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청·중수청 설치 법안, 당정 이견 속 표류한 달 넘어서도 입법 상황은 '도돌이표'만 지속갈등 속에 보완수사권·수사 범위 논의 하세월"경찰 부담만 증가…검찰 만큼 노하우 있나" 의구심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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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청. ⓒ정상윤 기자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이 오는 10월 본격 출범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추진 주체인 이재명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부의 이해 관계가 서로 복잡하게 얽히며 설치 법안이 표류하고 있다.검찰 해체로 인한 수사 기관 재편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 법안의 밑그림이 지연되면서 혼란만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17일 경찰 등에 따르면 중수청과 공소청 설치 법안에 대한 논의는 정부안이 입법예고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다. 당·정·청은 지난 8일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 중수청·공소청법이 논의 테이블에 올라올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지만 별도의 논의는 없었다.◆입법예고 한 달이 넘었는데…보완수사권 두고 평행선정부와 여당 간 중수청·공소청 설치법에 대한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수사 당국의 부담은 늘어났다. 일례로 아직까지 매듭짓지 못한 보완수사권 문제가 그것이다.경찰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사범 수사 전담팀을 가동했다. 검찰 해체에 따라 경찰이 사실상 수사를 전담하게 됐다. 통상 선거범죄의 경우 검찰과 경찰, 선거관리위원회가 협력해 수사를 진행해왔다. 공소시효가 6개월로 짧아 수사기관 간 공조가 중요하기 때문이다.기존에는 경찰이 1차로 수사해 검찰에 송치하면 검찰이 보완수사를 지시하거나 기소 여부를 결정했다. 다만 수사권 조정 국면에서 보완수사권을 놓고 당정이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면서 전체적인 사건 수사가 늦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 당시 "예외적으로 필요한 경우가 있다"고 언급했다. 허나 입법의 키를 쥔 여당이 강성 지지층들의 요구에 따라 보완수사요구권만 부여하는 방안을 유지하고 있어 난항을 겪고 있다.경찰이 수사를 진행해 송치까지 결정해도 기소권자인 공소청이 재수사에 대한 지휘권이 없기 때문에 수사 공백은 피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한 전직 경찰 간부는 "1차 수사에 대한 경찰의 부담이 늘어났다"며 "선거 외에도 많은 사건이 몰리는 경찰에서 특정 사건은 검찰 만큼의 노하우가 없는데 인재풀을 어떻게 확충할 것이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
- ▲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 ⓒ뉴데일리 DB
◆"중수청 수사 범위 경찰과 상당수 겹쳐…수사 기관 간 갈등만 가중될 것"아울러 중수청법 발표 이후 경찰에서도 반발이 터져 나왔다. 중수청법에 따르면 중수청의 수사 범위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의 업무와도 상당수 겹치기 때문이다. 국수본은 현행법상 부패·공직자·선거·경제·안보 등의 분야에서 1차 수사권을 행사하고 있다.또 중복되는 다른 수사기관의 범죄 수사에 대해 중수청이 다른 수사기관에 사건 이첩을 요구하거나 직접 이송할 수 있는 권한이 포함됐는데 경찰은 이를 수사 지연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반대했다.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지난 2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경찰과 지나치게 중복돼 어느 수사기관이 어떤 범죄를 관할하는지 알기 어렵고 국민의 혼란과 불편을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유 대행은 "중수청에 이첩요청권과 임의적 이첩권을 부여할 경우 경찰과 중수청 간 '사건 핑퐁'이라든지 수사 지연을 초래할 우려가 높다"고 우려했다.더불어민주당은 지난 5일 의원총회를 열고 공소청에 보완수사권 대신 보완수사요구권을 주고 중수청 수사 범위를 공직자·선거·대형참사를 제외한 6개로 줄이기로 결정했다. 경찰이 반대한 이첩요청권 조항은 유지하기로 했다.당초 정부는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 참사·마약·내란-외환 등 국가보호·사이버 범죄 등 9대 범죄에 한해 수사를 개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수사권 조정의 핵심인 수사·기소 분리라는 원칙에 합의했지만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를 의식 중인 여당과 신속 입법을 원하는 정부 사이의 견해차가 이어지는 모습이다.결국 공소청·중수청 출범을 앞두고 당정 간 입장이 정리되지 않으며 수사 기관들의 혼란만 이어지고 있다. 다른 경찰 출신 관계자는 "검찰 해체 이후 플랜이 명확했다면 이런 불편함은 가중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하루빨리 부서 범위에 대한 설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한 법조계 관계자는 "공소청과 중수청에 대한 설명이 담긴 명확한 법안이 제시돼야 경찰 등 수사 당국의 혼란도 줄어들 것"이라며 "당정이 명확한 입장을 정해야 현재 벌어지고 있는 수사기관 사이의 불필요한 경쟁도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