체 블록필스가 비트코인 급락 여파로 고객 예치 및 출금을 일시 중단했다. 기관 투자자 2000여 곳이 거래해온 업체라는 점에서 시장 전반의 유동성 경색 우려가 커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은 11일(현지시각) 블록필스가 최근 비트코인 가격 급락에 따른 시장 불안 속에서 고객 자금 입출금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해당 중단 조치는 지난주 시행된 뒤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으며 현물 및 파생상품 거래에서 포지션 개설·청산 등 일부 거래는 계속 가능하다고 전했다.

    시카고에 본사를 둔 블록필스는 헤지펀드와 자산운용사 등 기관 투자자를 상대로 대출과 파생상품 거래를 제공하는 업체다. 옵션 상품은 가상화폐 보유액이 1000만 달러(약 145억원) 이상인 고객만 이용할 수 있다. 이 회사의 지난해 거래 규모는 611억 달러(약 88조4000억원)에 달한다.

    블록필스는 성명을 통해 "최근 시장과 금융 환경을 고려해 고객과 회사를 보호하기 위해 지난주 임시로 예치 및 출금을 중단했다"며 "투자자 및 고객과 협력해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고 플랫폼 유동성을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가상화폐 시장은 최근 미국 증시의 투매 흐름과 맞물려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은 12일 오전 11시 14분 기준 6만7663.60달러에 거래돼 연초 대비 약 22.6% 하락했다.

    이번 블록필스의 입출금 전면 중단은 2022년 테라-루나 사태와 FTX 파산을 떠올리게 하는 대형 악재로 평가된다.

    2022년 테라-루나 붕괴 이후 거액을 빌려 투자에 나섰던 거대 헤지펀드 3AC가 파산했고, 자금을 빌려준 셀시우스 등 대출업체들도 출금 중단과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이어 11월에는 거래소 FTX가 고객 자금 유용으로 파산하며 블록파이와 제네시스 등 관련 업체들까지 연쇄 붕괴했다.

    FT는 2022년 '크립토 겨울' 당시에도 주요 가상화폐 업체들이 잇따라 출금을 중단한 전례가 있다고 전했다. 당시 미국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가상화폐 시가총액이 약 70% 증발한 바 있다.

    블록필스는 미국 사모펀드 서스퀘하나와 세계 최대 파생상품 거래소 운영사 CME그룹이 투자한 회사다. 기관 중심 가상자산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은 업체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