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종 "국회의장 내주고 일괄복당, 아쉽다"

새누리당의 차기 당권 주자 중 한 명으로 거론되는 홍문종 의원(4선·경기 의정부을)이 일괄 복당의 시점과 관련한 정무 판단에 의문을 나타내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홍문종 의원은 17일 MBC라디오 〈시선집중〉에 출연해 전날 있었던 '일괄 복당' 결정에 대해 "많은 의원들이 갑론을박하고 있지만 나 또한 당황하고 있다"며 "국회의장도 넘겨줘서 이제는 복당으로 정치적인 실익을 얻을 게 별로 없는데, 왜 이렇게 서둘러서 했을까 많은 분들이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새누리당 비대위에서 유승민·윤상현 의원을 포함한 무소속 의원 7인에 대해 일괄 복당을 결정함에 따라 새누리당은 더불어민주당을 제치고 다시금 원내 1당의 지위를 되찾았다.

하지만 국회의장단 선출과 상임위 배분 등 원구성 협상은 이미 끝났다. 원구성 협상 과정에서 '제1당'임을 내세운 더민주에게 국회의장도 넘겨줬다. 조기에 일괄 복당을 하려면 차라리 더욱 시기를 앞당겨서 국회의장이라도 가져왔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정무 판단을 탓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문종 의원은 "이전에 7명 일괄 복당을 했다면 국회의장 문제에 있어서도 더욱 우리가 강하게 요구할 수 있었을텐데 참 아쉽다"며 "여소야대 정국에서 국회의장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필요한 존재인가 이제 실감하고 있는데 이미 때는 늦었다"고 애석해 했다.

이러한 '개탄'은 더민주 출신으로 선출된 정세균 국회의장이 전날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직권상정은 매우 조심스럽게, 주의깊게 사용돼야 하지만 꼭 그 권한을 활용해서 해야 할 일이 있으면 주저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대표적인 개헌론자인 우윤근 전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를 국회사무총장으로 발탁해 '개헌 드라이브'를 강하게 거는 것에 대한 견제의 의미로 읽힌다.

홍문종 의원은 "어제(16일) 의장이 물론 아주 제한적으로 사용하겠다고 했지만 하여간 직권상정을 하겠다고 말하지 않았느냐"며 "또 우윤근 사무총장을 임명해서 개헌 발언을 하는 것으로 볼 때 여소야대 국면에서 의장은 상당히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거듭 개탄했다.

우윤근 국회사무총장 내정자의 개헌 관련 발언을 향해서는 "원내대표까지 지낸 분이기 때문에 개헌 주장을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은 하지만 사무총장으로서는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사무총장은 국회의원이 아닌데, 직접 앞장서서 날짜까지 정한 것은 정도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전날 비대위에서 유승민 의원을 포함한 일괄 복당 결정이 이뤄진데 청와대와도 사전 교감이 있었다거나, 유승민 의원이 복당하는 대신 전당대회에 불출마하기로 했다는 등의 여러 가지 정치권 추측에 관해서는 모두 부인했다.

홍문종 의원은 "어제 김재원 정무수석과 통화를 했는데, 김재원 정무수석도 '너무 놀랐다. 이런 일들이 이렇게 전격적으로 이뤄질지 몰랐다'고 했을 정도"라며 "청와대도 뉴스를 보고 알았다는 게 맞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유승민 의원이 복당은 하되 전당대회에 출마하면 안 된다는 것은) 이율배반적인 이야기"라며 "복당을 시켰으면 당원으로서는 뭐든지 할 수 있는데 이제 와서 유승민 의원이 뭘 해선 된다, 안 된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굉장히 우스꽝스러운 모습"이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