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당 내홍 수습하러 왔지만… 리더십 부재에 되레 커졌다는 평
  • ▲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21일 오전 라디오에 출연해 같은당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사진은 하태경 의원이 부산시당위원장 자격으로 새누리당 총선 참패 평가 보고서를 전달하는 모습. ⓒ뉴시스 DB
    ▲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21일 오전 라디오에 출연해 같은당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사진은 하태경 의원이 부산시당위원장 자격으로 새누리당 총선 참패 평가 보고서를 전달하는 모습. ⓒ뉴시스 DB

    '일괄 복당' 사태로 인한 새누리당의 내홍이 거듭되는 가운데,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의 사퇴를 주장하고 나섰다.

    비박계로 분류되는 하태경 의원은 21일 PBC 라디오 〈열린 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에 출연해 "김희옥 비상대책위원장이 되레 당 혁신의 장애물이 되고 있다. 자기 결단을 해야 한다고 본다"며 이같이 밝혔다.

    하 의원은 "계파를 청산하자고 하는데 누구는 받고 누구는 안 받을 수는 없지 않으냐"며 "예를 들어 윤상현을 안 받고 유승민을 받는다면 친박 배제, 윤상현을 받고 유승민을 안 받으면 비박 배제가 되니 받으려면 다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은 불가피한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어 "지금 당헌·당규상 권성동 사무총장을 나가게 하기 쉽지 않다"면서 "김희옥 위원장이 당헌·당규에 대한 이해도 없이 무리수를 두고 있다"면서 고 지적했다.

    앞서 김희옥 위원장은 지난 17일 새누리당을 탈당해 총선에서 당선된 이른바 '탈당파 의원' 7명에 대해 '일괄 복당'을 결정했다. 그러나 몇 시간 뒤, 당시 회의실에서 있었던 일부 발언에 대해 "모욕감을 느낀다"며 당무를 거부하고 칩거에 들어갔다.

    이에 해당 발언을 한 정진석 원내대표가 사과했지만, 김희옥 비대위원장은 당무를 복귀하면서 권성동 사무총장의 교체를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권성동 사무총장이 즉각 반발했다. 권 사무총장이 "(비대위원장이 사무총장의 해임을)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게 아니다"라고 주장하면서, 계파 갈등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하태경 의원은 "권성동 사무총장은 비대위원이기 때문에 복당 문제에 대해 한 표를 던졌고 김희옥 위원장이 그 안건을 통과시켜준 것이 아니냐"며 "자기가 통과시킨 것을 자기 스스로 부정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일괄 복당'사태에 대해 따지자면 김희옥 비대위원장을 보좌하지 못한 권성동 사무총장보다는 김희옥 비대위원장 쪽의 잘못이 크다는 설명이다.

    하 의원은 "혁신비대위 자체를 혁신해야 하는 상황에 봉착한 것이 아니냐"면서 "혁신의 수장으로서는 상당히 흠집이 났다고 생각이 된다"고 개탄했다.

    하 의원의 발언을 요약하자면, 계파 갈등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김 비대위원장이 당 내홍을 수습하기는커녕 내홍의 중심에 서고 있어 혁신비대위원장직을 수행하기에 부적절하다는 지적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그는 지난 19일 SNS에 "권성동 사무총장을 경질하겠다는 것은 민주적인 의사결정에 불복하겠다는 것이고, 계파 패권 투쟁의 선봉에 서겠다는 의지의 표현밖에 되지 않는다"고 공개 비판하기도 했다.

    이와는 별도로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희옥 비대위원장의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비록 법무부 차관과 헌법재판관을 거치며 명망 있는 인사로 분류되지만, 반면 조직이나 부하를 통솔하는 능력을 보여준 적은 없다는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비대위원장은 산전수전 겪은 정치인들을 휘어잡아야 하는 자리"라면서 "카리스마가 있어도 어려운 자리인데 이런 모습들을 (김 위원장이) 보여주지 못하는 것 같다"고 평했다.

    한편, 하 의원뿐만 아니라 새누리당 정병국 의원도 같은 날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김 위원장이) 복귀를 하셔야 할 이유가 또 뭐가 있느냐. 그냥 가시면 되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쐈다. 정병국 의원은 비박계로 오는 8.9 전당대회 출마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