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도전' 박형준의 정체된 지지율'장관 프리미엄' 업은 전재수의 맹추격 설 민심은 '변화'와 '안정' 사이 줄타기
  • ▲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9일 부산 북구 만덕나늘목에서 열린 만덕~센텀 고속화도로 개통식에 참석해 박형준 부산시장과 인사하는 모습. ⓒ뉴시스
    ▲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9일 부산 북구 만덕나늘목에서 열린 만덕~센텀 고속화도로 개통식에 참석해 박형준 부산시장과 인사하는 모습. ⓒ뉴시스
    민족 대명절 설을 앞둔 부산 민심의 기류가 예사롭지 않다. 현직 박형준 부산시장의 '3선 가도'에 강력한 경고등이 켜졌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보수·우파 정당의 '텃밭'이라 불린 부산이지만, 이번 설 연휴 밥상에서 오갈 정치 화두는 무조건적 지지가 아닌 '냉정한 평가'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정치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설 연휴 직전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박 시장을 오차 범위 밖에서 앞서거나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는 결과가 잇따라 나오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대안론'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부산언론인연합회의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이너텍시스템즈가 지난 5~6일 실시한 차기 부산시장 후보 적합도 조사 결과 전재수 의원은 34.1%, 박형준 시장은 21.1%를 기록했다.

    양자 가상대결에서도 전 의원의 강세는 이어졌다. 전 의원은 46.7%, 박 시장은 38.4%의 결과를 얻었다. 이 밖에 국민의힘 주진우(11.4%), 김도읍(9.5%) 의원 등이 뒤를 이었다. 보수·우파의 강세 지역이라 불린 부산 지역에서 현직 시장이 야당 후보에게 오차 범위 밖에서 뒤처지는 것은 흔한 장면이 아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현직 프리미엄'의 약화와 '3선 피로감'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한다. 박 시장은 지난 민선 8기 동안 '글로벌 허브도시 부산'이라는 비전을 제시하며 가덕도 신공항, 북항 재개발 등 굵직한 현안을 이끌어 왔다. 그러나 엑스포 유치 실패 이후 시민들이 느끼는 실질적인 경제 체감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장관 프리미엄'을 업고 귀환한 전 의원은 '낙동강 벨트'를 넘어 원도심과 동부산권까지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해수부 장관 시절 보여준 해양 수산 분야의 전문성과 특유의 '친근한 이웃' 이미지가 중도층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특히 최근 불거진 '통일교 관련 금품 수수 및 밀착 의혹'에 대해 전 의원이 "정치적 공작"이라며 정면 돌파를 선택한 것이 시민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는 평도 있다. 장관 직을 내려놓으면서까지 배수진을 친 그의 행보는 오히려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효과를 내고 있다.

    박 시장의 지지율이 정체되자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균열이 감지된다. 이른바 '필승 카드'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다. 6선의 조경태 의원과 4선 김도읍 의원, 초선 주진우 의원이 잠재적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이유다. 다만 김도읍 의원은 부산시장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경쟁은 박형준 시장과 조경태 의원(부산 사하을), 주진우 의원(부산 해운대갑)의 3파전으로 치러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조 의원은 요청이 있으면 출마를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시민들의 부름이 있으면 응답을 해야 할 것"이라며 "아직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주 의원도 출마 가능성을 열어둔 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의원실 관계자는 "역동적 경선 없이 부산시장 후보를 추대하면 변화의 열망을 담아내기 어렵다"며 "출마를 염두에 두고 고민 중에 있고 설 민심을 청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 ▲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9일 부산 북구 만덕나늘목에서 열린 만덕~센텀 고속화도로 개통식에 참석해 축하 퍼포먼스를 한 뒤 박형준 부산시장과 무대를 내려오는 모습. ⓒ뉴시스
    ▲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9일 부산 북구 만덕나늘목에서 열린 만덕~센텀 고속화도로 개통식에 참석해 축하 퍼포먼스를 한 뒤 박형준 부산시장과 무대를 내려오는 모습. ⓒ뉴시스
    민주당 내에서는 전재수 의원이 사실상 독주하는 형국이지만, 통일교 의혹과 보수·우파 성향이 강한 부산의 특성을 고려할 때 추가 경쟁자가 등장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여권 일각에서는 당내 다른 후보들과의 경합 가능성, 그리고 남은 변수로 조국혁신당 등 범여권 분열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

    지역 현안도 선거 국면에서 중요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만덕~센텀 도시고속화도로 개통식에서 박 시장과 전 의원이 대면하며 본선 경쟁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두 사람 모두 지역 인프라 성과를 홍보하며 인물론 경쟁이 부각될 가능성이 커졌다.

    부산·경남 행정 통합 논의도 이번 선거의 변수다. 최근 국회에서 개최된 토론회에서 행정 통합 방식과 속도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졌다. 여권이 통합 추진 속도를 강조하자 지역 정치권과 보수·우파 진영 인사들이 원칙과 절차를 중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박 시장은 지난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부산·경남 행정 통합의 방향과 과제'에 참석해 "행정 통합은 단순히 행정구역을 합치는 문제가 아니라 권한의 주체를 바꾸는 문제"라며 재정권, 인사권 등 중앙정부 권한의 지방 이양을 촉구했다.

    확실한 것은 부산이 이번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이자 2027년 대선의 향방을 가늠할 풍향계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부산은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되는 시대는 이제 끝났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시민들은 더는 정당의 색깔만 보고 투표하지 않는다는 것이 부산 지역 출신 의원들의 공통된 견해다. 내 지갑을 채워줄 정책, 내 아이의 미래를 담보할 비전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