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논현동 커피숍에서 20분간 대화… 鄭, 4분간 4번 허리 숙이며 '사죄'
  • ▲ 새누리당 김희옥 비상대책위원장(사진 왼쪽)이 19일 서울 논현동 커피숍에서 정진석 원내대표(오른쪽)와 회동하고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로써 복당 파동으로 야기됐던 당무 거부 사태가 해결책을 찾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뉴시스 사진DB
    ▲ 새누리당 김희옥 비상대책위원장(사진 왼쪽)이 19일 서울 논현동 커피숍에서 정진석 원내대표(오른쪽)와 회동하고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로써 복당 파동으로 야기됐던 당무 거부 사태가 해결책을 찾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뉴시스 사진DB


    유승민 의원 '복당 파동' 이후로 당무를 거부한 채 칩거하고 있던 새누리당 김희옥 비상대책위원장이 정진석 원내대표와 회동했으나 당무 복귀 여부에 대해서는 가타부타 언급하지 않았다.

    비록 당무 복귀에 관한 언급은 없었지만 김희옥 위원장의 당무 복귀 없이는 '복당 파동'으로 야기된 새누리당의 내홍 사태가 쉽사리 수습되기 어렵고, 전당대회를 앞둔 상황에서 사태의 장기화는 누구도 원하지 않는 방향이라는 점에서 회동을 계기로 어떻게든 수습 국면이 조성되지 않겠느냐는 희망 섞인 관측이 나온다.

    김희옥 위원장은 19일 서울 논현동 자택 인근 한 커피숍에서 정진석 원내대표와 회동했다. 이날 회동은 정진석 원내대표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유승민 의원의 복당이 의결된 지난 16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오늘 (복당 여부를) 처리하자는 비대위원들의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은데, 이를 묵살하면 중대한 범죄행위로 비쳐질 수 있다"는 발언을 해 김희옥 위원장의 진노를 산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시종일관 깍듯하게 몸을 낮췄다.

    약속 시간인 이날 오전 10시 전에 일찌감치 커피숍에 도착해 기다리고 있던 정진석 원내대표는 김희옥 위원장의 차량이 도착하자 커피숍 밖으로 달려나가 허리를 숙이며 김희옥 위원장을 맞이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후 짧게나마 공개된 모두발언에서도 "어려운 결심을 어렵사리 해준 어르신께 복당 처리 과정에서 너무나도 거칠고 부적절한 언사를 행한데 지난 주말 스스로도 많이 자책했고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아무쪼록 마음을 풀고 새누리당의 전당대회를 원만히 치를 수 있도록 당무에 복귀해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김희옥 위원장이 차량에서 내릴 때 한 번 고개를 숙였던 정진석 원내대표는, 회동이 시작되기에 앞서 한 번, 공개 발언을 마치며 다시 한 번, 그리고 공개 발언을 마친 뒤에도 김희옥 위원장이 굳은 표정으로 별다른 반응이 없자 또 한 번 고개를 숙여 4분 동안 도합 네 차례 고개를 깊이 숙이며 사죄의 뜻을 밝혔다.

  • ▲ 새누리당 김희옥 비상대책위원장(사진 왼쪽)이 19일 서울 논현동 커피숍에서 정진석 원내대표(오른쪽)와 회동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 새누리당 김희옥 비상대책위원장(사진 왼쪽)이 19일 서울 논현동 커피숍에서 정진석 원내대표(오른쪽)와 회동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희옥 위원장은 쉽사리 분이 풀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하여튼 여러 상황이 정말 유감스럽다"고 말문을 연 김희옥 위원장은 "진정 잘해보려 했는데 말할 수 없는 자괴감이 들고 이번 (복당 파동) 상황을 겪으면서 정말 혼란스럽다"며 "이것은 민주주의도 아니고, 애당심이나 동지애도 그 자리에 없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다시 당의 화합을 이끌어내고 혁신을 해나갈 수 있겠느냐"며 "과연 내가 할 수 있을지 심한 자괴감과 회의감이 든다"고 덧붙였다.

    짧은 공개 발언을 마친 김희옥 위원장과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후 커피숍 안에서 지상욱 대변인만 배석한 채 20분간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회동을 마치고 나온 김희옥 위원장은 취재진과 만나 "정진석 원내대표의 사과에 진정성이 있다면 수용을 하겠다"면서도 당무 복귀 여부에 대해서는 "좀 더 고심해서 고민해야 하니까 필요하면 당 대변인을 통해 말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김희옥 위원장이 그날(16일 비대위) 진행 상황이 당혹스러웠던 것 같아 정말 죄송하고 자책을 많이 하고 있다"며 "사과를 수용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날 회동을 마친 뒤 김희옥 위원장이 당무 복귀 여부에 대해서는 가타부타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일단 두 사람이 만난 것 자체도 성과로 볼 수 있는 만큼 '유승민 의원 복당'으로 야기된 내홍 사태는 수습 국면으로 접어들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회동에 유일하게 배석했던 지상욱 대변인은 취재진과 만나 "김희옥 위원장이 '당이 어려울 때 여기서 물러나면 더 큰 혼란이 야기되는 것도 있어 고민해보겠다'고 했다"고 전하며, 고심 끝에 당무 복귀의 결단이 있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