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오송금, 내 돈 아니다고의 여부가 핵심 쟁점반환하면 참작 가능성출처 확인이 최선 대응
  • ▲ 누군가 잘못 송금한 돈을 내가 써버린다면 횡령죄가 성립할까? ⓒEPA 연합뉴스
    ▲ 누군가 잘못 송금한 돈을 내가 써버린다면 횡령죄가 성립할까? ⓒEPA 연합뉴스
    [편집자주] 이거 불법인가요?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궁금증을 가져봅니다. 하지만 법은 어렵고, 판례는 더 어렵습니다. '정혜영의 생활법률.zip'은 실제 사례와 판례를 통해 일상 속 법률 궁금증을 쉽고 명확하게 풀어드립니다. 뉴스로 끝나는 법이 아닌, 내 삶에 필요한 법 이야기를 전합니다. '정혜영의 생활법률.zip' 연재물을 통해 독자 여러분이 법 때문에 '함정'에 빠지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모르는 사람한테서 돈이 들어왔네."

    회사원 A씨는 어느 날 자신의 계좌에 70만 원이 입금된 사실을 확인했다. 가족도, 지인도, 거래처도 아닌 낯선 이름이었다.

    '누가 잘못 보냈겠지.'

    대수롭지 않게 여긴 A씨는 며칠 동안 송금인의 연락을 기다렸다. 그러나 연락은 없었고, 카드 결제일이 다가오자 결국 입금된 돈을 생활비와 카드값으로 사용했다.

    얼마 뒤 송금인으로부터 "착오로 돈을 잘못 보냈다"는 연락이 왔다. 이미 대부분의 돈을 써버린 뒤였다.

    A씨는 "내 통장에 들어온 돈인데 무슨 문제가 되느냐"고 항변했지만 결국 재판에 넘겨졌다.

    잘못 입금된 돈을 쓴 것만으로 횡령죄가 성립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럴 수 있다.
  • ▲ 착오 송금된 돈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임의로 사용한 행위는 횡령에 해당한다. ⓒ뉴데일리DB
    ▲ 착오 송금된 돈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임의로 사용한 행위는 횡령에 해당한다. ⓒ뉴데일리DB
    ◆ 횡령죄 성립 여부, 판례는 이렇게 봤다

    대법원은 2010도891 판결에서 착오 송금된 돈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임의로 인출하거나 소비했다면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사건은 회사 직원이 거래처에 송금해야 할 약 3억9000만 원을 전혀 관계없는 사람의 계좌로 잘못 송금하면서 시작됐다. 계좌 명의인은 자신과 아무런 거래 관계가 없는 돈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인출해 사용했다.

    대법원은 "착오 송금으로 입금된 돈은 계좌 명의인의 소유가 아니"라며 "계좌 명의인은 송금인의 돈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으므로 이를 임의로 소비한 행위는 횡령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이 같은 법리는 최근 하급심에서도 그대로 적용됐다.

    광주지법은 착오 송금된 200만 원을 생활비와 주유비 등에 사용한 20대 B씨에게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B씨는 다른 사람에게 송금하려던 돈이 자신의 계좌로 잘못 입금됐다는 사실을 입금자명 등을 통해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이를 반환하지 않고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피해가 회복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면서도, 피고인에게 별다른 처벌 전력이 없고 반성하는 점 등을 고려해 벌금형을 선고했다.

    사람들은 "내 계좌에 들어왔으니 내 돈 아니냐"고 생각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다르다.

    핵심은 '내 계좌에 돈이 들어왔는지'가 아니라 '착오 송금인 줄 알고도 자신의 돈처럼 사용했는지'다.

    수사기관과 법원은 ▲입금 사실을 언제 인식했는지 ▲반환 요청을 받았는지 ▲입금된 돈을 언제, 어떤 용도로 사용했는지 등 객관적인 정황을 종합해 고의 여부를 판단한다.

    반대로 착오 송금 사실을 알게 된 직후 은행이나 송금인에게 알리고 반환 절차를 밟았다면 형사책임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 변호사는 이렇게 말합니다

    전민재 법무법인 트리니티 변호사는 착오 송금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은 '고의'라고 설명했다.

    전 변호사는 "형사처벌은 결과만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고의가 인정돼야 한다"며 "계좌에 돈이 들어온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카드 결제 등으로 잔액이 줄어든 경우라면 고의를 인정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대로 입금 알림을 받았거나 평소 잔액이 거의 없던 계좌에 수백만원이 들어오는 등 누가 봐도 자신의 돈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그 돈을 사용한 행위는 고의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 "소액의 입출금이 잦은 계좌라면 특정 금액이 착오 송금된 사실을 인식했는지 수사기관이 입증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며 "입금 금액과 계좌 이용 형태, 입금 사실을 알게 된 경위 등 개별 사정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 ▲ 정혜영의 생활법률.zip은 실제 사례와 판례를 통해 일상 속 법률 궁금증을 쉽고 명확하게 풀어드립니다. ⓒChatGPT
    ▲ 정혜영의 생활법률.zip은 실제 사례와 판례를 통해 일상 속 법률 궁금증을 쉽고 명확하게 풀어드립니다. ⓒChatGPT
    ◆ 뒤늦게 돌려주면 괜찮을까

    착오 송금된 돈을 이미 사용한 뒤 반환했다면 형사책임은 어떻게 될까.

    전 변호사는 "횡령죄는 범죄가 성립한 뒤 돈을 갚았다고 해서 범죄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피해자에게 전액을 반환하고 처벌불원 의사를 받는다면 수사 실무상 기소유예나 불기소 처분으로 종결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금액이 크거나 같은 행위가 반복됐다면 뒤늦게 돈을 갚더라도 처벌을 피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생활법률 요약.zip

    의심되는 돈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출처를 알 수 없는 돈이 입금됐다면 우선 그대로 두고 은행이나 송금인에게 문의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입금 사실을 인지한 뒤에도 사용하지 않으려 했다는 점은 자신의 선의를 보여주는 중요한 정황이 될 수 있다.

    모바일뱅킹과 간편송금 이용이 늘면서 착오 송금도 더 이상 낯선 일이 아니다. 실수로 다른 사람 계좌에 5만원 이상 1억원 이하의 돈을 보냈을 때는 예금보험공사의 '착오송금 반환지원제도'를 통해 돌려받을 수 있다.  

    *이 기사는 AI의 도움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