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기소 여부는 법원 재판으로 판단해야""대통령 특별 대우에 평등 원칙 위반 소지""이해당사자가 특별 임명, 잘못된 선례 우려"
  • ▲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정상윤 기자
    ▲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정상윤 기자
    "특검은 권력을 견제해 비리나 권력형 의혹을 밝혀내기 위한 제도다. 그런데 이번 사안은 그 수혜자가 현직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특검의 본질에 반하게 된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0일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애초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주도로 공소취소를 요구하는 모임이 형성됐고, 이후 조작기소 국정조사와 특검법으로 이어졌다"며 "공소취소를 목표로 한 일련의 흐름 속에서 발의된 법안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특검은 초유의 사례"라며 "과거와 달리 현직 대통령 관련 사건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자신을 위한 특검은 처음"이라며 "기존 특검과 이번 특검이 가장 다른 지점"이라고 강조했다.

  • ▲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직무대행과 국정조사특위 위원들이 지난달 30일 국회 의안과에 '윤석열 정치검찰 조작기소 진상규명 특검법'을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직무대행과 국정조사특위 위원들이 지난달 30일 국회 의안과에 '윤석열 정치검찰 조작기소 진상규명 특검법'을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 "대통령 사건만 특별 대우 … 평등 원칙 위반"

    장 교수는 조작기소 의혹을 특검이 수사하고 공소취소로 연결하는 구조가 특검의 본질에 반할 뿐 아니라 평등 원칙 위반이라고 봤다.

    그는 "조작기소를 이유로 특검을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며 "이는 대통령 자신에 대한 특별 대우"라고 짚었다.

    이와 관련해 "수사가 정상인데 기소만 잘못될 수는 없으므로, 조작기소 주장은 결국 조작수사를 전제로 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의혹은 지금까지 예외 없이 법원의 재판을 통해 가려져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소취소는 공소권이 없는 사건이거나 공소 시효가 만료됐거나, 기소의 근거가 됐던 법률이 폐지된 경우 등에 문제 되는 것"이라며 "그런데도 조작기소를 이유로 공소취소를 강행하는 것은 사법권 침해로 이어진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문제는 특검이 아니라 법원의 재판을 통해 가려야 한다는 것이 장 교수의 설명이다.

    장 교수는 법안 제13조 영장전담법관 조항 역시 평등 원칙 위반의 한 사례로 들었다.

    그는 "지금까지 특검에서 그런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특검과 관련해 영장전담법관을 따로 두고 있다"며 "이는 일반 사건과 특검 사건을 담당하는 판사를 다르게 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특정 판사 한 명이 특검 사건의 영장 심사를 독점하게 될 수도 있다"이라며 "최근 3대 특검의 영장 기각률이 상당히 높았기 때문에 이번 특검에서는 전담 판사를 따로 둔 것이라는 설명 또한 명백한 침해이자 차별"이라고 비판했다.

    대통령기록물 열람 관련 조항 또한 평등 원칙 위반 소지가 있는 절차상 특혜로 봤다.

    장 교수는 "이번 특검법안은 대통령기록물과 관련해 관할 지방법원 판사의 판단으로 열람·등사가 가능하게 하는 구조"라며 "원래 대통령기록물법은 그렇게 돼 있지 않고 관할 고등법원장이 허가하도록 돼 있다"고 했다.

    이어 "이렇게 차이를 둘 합리적 이유가 무엇이냐"고 반문하며 "결국 특검에게만 특혜를 주고 더 쉽게 영장을 받을 수 있게 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 ▲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 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전체회의. ⓒ이종현 기자
    ▲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 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전체회의. ⓒ이종현 기자
    ◆ "이해당사자가 직접 특검 임명 … 이해충돌 논란에 '권력 견제' 취지 퇴색"

    장 교수는 '조작기소 특검법'의 또 다른 핵심 문제로 이해충돌금지 원칙 위반 소지를 꼽았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 자신은 특검 수사 대상 사건의 이해당사자"라며 "자기가 이해당사자인 사건에서 핵심 인물인 특검을 직접 임명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해당사자인 대통령이 특검 임명 절차에 관여하는 것 자체가 특검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훼손한다는 취지다.

    과거 특검 사례와 비교해도 이번 특검 구조는 이례적이라고 했다.

    장 교수는 "과거 비슷한 사례들에서는 국회가 임명하지 않았다"며 "국회 다수 여당이 대통령과 이해관계를 같이하기 때문에 국회 추천 방식이 문제가 있다고 보고 보통 대법원이나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재 추진 중인 안은 전적으로 국회 추천에 의존한다"며 "대통령과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다수당이 추천하고, 이해당사자인 대통령이 이를 재가하는 구조는 불합리하다"고 비판했다.

    장 교수는 이번 특검법이 향후 정치적 사건마다 악용될 수 있는 선례가 될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그는 "유례가 없던 이 특검이 아무 문제 없이 끝나게 되면 앞으로 '전에도 했는데 뭐가 문제냐'는 주장이 당연히 나오게 된다"며 "이번 특검법이 통과될 경우 사법 체계를 흔드는 위험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이번 논란을 단순한 여야 공방이 아니라 헌법 질서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존 특검은 권력을 견제하기 위한 장치였지만 해당 특검은 현직 대통령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구조"라며 "공소취소 논의에서 국정조사, 특검법으로 이어진 흐름 전체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특검 제도를 권력 견제 장치가 아니라 특정인의 재판에 영향을 미치는 수단으로 쓰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