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朴 강경파 '8인 회동'도 체면치레… "전대 무사히 치르는 게 중요" 공감
  • ▲ 새누리당 김희옥 비상대책위원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김희옥 비상대책위원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일괄 복당 파동' 이후로 당무를 거부하고 있던 새누리당 김희옥 비상대책위원장이 복귀를 결단했다. 지난 16일 비상대책위원회의의 복당 의결 이후 초긴장 상태를 걷던 새누리당의 내홍 사태도 수습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

    17일 회동했던 친박(親朴) 강경파 의원 8인의 요구사항이었던 비박(非朴) 권성동 사무총장의 경질은 관철됐다. 친박과 비박이 서로 체면치레하는 선에서 타협이 이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8·9 전당대회가 불과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 이상의 지도부 공백은 공멸(共滅)을 부를 뿐이라는 점에 공감대가 형성된 결과로 보인다.

    새누리당 지상욱 대변인은 19일 저녁 출입기자단에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김희옥 위원장은 고심 끝에 대승적으로 비대위의 소임을 다하기로 결심했다"며 "내일(20일) 아침 비대위회의는 정상적으로 개최한다"고 전했다.

    앞서 이날 오전 서울 논현동에서 정진석 원내대표를 접견한 뒤 "(당무 복귀 등은) 좀 더 고심해서 고민해야 한다"며 "할 말이 있으면 당 대변인을 통해서 밝히겠다"고 말한대로다.

    이날 김희옥 위원장과 정진석 원내대표 간의 회동에 배석한 지상욱 대변인에 따르면, 김희옥 위원장은 "당이 어려울 때 물러나면 더 큰 혼란이 야기되는 것도 있어 고민해보겠다"면서도 "당에 들어가보니 기강이 엉망이던데 다시 들어가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고 한다.

    이는 당의 기강이 확립된다는 전제 하에 당무에 복귀하겠다는 '조건부 당무 복귀'를 내건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일괄 복당'을 의결한 지난 16일의 비상대책위원회의처럼 위원장이 원하지 않는데도 표결을 통한 의결을 압박하는 일이 다시는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요구한 의미로 풀이된다.

    정진석 원내대표가 이날 회동에서 누차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이는 '개인적 발언에 대한 사과' 정도로 수용해두고, 비대위를 계파 싸움의 장으로 전락시키고 있는 당내 친박(親朴)과 비박(非朴) 세력 양쪽으로부터 '재발 방지'의 확약을 받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이러한 의도가 결과로 나타난 것이 권성동 사무총장의 경질이다. 지상욱 대변인은 문자 브리핑에서 "비대위원장을 보필할 새로운 사무총장을 인선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전했다.

    이는 유승민 의원을 포함한 '일괄 복당' 의결이 있은 다음날 오후 긴급 회동을 연 친박 강경파 의원 8인의 요구사항이기도 하다. 이장우 의원은 이날 "권성동 사무총장은 임무가 비대위원장을 보좌하는 것"이라며 "위원장과 생각이 반대되는 방향으로 몰고가고 앞장선 것에 대해 큰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었다.

    권성동 사무총장이 뜻밖에 희생되긴 했지만, 양측이 적절한 지점에서 타협점을 찾은 이상 파국으로 향하던 새누리당의 당내 갈등은 임시 봉합되고 지도부는 정상화되게 됐다. 8월 9일로 예정된 전당대회가 불과 한 달여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비대위원장 당무 거부 사태가 장기화돼 전당대회 준비에 차질이 빚는 최악의 사태는 피하게 됐다.

    여권 관계자는 "전당대회 날짜와 룰, 탈당파 복당 등이 의결된 마당에 비대위에서 놓고 싸울 민감한 소재도 더 이상 남아있지 않다"며 "진검승부는 전당대회에서 하기로 하고, 일단은 비대위원장을 다시 모셔와 전대가 원활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인식 정도는 공통적으로 갖고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