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적통 논란에 지지층에서도 민감 반응鄭, 노무현 정부 당시 靑-친노 비판 회자친노, '살모사 정치' 비판하자 직접 반박송영길·정청래·김민석 각자 정통성 부각與 내부에선 우려 … "집안 싸움이 더 무서워"
  • ▲ 김민석 전 국무총리(왼쪽부터)와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데일리DB
    ▲ 김민석 전 국무총리(왼쪽부터)와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데일리DB
    더불어민주당 당권 경쟁이 '노무현 적통' 논란으로 달아오르고 있는 가운데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의 과거 발언이 이재명 대통령 지지층에서 회자되고 있다. 자신을 '노무현 키즈'라고 한 정 전 대표가 노무현 정부 시절 친노(친노무현) 인사들을 향해 "간신", "밴댕이"라고 비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당 지지층에서 논란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 전 대표는 노무현 정부 5년 차였던 2007년 5월 13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청와대 측근 비서실, 대통령 똑바로 모셔라'라는 글을 올렸다. 당시 대권 주자인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궤를 함께한 정 전 대표가 정 장관을 비판한 친노 인사들을 향해 불쾌함을 드러낸 것이다. 

    정 전 대표는 당시 남북열차 시험운행 초청자 명단에 정 장관이 배제된 것에 문제를 제기했다. 정 장관이 노무현 정부에서도 통일부 장관을 지내며 성사된 내용인데 정작 초청을 받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정 전 대표는 "청와대의 치사 빤스 같은, 밴댕이 소갈머리 같은 옹졸한 행위"라며 "대통령을 욕되게 하는 측근 비서그룹 간신들이 문제"라고 했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유 전 이사장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정 장관의 대선 출마를 문제 삼는 설문조사를 진행하자 비판에 나선 것이다.

    정 전 대표는 "자기 당 대권 후보의 출마를 저지하려는 것이야말로 해당 행위이고 대통령을 욕 보이는 간신의 행위"라고 했다. 

    이병완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게도 독설을 날렸다. 이 전 실장이 열린우리당을 대체해 신당을 꾸리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정 장관과 그를 따르는 인사들을 비판했기 때문이다.

    당시 이 전 실장은 "자기의 근본과 정체성을 부정해 버리고 여기까지 끌어온 상황인데 다른 집 짓는 것은 살모사 정치"라며 "이런 것은 떴다방 정치다. 될 만한 곳에 장 세우고 투기적 정치를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정 전 대표는 "아무런 자격도 없는 사람이 살모사 정치라는 말을 하다니 노 대통령은 이병완 같은 간신들을 내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실장에 대해서는 "안기부 장학생"이라고 덧붙였다.
  •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지난해 6월 21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던 중 울음을 터뜨린 모습. ⓒ뉴시스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지난해 6월 21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던 중 울음을 터뜨린 모습. ⓒ뉴시스
    이러한 정 전 대표의 발언은 이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으로 불리는 '뉴이재명'에서 빠르게 번지고 있다. 온라인에서 이러한 정 전 대표의 발언이 퍼지자 정 전 대표를 향한 친명 지지층의 비판도 커지고 있다.

    논란은 정 전 대표가 자신의 정통성을 부각하면서 시작됐다. 그가 스스로를 '노무현 키즈'라고 자처했기 때문이다.

    당대표직을 사퇴한 마지막 최고위에서도 정 전 대표는 "저는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라며 "반칙과 특권 없는 사람 사는 세상, 저는 그러한 노무현이 좋았다"고 말하며 울컥하기도 했다. 

    이러한 정 전 대표의 모습은 당권 경쟁자인 김민석 전 국무총리와 차별화를 보이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2002년 대선 당시 민주당을 떠나 노 전 대통령이 아닌 정몽준 전 의원을 도운 김 총리와 다른 정통성을 강조하는 모습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정 전 대표는 노 전 대통령뿐 아니라 문재인 전 대통령과 스킨십도 가지며 친문(친문재인) 인사임을 어필했다. 그는 당대표 사퇴 직후인 지난달 24일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에 참석한 문 전 대통령을 찾았다.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들은 즉각 정 전 대표를 비판하고 나섰다. 또 다른 당대표 도전자인 친명계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29일 "정청래 전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과 등을 져서 (노 전 대통령)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정 전 대표는 즉각 반발해 "허위 사실 유포다. 사과하기 바란다"고 했다. 이에 송 전 대표는 사과하면서도 "정 전 대표가 노 전 대통령이 추진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반대했다"고 거듭 문제를 제기했다. 

    송 전 대표는 또 "(정 전 대표가) 노 전 대통령 문제를 가지고 김 총리를 공격하는 식의 논쟁은 지양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원 '1인 1표제' 등을 '노무현의 꿈'이라고 주장한 정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1인 1표제 흔들지 말라"는 글을 올리며 지지층 모으기에 여념이 없다. 

    김 전 총리는 자신을 '김대중 키즈'라며 정통성이 본인에게 있음을 강조했다.

    김 전 총리는 지난달 26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김대중정치학교 워크숍 특강에서 "저는 김대중 키즈"라며 "저의 정치의 역사는 사실 김대중 대통령과 함께하고 배운 시간이다. 제 사고와 정치의 틀을 구성했던 시간과 연결이 돼 있다"고 했다. 김 전 총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권유로 정치에 입문했다. 

    민주당에서는 당권 주자들 사이의 뜬금없는 적통 주장이 지지층을 더 분열시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민주당을 뿌리로 하는 전직 대통령들 중에서 누구와 더 가깝고 덜 가까웠던 일 자체가 문제로 비화될 이유가 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당의 리더십이 지지층을 오히려 분열시키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큰 틀에서 좋은 일이겠느냐"면서 "진흙탕 싸움으로 흐르지 않도록 서로 조심해야 한다. 서로를 더 잘 아는 집안 싸움이 더 무서운 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