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재신임에 번민 깊어진 듯… "호남서 '이대로는 안 된다' 명령해 탈당"
  • ▲ 호남 3선 중진인 박주선 의원이 22일 오후 1시 30분 기자회견을 열고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할 뜻을 밝혔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호남 3선 중진인 박주선 의원이 22일 오후 1시 30분 기자회견을 열고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할 뜻을 밝혔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3선 중진인 박주선 의원이 22일 오후 1시 30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정치민주연합 탈당을 선언한다. 박주선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바람직한 야권발 정계개편의 방향과 새정치연합을 대체할 신당의 구상도 제시할 예정이다.

    박주선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교문위) 국정감사 진행을 위해 회의장으로 들어서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새정치연합을 대체하고 새누리당과 강력하게 맞설 수 있는 대안 정당을 만드는 것은 야권 정치인의 도리이자 사명"이라며 "신당을 창당하려는 목적을 갖고 탈당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새정치연합이 혁신을 통해 변화하기를 많이 기다렸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하며 "(새정치연합의) 집권 가능성에 대한 회의가 많이 일고 있고, 광주를 비롯한 호남의 핵심 지지층에서 '이대로는 안 된다'라는 국민의 명령이 있기 때문에 탈당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박주선 의원은 새정치연합의 혁신 작업이 친노패권주의 청산 등 본질적인 체질 개선을 이루지 못한 채 공천 관련 사항에만 매몰됐고, 그나마도 이 혁신안이 지난 16일 당 중앙위에서 친노 중앙위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박수로 의결되는 모습을 보고 깊은 번민에 빠져 탈당 시기를 검토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문재인 대표가 최근 재신임을 운운하며 당내 비주류를 거세게 압박해, 당내의 절차적 민주주의는 물론 의사 표현의 민주주의마저 압살당할 위기에 놓인 것도 정치적 고민을 한층 깊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탈당과 신당 제안은 전격성이 필요한 사안인 만큼 보안을 유지한 채 검토를 거듭해 왔으나, 전날 일부 매체를 통해 사실과 다른 내용들이 보도되자 결국 이날 아침 탈당을 최종 결단하기에 이르렀다.

    박주선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새정치연합 탈당을 선언할 뿐 구체적인 신당 창당의 로드맵을 제시하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된 '새시대민주당'이라는 당명도 사실과 다르며, 이날 기자회견에서 신당의 가칭은 발표하지 않을 전망이다.

    또, 탈당 기자회견은 배석자 없이 혼자 진행할 예정이다. 이는 향후 전개될 야권발 정계 개편의 과정에서 어떠한 기득권도 주장하지 않고 통합 작업에 헌신하겠다는 의도로 세(勢) 과시를 배제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족대이동이 벌어지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호남 3선의 중진 의원이 전격 탈당을 결행함에 따라 호남 민심은 큰 동요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의해 발탁돼 정계에 입문한 박주선 의원이 문재인 대표를 수장으로 하는 친노 계파의 패권주의에 항거해 탈당함에 따라, 호남의 반(反)문재인 정서가 한층 거세게 타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박주선 의원은 전남 보성 출신으로 현 지역구는 광주 동구이며, 세 번 중 두 차례를 무소속으로 당선될 정도로 지역 기반이 탄탄한 정치인으로 손꼽힌다. 통합민주당 공천을 받고 출마했던 지난 2008년의 18대 총선에서는 광주 동구에서 88.73%의 득표율로 전국 최고 득표율을 기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