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언-유시민 충돌, 뉴이재명-구주류 대리전與 정치판도 보는 관점 상이 … 전대 앞 전운柳, 강력한 비평 예고하며 재단 고문직 사의"스피커로 참전 선전포고, 전쟁이 시작됐다"
  •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뉴시스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뉴시스
    여권 내 헤게모니 다툼이 노무현재단으로 번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층을 지칭하는 '뉴이재명'과 결을 같이하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충돌하면서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뉴이재명과 구(舊)주류의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여권 내부에서는 이를 단순한 재단 운영 갈등이 아니라 친명계 내 주도권 경쟁과 맞물린 정치적 충돌로 해석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특히 오는 8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계파 간 긴장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노무현재단을 둘러싼 갈등이 새로운 전선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가까운 최민희 민주당 의원은 16일 페이스북에 유 전 이사장의 노무현재단 상임고문직 사퇴를 두고 반대 의사를 표했다.

    최 의원은 "노무현재단에 진심인 회원들께서 상처받고 떠나시면 어쩌냐. 굳세게 재단을 함께 지키자"며 "누구 좋으라고 떠나시냐. 결국 강물은 바다로 흘러가고 진실이 이긴다"고 했다.

    앞서 유 전 이사장은 15일 노무현재단 상임고문직에서 물러났다. 곽상언 의원이 노무현재단 내에서 유 전 이사장이 해왔던 행태를 비판한 지 하루 만이다. 

    특히 노무현재단 유튜브가 노 전 대통령을 조명하는 일이 아니라 유 전 이사장을 중심으로 구성된다는 점을 짚었다. 

    곽 의원은 "재단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 2000개 가운데 노 전 대통령 관련 콘텐츠는 일반 영상 220개와 쇼츠 140개를 합쳐 360개에 불과했다"며 "유 전 이사장이 등장하는 콘텐츠는 전체의 70% 가까이 차지한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유 전 이사장은 상임고문직 사퇴로 맞받았다. 그는 "재단에 상임고문 해촉을 요청했다. 알릴레오북스도 6월 말 중단한다고 통보했다"면서 "앞으로 제가 할 비평 활동 때문에 노무현재단이 혹시 겪게 될지도 모를 어려움을 예방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최근 여권 내부의 알력 다툼 과정에서 서로 다른 입장을 취해 왔다. 곽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의 노선과 같은 방향을 견지하며 다양한 소신 발언을 해 왔다.

    여권 지지층 사이에서 첨예하게 엇갈리는 방송인 김어준 씨를 보는 관점에서는 적극적인 의견을 개진했다. 김 씨는 '겸손은 힘들다 김어준의 뉴스공장' 유튜브를 통해 여권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곽 의원은 지난해 9월 "유튜브가 거대 권력화돼 정당 정치와 대의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있다"는 취지로 비판에 나섰다. 
  • ▲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가 한창이던 지난달 15일 김용남 전 의원(가운데)의 선거캠프를 찾은 곽상언 의원(오른쪽)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 노정연 씨. ⓒ김용남 선거캠프
    ▲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가 한창이던 지난달 15일 김용남 전 의원(가운데)의 선거캠프를 찾은 곽상언 의원(오른쪽)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 노정연 씨. ⓒ김용남 선거캠프
    반면 유 전 이사장은 김 씨의 유튜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이 대통령의 지지층에 대한 비평을 이어왔다. 그가 내놓은 ABC론은 여권의 논쟁을 불러왔다. 여권 정치인과 지지층을 가치중심(A), 이익중심(B), 교집합(C)로 분류해 B그룹이 이재명 정부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B그룹은 사실상 이 대통령의 새로운 지지층으로 불리는 뉴이재명을 겨냥한 것으로 평가받으며 여권을 갈라쳤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두 사람의 엇갈린 견해가 표출된 것은 6·3 지방선거에서 펼쳐진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였다. 이 선거는 김용남 전 의원이 민주당 후보로 나서고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와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이 경쟁한 3파전 구도였다.

    유 전 이사장은 김 전 의원이 아닌 조 전 대표의 편을 들고 나섰다. 이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보수 진영으로부터 직접 영입한 김 전 의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보였다. 

    유 전 이사장은 선거전이 한창이던 지난달 21일 "민주당 후보는 누구냐, 저쪽 당에서 온 사람"이라며 "(김용남 후보가 당선될 경우) 당장 민주당한테는 좋지만 대한민국에 저게 좋을까하는 걱정을 좀 한다. 통합과 연대를 통해 사회 개혁을 하기 위해서는 조국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좀 낫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곽 의원은 유 전 이사장과 달리 현역 의원 신분으로 수차례 김 전 의원의 지원 유세에 나섰다. 곽 의원은 배우자이자 노 전 대통령의 딸 정연 씨와 직접 평택을 찾아 응원하기도 했다. 곽 의원은 김 전 의원을 향해 "시민 삶을 위해 진심으로 일하고 깨끗하게 정치하는 후보"라고 칭찬했다.

    정치권에서는 유 전 이사장과 곽 의원의 충돌이 결국 여권 권력 투쟁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유 전 이사장과 곽 의원의 갈등이 사실상 여권 지지층 사이의 대리전으로 불거졌다는 것이다. 

    뉴이재명 지지층은 586 운동권 이념을 중심으로 한 옛 친문(친문재인) 세력과 지지층을 '문조털래유'(문재인·조국·김어준·정청래·유시민)로 부르며 반감을 표시해 왔다. 이 대통령의 실용주의 노선과 중도 확장 정책 등과 배치된다는 것이 이유다. 

    유 전 이사장이 노무현재단 상임고문직 사퇴의 변으로 남긴 "앞으로 제가할 비평 활동 때문에 노무현재단이 혹시 겪게 될지도 모를 어려움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는 발언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유 전 이사장이 민주당의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본격적으로 뉴이재명 세력과 격돌을 예고했다는 분석이다. 

    김준일 시사평론가는 "노무현재단 사태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더 격렬하게 부딪치게 하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며 "유 전 이사장이 그만둔 것은 스피커로서 본격적으로 참전하겠다는 선전포고다. 정청래와 김어준과 유 전 이사장이 팀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전쟁이 시작됐다고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