千, 安, 文 따로 갈 것… 내년 총선 예언 다시 적중할까
  • ▲ 임종천 대변인은 뉴데일리와 만나 지난 6개월 간 숨가쁘게 진행된 야권 재편 움직임은 예상된 것이었다고 말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임종천 대변인은 뉴데일리와 만나 지난 6개월 간 숨가쁘게 진행된 야권 재편 움직임은 예상된 것이었다고 말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7월 9일, 새정치민주연합의 당원 100여 명이 집단으로 탈당을 선언했다. 탈 새정치연합의 신호탄이자 마중물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분당론에 회의적이었다. 보수진영의 야권 분열 획책이라 믿었다. 지난 4.29 재보궐 선거 패배, 또 정청래 최고위원의 '공갈 막말'발언으로 당내 심각한 내홍은 일찌감치 확인됐지만, 어디까지나 탈당은 다른 문제였다.

    사람들은 문재인 대표 체제로 승리할 수 있을까에 대해 의문을 품으면서도, 총선을 앞두고 당을 일찌감치 뛰쳐나가는 행동은 주저했다. 누군가 뒤따라 나오지 않으면 바보가 될 수 있었다. 미래를 예견하는 정확한 안목과 용기가 동시에 필요했다.

    조심스러워도 부족할 판에, 가칭 '국민희망시대' 대변인이었던 임종천 대변인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되레 취재진을 의아하게 만들었다. 이름을 들으면 바로 알 수 있는 전국단위의 인물과 세(勢)도 없이 신당을 만들면서 "총선에서 문재인 대표를 심판하겠다"는 말은 자칫 허언으로 들리기에 딱 좋았다.

    그러나 그의 말은 현실이 됐다. 그는 문재인 대표가 당의 화합을 위한 안(案)을 제시할 때마다 "문재인 대표의 안은 '나갈 사람은 얼른 당을 나가라'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겉으로는 화합을 운운하지만, 의도적으로 독단·독선적 당 운영을 계속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결국, 지난해 12월 24일 문재인 대표는 "우리가 설령 좀 작아지는 한이 있더라도 더 단단해져야 하고 더 결속해야 한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임종천 대변인은 6개월 전부터 문 대표의 속내를 들여다본 셈이다.

    임종천 대변인은 기자와 만나 "제가 더불어민주당 당직자 100여 명과 선도탈당을 하면서 당시에 이미 예견했던 일"이라며 "민주의 거목인 노무현 전 대통령을 등에 업고 패권에만 몰입하고 현실 권력에만 안주하는 자들의 실체를 알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호남의 절대적인 지원으로 등원한 그들이 이제는 자신과 호남정신을 망각하고 패권에만 혈안 돼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면서 "야권분열의 책임은 의당 친노패권론자들에게 있는 것이며 역사에 큰 죄를 지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 ▲ 그는 국회의원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선거를 앞두고만 국민들에게 비굴하게 군다고 비판했다. 이런 정치를 이제는 청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그는 국회의원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선거를 앞두고만 국민들에게 비굴하게 군다고 비판했다. 이런 정치를 이제는 청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그는 이처럼 호남의 민심을 정확하게 읽어내는 분석력을 지녔다. 예측대로 들어맞는 것을 보면서 호남 민심의 이반을 정확히 확인한 그는 이제 호남 민심을 정확하게 대변하기 위해 현재 전북 남원·순창에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이 지역의 현역 의원은 지난해 10월 대정부질문에서 느닷없이 대선 불복성 발언을 쏟아낸 더민주 강동원 의원이다. 강 의원은 19대 국회 당시 통합진보당 출신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임종천 대변인은 "(일찍이) 20대 국회는 염두에 두고 있었다"면서 "친노 패권에만 몰두하는 더불어 민주당의 행태에 고민 끝에 탈당을 결행했다"고 회상했다. 새로운 정치를 갈망하는 국민의 기다림이 헛되지 않게 자신의 길을 그저 걷기로 한 것이다.

