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장동혁, 연휴 내내 부동산 놓고 '舌戰'李 "다주택자 특혜 공정한가" 長 "SNS 선동"李 "다주택자 규제 안된다고 보나" 질문에 張, 시골집 사진 장 대표 "불효자는 운다 … SNS 선동 매진 대통령 모습 애처로워"李 "사회악은 다주택 돈 되게 만든 정치인"張 노모 "50억짜리 아파트 구경가기루 혔응께 그리 알어"李 정부 집값 책임론 野에 '전가' 노림수 지방선거 승부처 서울시장 승패에 결정적 분기점 될 듯
  • ▲ 이재명 대통령(왼쪽)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뉴데일리 DB
    ▲ 이재명 대통령(왼쪽)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뉴데일리 DB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와 대출 규제를 둘러싸고 이재명 대통령과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가 설 연휴 내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설전(舌戰)을 벌였다. 

    이 대통령이 '투기 목적의 다주택 보유에 더 이상 금융·세제 특혜를 줄 수 없다'며 대출 연장 제한 가능성을 시사하자 장 대표가 '국민을 향한 엄포이자 SNS 선동 정치'라고 맞받으면서 두 사람의 입씨름이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양도세 감면 기회를 충분히 부여했음에도 다주택을 유지한 채 버티는 것은 정책 취지에 어긋난다'며 시장 정상화 필요성을 전면에 내세웠고 장 대표는 '다주택자들을 무조건 사회악으로 규정해선 안된다'고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연휴 기간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총 6건의 글을 잇따라 게시하며 다주택 규제의 필요성과 정부의 정책 방향성을 거듭 강조했다. 장 대표도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의 발언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면서 부동산 문제가 정치적으로 변질된 모습이다.

    ◆'서울시장 선거' '당내 리더십' 노린 두 사람의 '치킨게임'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치열한 논쟁은 단순히 '말의 싸움'에 그치지 않는다. 양측의 노림수는 다분히 '정치적 게임'이라고 보는게 맞다. 이 대통령으로서는 6월 지방 선거를 앞두고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전략적 도구로 '부동산'을 삼았을 가능성이 높다. 서울의 집값이 현 상황대로 고공행진을 한다면 정부와 여당으로서는 선거전에 매우 불리할 수밖에 없다. 야당은 집값을 무기로 여당을 공격할 것이 뻔하다. 이 대통령은 정치 일생에서 불리한 상황을 능수능란하게 역이용, 오히려 승리의 발판으로 삼아왔던 인물. 야당 대표에 대한 전면 공격 역시 이런 흐름으로 읽을 수 있다. '다주택자=야당 대표 장동혁'이라라는 공식을 만들어 부동산 정책 실패의 책임을 야당에 돌리고, 선거전에서 오히려 공세의 수단으로 삼겠다는 뜻이다. 

    장동혁 대표 역시 이 대통령과의 전면전이 본인의 정치적 유불리는 따져볼 때 결코 불리한 게임이 아니다.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제명 조치 이후 당의 분열이 극심한 상황에서 대통령을 대척점으로 삼는다면, 당내 리더십을 회복하는데 도움이 될 수밖에 없다. 본인의 말대로 다주택이라 하지만 지방의 여러 채를 가진 상황에서 이 대통령의 분당 재건축 아파트와 비교해서 논리적 다툼을 벌일 경우 여론전에서도 나쁘지 않다고 당내에서는 보고 있다. 이를 통해 지방 선거의 구도를 '이재명 대 장동혁'으로 삼는다면 선거 이후 당내 입지를 굳히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연휴 전날부터 시작된 다주택 논쟁 … 李 "지금 정부가 부당한가"

    두 사람의 설전은 연휴 전날인 지난 13일 이재명 대통령이 이 대통령이 자신의 X에 '다주택자들의 기존 대출은 만기가 되면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이 대통령은 "집값 안정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자가 주거용 아닌 투자·투기용 다주택 취득에 금융 혜택까지 주는 건 문제가 있다"며 "양도세까지 깎아주며 수년 간 기회를 줬는데도 다주택을 해소하지 않고 버틴 다주택자들에게 대출만기가 됐는데도 그들에게만 대출연장 혜택을 추가로 주는 것이 공정할까"라고 썼다. 

    이 대통령은 같은 날 다시 X에 글을 올려 "다주택자들이 이 좋은 양도세 감면 기회를 버리고 버텨서 성공한다는 건 망국적 부동산투기를 잡으려는 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의미한다"고 했다. 이어 "만년 저평가 주식시장의 정상화, 경제와 정의로운 사회질서 회복 등 모든 것들이 조금씩 정상을 되찾아가는 이 나라가 오로지 부동산에서만 잃어버린 30년을 향해 역주행을 계속하도록 방치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판단이 안서시나. 그러면 이 질문에 답을 해보라. 지금 시장이 정상인가. 지금 정부가 부당한가"라고 꼬집었다.
  • ▲ 이재명 대통령 X. ⓒX 캡처
    ▲ 이재명 대통령 X. ⓒX 캡처
    ◆李 대통령 "저는 1주택자" … 장 대표 "불효자는 웁니다"

