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과 헌신으로 낡은 정치 바꿀 것"… 호남 민심 끌어안고 제1야당 기반 다질까
  • ▲ 국민의당 창당발기인 대회를 연 다음날 곧바로 광주 5.18 묘지를 참배하며 호남 끌어안기에 나선 안철수 의원.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 국민의당 창당발기인 대회를 연 다음날 곧바로 광주 5.18 묘지를 참배하며 호남 끌어안기에 나선 안철수 의원.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안철수 의원이 국민의당 창당발기인 대회를 끝내자마자 호남을 방문, 지지기반 확보를 위한 광폭 행보에 돌입했다.

    11일 아침 일찍 서울 현충원에서 참배를 마친 직후 곧바로 호남행을 택한 안철수 의원은 광주에 있는 5.18 민주 묘지를 참배하는 것으로 호남 일정을 시작했다.

    당초 예상보다 30여 분 정도 늦게 도착한 그는 입을 굳게 다문 채 묵묵히 안내를 받으며 참배를 진행했다. 한상진 공동위원장을 비롯해 임내현, 권은희, 김동철, 김유정 전 의원 등이 참석했다. 안철수 의원의 지지자들도 일부 모습을 나타냈다. 그들은 최근 안철수 의원의 강한 면모를 응원하듯 '강철수'를 연호했다.

    한상진 전 교수와 안철수 의원은 참배를 시작하기 전, 방명록에 "5.18 정신과 광주 민주화 운동을 계승하여 공평과 정의가 살아 숨 쉬는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 ▲ 한상진 국민의당 창준위 공동위원장은 방명록에 "5.18 정신과 광주 민주화 운동을 계승하여 공평과 정의가 살아숨쉬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적었다. 안철수 의원은 따로 방명록을 적지 않고 자신의 이름을 아래에 새겨넣었다. ⓒ뉴데일리 임재섭 기자
    ▲ 한상진 국민의당 창준위 공동위원장은 방명록에 "5.18 정신과 광주 민주화 운동을 계승하여 공평과 정의가 살아숨쉬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적었다. 안철수 의원은 따로 방명록을 적지 않고 자신의 이름을 아래에 새겨넣었다. ⓒ뉴데일리 임재섭 기자

    그는 참배를 끝내고 취재진과 만나 참배 소감을 묻는 말에 "광주 정신은 희생과 헌신의 정신이라고 생각한다"며 "저희도 국민의 당 창당 첫날 희생과 헌신으로 낡은 정치 바꾸겠다는 각오를 다지겠다"고 짧게 답했다.

    그가 창당발기인 선언을 하자마자 광주를 찾은 것은 적극적 호남 끌어안기로 풀이된다.

    사실 안철수 전 대표의 그간의 행적은 문재인 대표와 적지 않게 닮았던 것이 사실이다. 안 전 대표는 부산 출신으로 DJ와도 인연이 없었다. 호남의 목소리를 대변했다고 보기에도 무리가 있다. 

    이런 배경 때문인지 그는 공동대표 시절인 지난해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때 광주를 찾았다가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당시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는 윤장현 광주시장 후보를 전략공천했는데, 이에 반대하는 강운태·이용섭 후보 지지자들이 시위에 나선 것이다. 결국, 안철수 의원은 시위대에 막혀 50여 분간 대치해야 했다. 급기야 계란 세례까지 벌어지자 충돌을 염려한 경찰이 시위대를 뚫고 길을 열면서 겨우 빠져나올 수 있었다.

  • ▲ 안철수 의원이 11일 분향을 위해 5.18 민주화 묘지를 향해 이동하고 있다. ⓒ뉴데일리 임재섭 기자
    ▲ 안철수 의원이 11일 분향을 위해 5.18 민주화 묘지를 향해 이동하고 있다. ⓒ뉴데일리 임재섭 기자

    그러나 이날은 '국민의 당 강철수'를 외치는 지지자들의 목소리 속에 참배가 이뤄졌다. 오히려 문병호 의원 등이 나서서 고성을 제지시킬 정도였다. 반 년 만에 호남의 반응 자체가 다르다는 것이다.

    안철수 의원이 이처럼 바짝 몸을 낮추면서 희생과 헌신의 정신을 강조한 것은 '성찰'이라는 키워드와도 무관하지 않아보인다.

    안철수 의원은 한상진 창준위원장을 영입하면서 10대 혁신안에 내 공동대표 시절의 잘못을 반성하는 토론회부터 열겠다는 내용이 있다"며 "나부터 성찰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강철수'로 불렸지만 희생과 헌신을 강조한 이유라는 것이다.

    한편, 안철수 의원은 이후 오후일정으로 광주 상록회관에서 '호남 지성과의 대화'를 열면서 호남과의 스킨십을 지속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