    임 대변인은 "아시다시피 남원은 춘향과 이몽룡의 고장이자 지리산을 품고 있는 천혜의 환경을 자랑한다. 순창 역시 고추장의 고장"이라며 "남원만 해도 과거 12만이 넘었던 인구가 8만으로 내려갈 정도로 발전은커녕 점점 낙후돼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관광코스로 만들 수 있는 콘텐츠가 풍부한 남원의 이점을 살려 365일 내내 행사가 개최되는 도시로 탈바꿈시키겠다고 장담했다.

    언제든 찾아오면 춘향전을 보고 광한루를 볼 수 있게 행사를 한다면, 관광객 유치를 통해 새로운 경제생태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한 번 의아해하는 기자를 향해 그는 김포를 예시로 들었다. 그는 김두관 전 경남지사 후보캠프의 공보특보와 문화관광위원장을 지내면서 김포와의 인연을 맺었다. 김포는 접경지역과 맞닿아 있지만 현재 문화 예술의 도시를 부르짖고 있다. 임종천 대변인은 이때 실무자로서 김포의 CI 등을 바꿔나갔다고 주장했다.평화 문화도시를 기획했던 실무 경험을 남원에 쏟아부어 지역발전을 도모하겠다는 뜻이다.

    임종천 대변인은 비록 정치신인으로 분류되지만 얕잡아볼 수 없는 경력도 갖고 있다. 그는 90년대에 DJ의 사조직인 민주연합청년동지회(연청)의 최연소 사무국장을 지내면서 정치생활을 시작했다. 이때 얻은 정치적 감각으로 지난 1995년에 이뤄진 지방의회 선거에서는 내천으로 뽑힌 민정당 출신 후보를 누르고 75표 차로 2위를 차지하는 저력도 보였다.

  • ▲ 그는 남원에 출마하면서 남원이 가지고 있는 여러 콘텐츠들을 관광상품화 시켜, 365일 관광객이 찾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장담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그는 남원에 출마하면서 남원이 가지고 있는 여러 콘텐츠들을 관광상품화 시켜, 365일 관광객이 찾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장담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그는 이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많은 기성 정치인들의 모습을 답습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표를 받기 위해 비굴하게 굴지 않겠다는 포부를 내비친 것이다.

    "정치인들은 딱 한 번 선거 때 비굴해진다"면서 "왜 구걸을 합니까 당당해야죠. 나는 이런 이상을 가지고 있으니 여러분 우리 함께 남원을 발전시키자고 해야죠".

    끝으로 6개월 전 정확히 탈 새정치연합의 바람을 예측했던 그에게 향후 6개월 뒤를 물었다. 그는 미래를 어떻게 예측할까.

    국민회의의 창당추진위 공보위원도 역임한 그는 우선 국민회의에 당당하게 할 말은 던졌다.

    현역 의원 모시기가 아닌, 새로운 얼굴의 뉴 DJ플랜을 계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국민은 어렵더라도 나를 도와주십시오 이렇게 하겠다고 하는 사람을 원하는데 중앙에서는 의원 모시기에 열중하고 있다"면서 "초심을 잃지 말고 뉴 DJ플랜으로 간다면 반드시 성공한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나아가 임종천 대변인은 야권 전체 판세에 대해서는 "야권연대는 없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한다"고 내다봤다. 안철수 신당인 국민의당과 천정배 신당인 국민회의가 각자 노선을 갈 것으로 봤다.

    다만, 천정배 의원과 박주선 의원, 박준영 전 전남도지사, 그리고 원외 정당 민주당은 연대할 것으로 예측했다. 다당제로 가더라도 내년 총선에서 호남 민심의 선택을 받도록 하는 것이 대한민국 정치를 위해 올바른 길이라고 했다.

    임종천 대변인의 말은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 안철수 의원은 "전국 정당의 면모를 보인 후에 야권 연대를 생각하겠다"고 선언했고, 천정배 의원 역시 "더민주는 수명을 다한 당"이라고 말한 데 이어 "국민의당의 역사인식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면서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소 참배를 비판했다.

    호남 민심을 정확하게 읽어내고 있는 그가 내년 총선을 통해 정치계의 '플레이어'로서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호남 민심을 대변하게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