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사퇴 이사 수용하기로"
  •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4월 15일 청와대에서 규제합리화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 앞서 이병태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에게 위촉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4월 15일 청와대에서 규제합리화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 앞서 이병태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에게 위촉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5·18이 성역이 됐다"는 발언으로 논란이 된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의 이병태 부위원장이 6일 사퇴했다.

    청와대 강유정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단에 보낸 공지를 통해 "이 부위원장이 사퇴 의사를 전했으며, 청와대는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부위원장도 사임 의사를 밝힌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 직을 사임하며'라는 입장문을 올려 "최근 제 개인 SNS에 게시된 글이 사회적 논란과 정치적 공방으로 확산됐고, 이로 인해 임명권자와 정부에 부담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판단과 자진 사퇴 권고에 따라 고심 끝에 부위원장 직을 내려놓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이재명 정부에 합류했던 이유는 진영으로 나뉘어 전쟁하듯 적대시하는 양극화 정치를 타파하고, 국민 통합을 이루겠다는 대통령의 진정성을 믿었기 때문"이라며 "평소 보수적 시각에서 진보 정책을 강하게 비판해온 저로서는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러나 정치적 양극화를 완화하고 청년들이 절망하는 경제의 미래를 바꾸는 데 미력이나마 보태는 것이 국민의 일원으로서 보람된 의무라 믿었다. 그런 만큼 저를 비롯해 영입된 보수 성향 인사들이 뜻을 펼치지 못하고 물러나는 모습이 반복되는 것이 국민 통합이라는 대의에 부합하는지 깊은 고뇌가 있었음을 고백한다"고 했다.

    이 부위원장은 "제가 이해한 저의 소임은 보수적 시각에서 정부의 정책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중심을 잡고, 규제 개혁과 경제 정책에 대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 것이었다. 문제의 발단이 된 배재고 응원 구호 관련 글 역시 그 연장선에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어린 학생들의 스포츠 경기에 쓰인 간단한 구호마저 정치적 도구와 진영 간 이념 대결로 비화하는 현상을 보며, 우리 사회가 서로 다른 의견에 조금만 더 유연하고 관대해지기를 호소하고자 했던 것이 제 본의였다"며 "그러나 결과적으로 제 의도와 무관하게 갈등을 증폭시키는 꼴이 됐고, 정치적 민감성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 제 불찰"이라고 말했다.

    이 부위원장은 "사임 권고를 수용하기까지 깊이 고심한 이유는 두 가지"라며 "첫째, 이번 사퇴는 명확한 해촉 사유에 해당하지 않아 법치주의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부당한 정치적 공세에 밀려 사임하는 선례를 남기는 것이, 향후 정치 권력의 무도한 횡포를 용인하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 두려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둘째, 저의 사퇴가 표현의 자유와 다양성을 포용하는 성숙한 민주주의가 필요하다는 문제 제기를 스스로 부정하는 모양새가 될까 염려스러웠다. 저는 여전히 우리 사회가 생각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믿으며, 필요한 화두를 던졌다는 자부심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모두에게 성역은 있다. 하지만 자신과 일부 집단의 성역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사회가 되어서는 안 된다. 특히 권력이 이를 강요하지 않는 것이 민주주의의 본질이다. 자유와 방종의 경계마저 권력과 집단이 자의적으로 정의하기 시작하면 그것이 바로 전체주의의 시작이다"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저는 비록 자진 사퇴의 형식을 빌려 물러나지만, 앞으로도 개인과 기업 모두가 진정으로 자유로운 나라를 꿈꾸며 살아가겠다. 그동안 보내주신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송구하다"고 말했다.

    앞서 청와대는 이날 "책임과 권한이 큰 대통령 직속 위원회에 임명된 주요 구성원으로서 정부의 국정 기조에 부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함을 강조하고 경고 조치를 시행했다"며 "이후 사안이 매우 엄중한 까닭에 이병태 부위원장의 사퇴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이 부위원장은 최근 배재고가 광주제일고와의 경기 도중에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응원 구호를 외쳤다는 이유로 6개월 출전 금지 징계를 받자 SNS에 "5·18이 성역이 됐다"며 "북한의 모습"이라고 적어 논란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