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서 '소신과 판단 별개, 내·외치 경계 모호' 지적 있지만…
  • ▲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4일 "김병준 총리 내정자가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것은 월권"이라며 총리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4일 "김병준 총리 내정자가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것은 월권"이라며 총리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김병준 총리 내정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4일 SNS를 통해 "김병준 내정자가 내치만 맡는다면서 사드를 반대하는 것은 월권이 아니냐"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내치 총리가 사드 반대하는 이 개념 상실에 찬성하긴 어렵다"면서 "야당이 반대하니 내치와 외치의 개념까지 구분이 안 되는 모양이다"라고 썼다.

    하 의원이 이같은 글을 올린 배경은 김병준 총리 후보자의 3일 기자회견 내용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김병준 후보자는 취재진이 '국정 역사교과서 도입이나 사드(THAAD) 배치에 대한 평소 반대 입장에 변동이 있느냐'고 묻자 "제 소신을 포기할 의사가 없다"고 답했다.

    일반적으로 내치(內治)는 사회·경제정책 등 국가 안을 다스리는 것을 의미하고, 외치(外治)는 외교·안보 등 주로 국가 밖에서 일어나는 일을 맡는 것을 뜻한다.

    이에 따라 사드는 엄연히 안보 현안으로 외치에 해당하는데, 김병준 후보자가 총리직을 수행하면서 국정 역사교과서는 물론이고 사드 배치까지 반대하게 된다면 지나친 권한을 행사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다만 김병준 총리가 개인적 소신과 정치적 결정을 달리할 수도 있다는 지적과 외치와 내치의 경계가 사실상 모호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청와대 정진철 인사수석은 '책임 총리'의 권한을 묻는 말에 "내치는 총리, 외치는 대통령 식 구분이 현행 헌법에선 가능하지 않다고 본다"면서 "대통령과 새로 오는 총리가 대화나 역할 분담을 통해 구분되리라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여권 관계자는 "FTA를 내치로 봐야 하느냐 외치로 봐야 하느냐 같은 문제 역시 한 가지로 콕 집기엔 모호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외교·안보에 있어 보수의 가치를 포기할 수 없다는 하 의원의 메시지는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고 평했다.

    하태경 의원은 지난 1일에 "지금 거론되고 있는 거국내각 책임 총리 후보 중에 여야가 합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카드는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의원이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야당에서 김종인보다 더 나은 카드를 제시할 수 없다면 김종인 총리 단일안으로 조속히 청와대에 임명해 달라고 요청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지난 2일에는 〈제2의 6.29 선언만이 파국을 막는다〉는 글을 올려 ▲사과와 진실 고백 ▲수사 전면 협조 선언 ▲ 전권을 책임 총리에 이양하고 내용상 하야에 준하는 2선 후퇴 선언 등이 필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