    연달아 올라온 이 대통령의 글에 대해 장 대표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님이 또다시 한밤중에 다주택자들을 향해 사자후를 날리셨다. 대출 연장까지 막겠다는 엄포에 많은 국민이 잠을 설쳤다"고 비판했다. 장 대표는 "이재명 공소취소 의원 모임이라는 해괴한 사조직까지 만드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집 팔라는 대통령님의 명령만큼은 끝내 지키지 않고 버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14일 장 대표의 글을 인용한 기사를 공유하며 "저는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추구할 뿐, 집을 팔라고 강요하지 않는다"며 "부동산 투자·투기에 주어진 부당한 특혜를 회수하고 상응하는 부담을 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자신이 1주택자임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사족으로 저는 1주택이다. 직장때문에 일시 거주하지 못하지만 퇴직 후 돌아갈 집이라 주거용"이라며 "대통령 관저는 제 개인 소유가 아니니 저를 다주택자 취급하지는 말아주시기 바란다"고도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같은 날 다시 글을 올려 "명시적으로 다주택을 팔아라 말아라 한 것은 아니지만 다주택 유지가 손해 될 것임을 엄중히 경고했으니 매각 권고 효과가 당연히 있고, 다주택자는 압박을 느끼며 그걸 강요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저는 팔아라는 직설적 요구나 강요는 반감을 사기 때문에 파는 것이 이익인 상황을 만들고 이를 알려 매각을 유도했을 뿐"이라고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설 전날인 16일에도 '장동혁 주택 6채'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하며 '집은 기본적으로 주거수단'이라는 제목의 글로 설전을 이어갔다.

    그는 장 대표에 대해 "장 대표께서 청와대에 오시면 조용히 여쭤보고 싶었던 게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여쭙겠다"며 "국민의힘은 다주택자를 규제하면 안되고, 이들을 보호하며 기존의 금융, 세제 등 특혜를 유지해야 한다고 보시나"라고 물었다.

    이 대통령의 글에 대해 다시 장 대표는 '불효자는 웁니다'라는 제하의 글을 올렸다. 장 대표는 16일 "명절이라 95세 노모가 살고계시는 시골집에 왔다"며 "대통령이 X에 올린 글 때문에 노모의 걱정이 크다"고 했다.

    장 대표는 "노모가 '이 집 없애려면 내가 얼른 죽어야지 에휴, 공부시켜서 서울 보내놨으면 서울서 국회의원 해야지 왜 고향에 내려와서 대통령한테 욕을 먹느냐'고 화가 잔뜩 나셨다"며 "홀로 계신 장모님만이라도 대통령의 글을 보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대통령 때문에 새해 벽두부터 불효자는 웁니다"라고 말했다. 
  • ▲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가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장동혁 페이스북
    ▲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가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장동혁 페이스북
    장 대표는 글과 함께 자신이 지난 2022년 시골집 앞에 쌓인 눈을 청소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이는 시골에 계신 노모의 거처를 유지하기 위해 자신이 다주택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장 대표 부부는 서울 구로구 아파트와 영등포구 오피스텔, 지역구인 충남 보령의 아파트와 노모가 거주 중인 주택, 처가로부터 상속 받은 경남 진주 아파트와 경기 안양 아파트 지분 등 총 6채를 보유하고 있다.

    ◆장동혁 "대통령, 다주택자를 무조건 사회악으로 규정" 

    장 대표는 17일 다시 페이스북에 '이 대통령의 SNS 정치에 장동혁이 답한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다주택자를 사회악으로 규정하고 SNS 선동에 매진하는 대통령의 모습이 참으로 애처롭기도 하고 우려스럽기도 하다"며 "국가원수이자 행정부 수장이라는 품격은 찾을 길이 없고 지방선거 표 좀 더 얻어보겠다고 국민을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로 갈라치는 '선거 브로커' 같은 느낌만 든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작 대통령은 퇴임 후 50억 시세차익이 예상되는 분당 재건축 로또를 갖고 계시지 않나"며 "인천 계양이 출마하셨을 때 '팔겠다'고 몇차례나 공언했던 아파트"라고 지격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볼로소득은 주거권이고, 국민의 생계형 주택은 적인가. 윗물이 로또를 쥐고 있는데 아랫물이 집을 팔겠나"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사회악은 다주택자들이 아니라 다주택이 돈이 되게 만든 정치인들"이라고 재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 "'바람직 하지 않은 다주택' 보유가 이익 아닌 부담이 되게 해야 할 정치인들이 다주택 특혜를 방치할 뿐 아니라 다주택 투기를 부추기거나 심지어 자신들이 다주택에 따른 초과이익을 노리는 이해충돌까지 감행한다"며 "이 경우 굳이 사회악을 지목해 비난해야 한다면 그 비난은 나쁜 제도를 활용한 다주택자들이 아니라 나쁜 제도를 만들어 시행한 정치인들이 받아야한다"고 적었다.

    이 대통령은 "다주택이 다 문제는 아니다. 주택 부족에 따른 사회문제와 무관한 부모님 사시는 시골집, 자가용 별장, 소멸 위험 지역의 세컨하우스 같은 건 누구도 문제삼지 않는다"며 "바람직하지 못한 투자·투기용 다주택과 정당한 다주택을 묶어 편짜기 하는 것은 선량한 다주택자들을 이용하는 나쁜 행위"라고 말했다.

    같은 날 장 대표도 "대통령의 SNS에 답하느라 명절 내내 핸드폰을 달고 있었더니 노모가 '핸드폰만도 못헌 늙은이는 어서 죽으야 허는디'라고 한 말씀 하신다"며 "아들아, 지금 우리 노인정은 관세하고 쿠팡인가 호빵인가 그게 젤 핫허다. 날 풀리면 서울에 50억짜리 아파트 구경가기루 혔응께 그리 알어"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