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학생의 장난에 가까운 일탈도 수용 못 하나""김일성 사진 비에 젖는다며 울부짖는 북한 모습"
  • ▲ 이병태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4월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규제합리화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뉴시스
    ▲ 이병태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4월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규제합리화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뉴시스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의 이병태 부위원장이 배재고 야구부의 중징계 사태에 대해 "5·18이 성역이 됐다"며 "북한의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이 부위원장은 우파 진영 논객 출신이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발탁한 정부 총리급 인사로,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는 '과도하다'는 비판에 힘을 실었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부위원장은 지난 2일 페이스북에 "고등학교 야구 라이벌전에서 스타벅스 논란을 경쟁팀 조롱에 활용했다는 학생들의 일탈을 처리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은 무엇인가"라고 적었다.

    그는 "역사의 성역화로 어린 학생들의 장난에 가까운 일탈도 수용이 안 되고 어른들의 '정치'가 됐다"면서 "이 모습은 대한민국보다 김일성 사진이 나온 신문이 비에 젖는 것을 보고 울부짖는 북한의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많은 종교는 인간이 만든 교리를 이유로 그 교리에 의문을 다는 사람들을 이단의 신성모독을 이유로 사회에서 추방하고 때로는 산 채로 불태워 죽였다"며 "성역이 존재하면 이런 일들이 벌어진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이들(배재고 야구부)의 행위가 '5·18 자체'가 아니라 '스벅 논란'에 대한 풍자로 이해될 수도 있는 사안"이라며 "이처럼 여유 없는 세상이 그리 좋아 보이나. 성역은 신성 모독의 처형을 정당화한다"고 꼬집었다.

    이 부위원장에 비판에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이 부위원장이 묻네요. '5·18은 성역입니까.' 답해드립니다. '네 맞습니다. 민주주의의 성역입니다"라고 적었다.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이 부위원장에 대한 해임 요구가 빗발치자 이 부위원장은 이날 새벽 페이스북에 재차 글을 올리고 "내 의견의 핵심은 '표현의 자유'다. 이는 인간의 보편적 기본권 중에 하나"라며 "비판도 표현의 자유다. 하지만 발언을 근거로 '처벌'은 기본권의 부인이다. 그래서 성역의 위험성을 거론했다"며 반박했다.

    그는 "이 발언이 처벌받아야 한다는 기본권의 부정은 광주 '민주화' 운동이 추구했던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이 된다"라며 "기본권이 지켜지지 않는 사회는 민주적 사회가 아니다"라고 재차 지적했다.

    앞서 서울 배재고 야구부의 일부 학생 선수들은 지난달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 광주일고와 경기 중 상대 더그아웃을 향해 "스타벅스 가야지"라고 외쳤다.

    이에 정치권 등에서는 지난 5월 스타벅스 코리아의 탱크데이 이벤트를 연상하게 하는 조롱성 구호라는 주장이 일었고, 사태는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을 징계하는 처사로 이어졌다. 이 징계로 배재고 야구부는 6개월간 출전을 정지당했다.

    이에 야권을 중심으로 과도한 조치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6개월 출전정지 조치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충분한 고려 없이 집권 여당의 정치적 압박에 과도하게 반응한 것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당연히 재고하는 것이 옳다"며 “존중은 획일적 인식의 강요나 '닥치고 처벌'을 통해 강제 조성된 성역화로써 성취되는 게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페이스북에 "얼마 전까지 선배 패고, 경찰 패고, 말리는 시민 패고 5·18 핑계를 대는 오만한 서울시장 후보를 봤다. 지금은 대통령이 5·18 전야제를 새천년NHK에서 혈기 넘치는 방법으로 기념한 분을 당 대표로 미는 모습을 본다"라며 "그런 모습들이 학생들에게 5·18을 가볍게 보이게 만들었나 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