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추경' 짜면서, 대구는 '지역상품권' 제외… 총선 표 얻으려고 쌀독마저 없애나
  • ▲ 청와대 본관. ⓒ뉴데일리 DB
    ▲ 청와대 본관. ⓒ뉴데일리 DB

    청와대와 정부·여당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 대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을 대폭 증액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기존에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추경안을 놓고도 "코로나 맞춤형 예산은 잘 보이지 않고 엉뚱한 곳에 돈을 쓰려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은 12일 오후 연합뉴스TV에 출연해 "추경이 통과된다고 해서 그게 정부 대책의 끝이 될 수 없고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다"면서 "다른 경제상황의 진전에 따라 필요한 대책이 있으면 적극적이고 지속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날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최소 6조원 이상의 추경 증액을 주문했다. 오는 17일을 처리 시한으로 둔 만큼, 다음 주 안으로 수정안을 마련해 발표할 것을 목표로 했다. 이에 더해 청와대가 '새로운 시작'을 언급하며 코로나 2차 추경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다" 2차 추경 시사

    이 수석은 "여야 모두에서 추경사업의 일부 조정을 요청하고 있고, 증액도 요청하는 것으로 안다"며 "추경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신속한 집행이다. 정부는 추경이 통과되는 대로 2개월 내 집행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경 규모가 국회 심의 과정에서 증액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덮쳤던 2008년에도 4조9000억원 규모의 정부안이 국회에서 4조6000억원으로 깎여 확정됐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사태가 있었던 2015년에는 11조8000억원에서 11조6000억원으로 감액됐다. 정부 차원에서도 초유의 결정을 한 것이다.

    이번 코로나-19 대비 11조7000억원 규모의 추경안 원안 중에서 세입 부족분을 메워주는 3조2000억원을 제외하면 실제로 정부가 투입하는 재정규모는 8조5000억원이다. 민생·고용안정 분야로 포장된 3조원 가운데 저소득층 소비 쿠폰, 특별 돌봄 쿠폰, 노인 일자리 바우처 지급 등에 2조4000억원이 배정됐다. 쿠폰은 주로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되는데, 정작 코로나-19 피해가 큰 대구는 아직 지역사랑상품권을 도입하지 않았다.

    '코로나 지역상품권 추경'인데... 대구는 빠졌다

    기획재정부는 지역사랑상품권이 통용되지 않는 곳은 온누리상품권으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하는데 사람들이 시장에 가서 온누리상품권을 쓰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지역사랑상품권과 온누리상품권의 유효기간이 발행일로부터 5년이어서 당장 소비진작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소기업·소상공인 회복 지원예산으로 잡힌 2조4000억원의 약 70%(1조7000억원)가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자금으로 쓰인다는 점도 문제다. 자영업자들이 결국 갚아야 할 돈이기 때문에 큰 효과를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이번 추경 규모를 무작정 늘리고 보자는 태도다. 국회 상임위의 증액 요구를 모두 받아들이면 추경 규모는 18조4000억원까지 커진다. 예결위가 별도로 사업예산을 추가하거나 증액하면 추경 규모는 20조원을 넘어설 수도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3일 당 회의에서 "과감하고 신속한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 선거용 선심이 아니냐는 정쟁이나 할 때가 아니다"라며 "국민을 위해 재정이 있는 것이고, 경제가 살아야 재정건전성도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황교안 "이제는 쌀독마저 없애나"

    반면 야당은 선심성 예산에 반대 견해를 분명히 했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여당 대표는 선거에만 눈이 멀어서 국민 혈세를 자기 쌈짓돈으로 생각하고 퍼줄 궁리만 하고 있다"며 "이 정권은 나라 곳간을 텅텅 비우더니, 이제는 쌀독마저 없애려 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황 대표는 "무분별한 퍼주기 정책이 곳곳에 끼워져 있는 정부 정책은 오히려 착시를 유도할 수 있다"면서 "무조건 더 걷어서 더 쓸 생각을 하기보다는, 덜 걷어서 민간에 돈이 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빠르고 정확한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심재철 통합당 원내대표도 "무분별한 총선용 현금살포보다는 국민이 당장 필요로 하는 마스크, 또 시급한 돌봄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게 우리 당의 원칙"이라며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총선용 선심성 퍼붓기가 아니다. 가장 시급한 곳에 꼭 필요한 예산이 신속히 들어가는 핀셋 지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