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전 주문받은 與 필리버스터 종료법 만지작헌정사 첫 필리버스터, 1964년 김대중이 시작 '김대중 정신' 신봉하는 민주에 내로남불 비판野 "오만한 독주의 대가, 매서운 심판 받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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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가운데)과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법안 처리가 늦다는 지적을 받아온 더불어민주당이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 무력화를 통해 입법 속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민주당이 추앙하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처음으로 시작한 필리버스터를 사실상 민주당이 폐기하려 하자 야당에서는 전형적인 '내로남불 행태'라는 지적이 나온다.2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필리버스터를 제어할 수 있도록 국회법을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병도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필리버스터 신청 및 유지 기준을 강화해서 민생 법안조차 정쟁의 인질로 삼는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이주희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일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구체적 방안에 대해 법안과 의견이 있는데 조속히 정리해서 추진하지 않을까 싶다"며 "상임위가 정상 가동되면 구체적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민주당은 이미 지난해 필리버스터 도중 국회 본회의장에 재석한 의원 수가 재적 4분의 1(60명) 아래로 내려가면 국회의장이 필리버스터를 멈출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내놨다.현재 필리버스터는 시작 후 24시간이 지나면 재적 의원 5분의 3(180석)의 동의로 강제로 종료시킬 수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비쟁점 법안에도 필리버스터를 신청해 시간을 지연시키는 것에 부담을 느껴왔다.이재명 대통령과 청와대의 '입법 채근'은 민주당이 필리버스터를 손질해야 할 가장 큰 이유다. 이 대통령은 전날 민주당 원내지도부와 만찬에서도 "하반기에는 국정 과제와 관련한 법안 처리에 더욱 속도를 내 달라"고 당부했다.한 직무대행은 즉각적으로 응답했다. 그는 2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민주당은 국정 운영 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해 올해 연말까지 이재명 정부 국정 과제 입법을 마무리하겠다"고 강조했다.이 대통령은 줄곧 입법 속도에 대해 불만을 표해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월에도 "(정부 출범) 8개월이 다 돼 가는데 정부의 기본적인 정책 방침에 대한 입법조차도 20%밖에 안 됐다"며 "지금 국회가 너무 느려서 일을 할 수가 없는 상태"라고 했다. -
- ▲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지난달 29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국회 원 구성 관련 강행 추진을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모습. ⓒ이종현 기자
입법 속도전 주문을 받은 민주당이 필리버스터를 손질하는 것을 두고 정치권에는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대한민국 국회에서 처음으로 필리버스터를 시작한 인물이 바로 김대중 전 대통령이기 때문이다.김 전 대통령은 초선이던 1964년 4월 21일 필리버스터를 진행했다. 자유민주당 소속 김준연 의원이 여당이던 공화당이 한일협정 협상을 하면서 1억3000만 달러를 받아 정치 자금화했다고 주장했다.공화당은 김준연 의원을 고소했으며 검찰 수사 과정에서 국회에 체포동의안이 상정됐다. 김 전 대통령은 회기 종료 시간인 오후 6시까지 5시간 19분간 의사 진행 발언을 하면서 체포동의안을 폐기시켰다. 당시 국회법에 의사 진행 발언 시간에 대한 제한이 없었고 이를 막을 만한 방법도 없었기에 가능했다.필리버스터를 처음으로 무력화한 정당은 민주당이 가장 비판해 왔던 공화당이었다. 공화당은 1973년 국회법에 본회의에서 발언 시간을 15분으로 규정하는 조항을 만들었다. 당시 공화당은 다수결 원칙을 무시하고 의사 진행을 지연시켜 국회 기능을 마비시킨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후 필리버스터는 40여 년이 지난 2012년이 돼서야 '국회선진화법'을 통해 부활했다.야당에서는 본인들이 '독재'라고 비난한 공화당 시절과 민주당의 행태가 뭐가 다르냐고 문제를 제기한다. 민주당이 떠받드는 DJ 정신을 스스로 되새겨야 할 때라는 것이다.이에 대해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필요할 때는 DJ 정신을 얘기하면서 DJ가 처음으로 권력에 맞섰던 필리버스터는 본인들이 불편하다고 무력화하려고 한다"며 "취사선택형 정신 계승과 민주당의 내로남불 DNA를 여실히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라고 지적했다.민주당은 필리버스터뿐 아니라 '패스트트랙 제도'도 바꿔보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에서는 상임위 심사 기간을 60일, 법사위 심사 기간을 15일로 단축하는 법안을 발의해 놓은 상태다.민주당은 야당에서 상임위원장을 맡는 상황에도 대비해 위원장이 개의하지 않으면 표결을 통해 위원장을 교체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법이 국회를 통과한다면 거대 의석(165석)을 보유한 민주당의 입맛대로 상임위원장 교체도 가능할 전망이다.국민의힘은 법사위원장을 요구하며 민주당의 독주를 비판하고 나섰다. 이미 민주당은 야당을 배제하고 지난달 30일 18개 상임위 중 11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완료했다.최수진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국민이 맡긴 의석은 민주주의를 해체하라는 백지위임장이 아니다"라며 "숫자의 완력으로 의회를 정권의 거수기로 전락시킨 이 오만한 독주의 대가는 머지않아 매서운 민심의 심판으로 되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