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자기 정치가 당정 협력 혼선" 출마 선언친청 공세 시작 … 계엄 해제 표결 불참 꺼내"감기약 먹고 잤다는데 약 성분이 무엇이냐"위기감 고조 분석 … 박지원 "더 나쁜 짓"김민석은 "큰 대세 형성되고 있다" 여유
  • ▲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지난 6일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출마 선언 중 안경을 고쳐 쓰는 모습. ⓒ이종현 기자
    ▲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지난 6일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출마 선언 중 안경을 고쳐 쓰는 모습. ⓒ이종현 기자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당권 도전을 공식 선언하면서 친청(친정청래) 인사들의 공세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김 전 총리가 비상계엄 선포 당시 해제 국회 표결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비판에 '뉴이재명'(이재명 대통령 강성 지지층)을 향한 포문까지 열면서 전당대회가 신·구 주류의 세력 대결로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 전 총리는 7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자신을 향한 비판 강도가 강해지는 것을 두고 "저는 국민의힘에서 누가 얘기하나 그렇게 생각했다"며 "마치 대장동 사건을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허위 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이고 '저런 식으로 정치를 하면 좀 어려워질 텐데' 이러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친청계에서는 김 전 총리의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당시 행적을 문제 삼았다.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가까운 이성윤 민주당 최고위원은 전날 김 전 총리의 출마 선언 후 "민주당 의원과 계엄 선포 직전에 통화를 했다고 하는데 그럼 즉시 국회로 달려와야 하지 않았나"라면서 "감기약을 드시고 주무셨다고 하는데 그 성분이 무엇이냐"고 꼬집었다. 

    김 전 총리는 계엄 해제 표결 당시 참여하지 못했다. 그는 당시 논란이 불거지자 불참 이유에 대해 "과로로 감기에 걸려 감기약을 먹고 일찍 잠들었다"며 "소식을 듣고 곧바로 국회로 향했고 진입이 어려워 국회 담을 넘어 들어갔지만 이미 표결이 끝난 뒤였다"고 해명했다.

    표결에는 참여하지 못했지만 영문 성명을 통해 계엄 해제를 요구했고, 표결 직후 당 최고위원회에도 정상적으로 참석했다는 입장이다.

    친여·친명(친이재명) 시민단체로 불리는 '사법정의 바로세우기 시민행동'이 오는 8일에 이 최고위원을 정보통신망법상 허위 사실 적시 명예훼손으로 고발할 예정이다.

    이들은 "당권을 장악해 차기 총선 공천에서 자기 계파 혜택을 기대하고 정 전 대표의 강력한 라이벌인 김 전 총리를 허위 비방했다"고 했다.

    계엄 해제 표결 논란과 함께 정 전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은 김 전 총리의 출마 선언에 맞춰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 전 총리는 전날 광주와 서울에서 두 차례나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지난 1년, 자기 정치의 폐해가 당과 당정 협력을 혼선에 빠뜨렸다. 하나하나 차근차근 정리해 가야 한다"면서 출마의 변을 내놨다.

    당 복귀 엿새 만에 출마 선언에서 전임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에 정 전 대표가 당권을 쥐던 시절 비서실장이던 한민수 민주당 의원은 즉각 반응했다.

    한 의원은 "출마의 첫 자리에서부터 시대착오적이고 유체이탈식 발언을 나열하는 모습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며 "정치적 이해 득실을 앞세워 지난해 8월 2일부터 1년 간 당정청이 원팀, 원보이스로 쌓아 온 협력과 검찰, 언론, 사법 개혁의 성과 전체를 부정하고 폄훼하려는 시도"라고 지적했다.  
  • ▲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연임 도전을 위한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자리에서 떠나는 모습. ⓒ이종현 기자
    ▲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연임 도전을 위한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자리에서 떠나는 모습. ⓒ이종현 기자
    당내에서는 김 전 총리를 향한 공세가 정 전 대표의 'NO 네거티브' 선언 이후 진행됐다는 점에서 문제가 제기된다.

    정 전 대표는 전날 김 전 총리 출마 선언 직후 "네거티브를 하지 않겠다"며 "단결의 언어, 동지의 언어만 쓰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자신들의 측근으로 꼽히는 사람들이 김 전 총리를 공격하고 나선 것에는 아무런 대응이 없는 상태다.

    이에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정 전 대표의 선언에 "믿을 수가 없다"고 평했다. 그는 "지금 정 전 대표 측근들이 세게 김 전 총리를 공격하고 있지 않느냐"면서 "표리부동하다. 이건 더 나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전 총리 측도 불쾌함을 드러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그저 막 나가지 말자. 무슨 계파의 호위 무사들처럼"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럼에도 정 전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에게서는 공개적으로 이 대통령의 지지층과 중도 확장 정책에 불만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했다. 

    조승래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을 사사건건 비난했던 사람들, 윤 어게인을 외쳤던 사람들을 포용하자고 외치면서 지난 12·3 내란의 밤에 사선을 같이 넘었던 내부의 동지들을 죽이지 못해서 쫓아내지 못해서 안달난 사람들처럼 해서는 되겠나"라고 비판했다. 

    친청 인사들의 공세는 정 전 대표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김 전 총리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 전 대표를 앞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민주당 당원의 3분의 1이 몰린 호남에서도 김 전 대표가 치고 나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실례로 오마이뉴스가 여론조사기관 에스티아이(STI)에 의뢰해 지난 4~5일 전북특별자치도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김 전 총리가 44.2%의 지지를 얻었다. 반면 정 전 대표는 20.4%를 기록했다.

    지난해 대선부터 호남에 공을 들인 정 전 대표 입장에서는 실망스러운 성적표다. 반등이 필요한 만큼 김 전 총리를 향한 공격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권리당원 1인 1표제'를 주도했던 정 전 대표가 당원들의 지지를 끌어내야 하는 만큼 강성 당원들의 목소리를 투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당대회 결과가 차기 총선 공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양측 모두 배수의 진을 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음 달 17일 전당대회에서 선출되는 민주당 대표는 제23대 총선 직후인 2028년 8월까지 임기를 보장받는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한 달 남은 시간 동안 정 전 대표가 김 전 총리를 향해 어느 정도의 선을 넘어가는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정 전 대표 지지층의 요구를 충족시키려면 결국 야당의 공세에 준하는 모습이 필요하겠지만 정치 미래를 다 걸어야 할 결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전 총리 측은 여유 있게 판세를 관망하고 있다. 일찌감치 '대세론'을 언급하며 당의 혁신을 강조하고 나섰다. 

    그는 "민심과 당심, 1인 1표심 다 똑같이 나올 것이라고 본다"며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바라고 있고, 그것을 위해 당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큰 대세가 형성돼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