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응원에 6개월 출전 정지, 교육적 조치 넘어선 처분""호남의 자산은 민주주의 상징성…국민 공감 잃어선 안 돼""처벌·금지보다 자유로운 토론과 사회적 설득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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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동식 지역평등시민연대 대표. ⓒ정상윤 기자
"학생들의 부적절한 표현이 있었다면 교육적으로 바로잡으면 될 일이다. 그런데 선수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중징계로 대응하는 것은 과도하다."호남 출신의 우파 논객인 주동식 지역평등시민연대 대표는 최근 서울 배재고등학교 야구부 응원 논란과 관련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의 6개월 출전 정지 징계가 과도하다고 비판했다. 주 대표는 6일 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가 단순한 학생 지도 문제를 넘어 5·18 민주화운동과 호남을 둘러싼 사회적 인식, 표현의 자유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앞서 배재고 야구부는 지난달 29일 서울 양천구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광주제일고와 경기를 치르는 과정에서 일부 학생들이 5·18 민주화운동을 희화화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는 응원 구호를 외쳐 논란이 됐다. 이후 배재고는 사과문을 발표했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배재고 야구부에 6개월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주 대표는 이번 징계에 대해 "학생들의 앞길이 걸린 문제인 만큼 더 신중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가 있었다면 누가 어떤 행동을 했는지, 학교와 지도자는 어떻게 대응했는지 등을 따져 교육적 조치를 하는 것이 맞다"며 "정확한 상황 파악 없이 여론에 밀려 징계부터 내린 것은 책임 있는 어른들의 모습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주 대표는 이번 사태가 호남과 5·18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호남의 가장 큰 자산이 '민주주의와 희생의 상징성'"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그 상징성이 특정 진영의 정치적 자산처럼 활용될 경우 국민적 공감이 약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주 대표는 이번 사태를 두고 한국 사회의 분열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주장했다. 그는 "서로 다른 의견을 인정하기보다 상대를 배제하려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며 "호남 역시 5·18의 상징성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국민적 공감을 넓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
- ▲ 배재고등학교 전경. ⓒ정상윤 기자
▲다음은 주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배재고 야구부 응원 논란을 처음 접했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이번 사태를 보면서 기성 정치세력이 상당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어린 학생들이 응원 과정에서 외친 구호에 대해 이 정도로 강하게 대응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문제가 되는 표현이 있었다면 지적하고 교육적으로 바로잡을 필요는 있다. 다만 이를 징계와 사회적 비난으로 몰아가는 방식은 정상적인 대응으로 보기 어렵다. 정치권뿐 아니라 사회 주류가 아래 세대의 움직임을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호남 출신으로서 이번 사건을 어떻게 바라봤나."호남이 스스로의 정당성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우려가 든다. 저 역시 고향이 호남이고, 평소 호남을 비판하는 입장이지만 호남이 이런 식으로 사회적 신뢰를 잃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 호남의 가장 큰 자산은 민주주의와 희생의 상징성이다. 그런데 그 상징성이 특정 진영의 정치적 자산처럼 활용되면 국민적 공감을 얻기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5·18의 상징성도 국민 다수의 공감 위에서 유지돼야 한다고 본다."—이번 응원을 단순한 학생들의 장난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하나."그것을 장난이냐 아니냐로 규정하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행동의 결과를 놓고 판단해야 한다. 학생들이 어떤 의도로 그런 말을 했는지까지 추정해 평가하고 처벌하는 방식은 신중해야 한다. 더구나 한두 명도 아니고 여러 학생의 생각을 하나의 의도로 단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부적절한 표현이 있었다면 교육적으로 지도하면 될 일이지, 학생들의 속마음까지 재단하려 해서는 안 된다."—청소년 사이에서 5·18이나 지역 혐오 표현이 놀이처럼 소비되는 현상을 어떻게 보나."그 현상을 단순히 혐오로만 규정해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본다. 청소년들이 왜 그런 표현을 놀이처럼 소비하게 됐는지 그 배경을 봐야 한다. 제도권 언론이나 지식인 사회에서 다루지 않는 불만이 인터넷 문화나 밈의 형태로 표출되는 측면이 있다. 물론 표현 방식 자체에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 표현만 처벌하고 금지한다고 해서 밑바닥에 있는 불만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더 은밀하고 왜곡된 방식으로 확산될 수 있다."—이번 사건에 인터넷 커뮤니티와 밈 문화의 영향이 있었다고 보나."영향은 있었다고 본다. 다만 인터넷 커뮤니티나 밈 문화를 무조건 죄악시하는 방식은 효과가 없다고 생각한다. 어떤 표현을 금지한다고 해서 그 정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특정 역사나 정치적 상징을 지나치게 성역화하면 청소년들 눈에는 그것이 풍자와 조롱의 대상으로 비칠 수 있다. 이런 문제는 단속보다 열린 토론과 사회적 설득으로 풀어야 한다."—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의 배재고 야구부 6개월 출전 정지 징계를 어떻게 평가하나."과도한 징계라고 생각한다. 어린 학생들이 부적절한 응원을 했다면 교육과 지도가 우선돼야 한다. 그런데 6개월 출전 정지는 학생들의 선수 생활과 장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징계다. 정확한 동기와 상황을 충분히 파악하지 않은 채 여론에 밀려 징계부터 내린 것은 책임 있는 어른들의 모습이라고 보기 어렵다. 원칙보다 여론을 지나치게 의식한 결정처럼 보인다."—일부 학생의 행동으로 선수단 전체가 징계를 받은 것은 적절했다고 보나."징계 자체가 과도했다고 본다. 일부 학생의 행동을 이유로 선수단 전체가 책임지는 방식 역시 납득하기 어렵다. 문제가 있었다면 누가 어떤 행동을 했는지, 학교와 지도자는 어떻게 대응했는지 등을 따져 교육적 조치를 하는 것이 맞다. 학생들의 앞길이 걸린 문제인 만큼 더욱 신중했어야 한다."—이번 사건이 호남과 5·18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부정적인 인식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호남과 비호남의 갈등이 더 깊어지는 것이다. 호남 안에도 다양한 생각이 있을 수 있고, 5·18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도 하나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 반대 의견이나 비판적 시각을 모두 배척하는 분위기가 강해지면 오히려 호남과 5·18의 상징성은 약해질 수 있다. 호남에도 진실을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교육당국은 역사·인권교육 강화를 대책으로 내놨다. 이런 방식이 재발 방지에 효과가 있다고 보나."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5·18은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는 사안이다. 이런 상황에서 특정한 관점을 주입하는 방식의 교육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오히려 반발을 키울 수도 있다. 역사교육이 필요 없다는 뜻이 아니다. 다만 교육은 다양한 의견이 자유롭게 논의되는 방식이어야지, 처벌과 금지를 앞세워서는 안 된다. 말과 생각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이번 사건을 바라보며 가장 우려되는 점은 무엇인가."이번 사태는 한국 사회의 분열이 얼마나 깊어졌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한다. 서로 다른 의견을 인정하기보다 상대를 배제하려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 대한민국은 헌법과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기본적 합의 위에 서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그 합의가 흔들리고 있다. 호남 역시 5·18의 상징성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국민적 공감을 넓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호남이 더 소외되고 사회적 갈등도 더 커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