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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주선 의원이 2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정치민주연합 탈당과 중도개혁·민생실용 신당의 창당을 선언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중도개혁·민생실용 신당 창당을 선언한 박주선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가 23일 발표할 인적 쇄신안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인적 쇄신안이 발표돼도 비노(非盧)에게만 엄정한 잣대를 들이밀 뿐 친노(親盧)는 단서 조항을 통해 다 빠져나갈 구석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본 것이다. 그 실례로 한명숙 전 대표 사건을 거론한 박주선 의원은 완전히 '친노당'으로 전락해버린 새정치연합에 미래와 희망이 없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꼬집으며, 안철수 전 대표의 신당 합류를 기대하기도 했다.
박주선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혁신위의 인적 쇄신안이) 명분은 좋지만 실질적으로는 친노 계파를 강화하는 조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 이유로는 문재인 대표 등 친노 지도부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대법원 유죄 확정 판결을 받고 수감된 한명숙 전 대표를 극력 감싸안는 행태를 들었다. 그는 "친노 계파의 수장이나 다름없는 한명숙 전 대표에 대해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났는데도 부정하고 있지 않느냐"며 "혁신안이 발표돼도 단서 규정이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인적 쇄신안은) 친노 계파에 대해서는 적용이 안 된다"며 "검찰의 부당한 편파 수사에 희생된 사람이라고 주장하면서 친노 계파만 전부 살아남는다"고 비꼬았다.
박주선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시선집중〉에 출연해서도 "인사혁신안이 발표되면 공정하지 못하다고 판단하는 분들이 점차 결단을 하게 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신당 창당 세력은 (원내)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해진다"고 전망했다.
나아가 안철수 전 대표가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한명숙 전 대표의 제명을 촉구했음에도 문재인 대표가 이튿날 일축해버린 것과 관련해 "안철수 의원이 주장하는 당의 혁신 방향이 지금 문재인 대표 체제에서는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그렇다면 안철수 의원이 당에 머무를 명분과 필요가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안철수 의원이 중도개혁·민생실용 정당에 자연스레 함께 해 새정치를 실현할 기회가 오지 않겠느냐"고 기대감을 표했다.
안철수 전 대표의 구상 등이 전혀 관철될 수 없는 구조적인 원인은 새정치연합이 완전히 친노 정당으로 변모해버린 점을 꼽았다. 박주선 의원은 "2012년 대선에서 패배를 한 이후 대선평가위원회에서 친노패권이 패배의 원인이라며 이를 청산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보고서가 나왔었다"며 "(그럼에도) 친노 계파의 주장이 당의 모든 결정을 좌지우지해왔다"고 비판했다.
최근 문재인 대표의 '셀프 재신임' 소동과 관련해서도 "문재인 대표가 본인이 결정해 재신임 카드를 들이밀고 친노 계파를 중심으로 하는 재신임 간주 결의를 받은 것은 기네스북에 오를 셀프 재신임"이라며 "당이 전체 의사를 반영해 매사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친노를 중심으로 결정을 하고 있다"고 매섭게 몰아붙였다.
이에 따라 "새정치연합은 영남당도 호남당도 아닌, 그냥 친노당에 불과하다"고 판정내린 박주선 의원은 "친노라는 선박 안에서 대안의 길을 모색하지도 않고 안주한다면 죽음이라는 공동 운명을 맞기 때문에, 이는 정치하는 사람으로서 국민에 대한 도리와 책임을 다하는 모습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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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정치민주연합은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탈당과 신당 창당을 선언한 박주선 의원을 강도 높게 비난하며 초조함을 드러냈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민주 60년 정통성을 거론했고, 오영식 최고위원은 직접적인 공세를 가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한편 박주선 의원은 전날 자신이 탈당하자 "별 감응(感應)이 없다"며 "호남 민심의 왜곡"이라고 맞받은 새정치연합을 향해서는 "(대응이) 거칠더라"고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웃어넘겼다.
'거친 대응'을 보였던 새정치연합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개 모두발언을 통해 박주선 의원의 탈당과 신당 창당을 강도 높게 비난하며, 당의 60년 정통성을 새삼 강조하는 등 초조한 모습을 내비쳤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당대표회의실에 해공 신익희 선생과 해위 윤보선 전 대통령, 운석 장면 전 총리의 사진을 새로 내거는 의식을 진행했다. 이에 따라 새정치연합 당대표회의실에 사진이 걸린 사람은 기존의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총 다섯 명이 됐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모두발언에서 "민주당 60년의 역사를 열게 해주신 신익희 선생과 윤보선‧장면 정부, 김대중‧노무현 두 대통령과 함께 역사를 바로세우는 간단한 행사가 있었다"며 "우리의 60년 역사는 하루아침에 만든, 또는 만들어질 반짝 1인 신당으로는 결코 이루어낼 수도, 흉내낼 수도 없는 우리만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995년 고 김대중 대통령(DJ)이 신당(새정치국민회의)을 창당할 때에도 제1야당의 명맥을 잇고 있던 이기택 총재의 민주당이 따로 있었지만, 결국 야당 지지자들은 96년 총선과 97년 대선에서 국민회의를 선택했다. 그 결과 지금 야당의 정통성은 국민회의로 정리됐으며, 지난 18일 새정치연합의 민주 60년 영상 발표에서도 이 점은 마찬가지였다.
정통성은 자신들이 강변한다고 지켜지는 것이 아니라 결국 당원과 국민의 선택에 따라 계승자가 정해진다는 점에서, 싸늘한 민심과 당심에 직면한 새정치연합의 이날 의식은 초조함만을 여실히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좀 더 직접적으로 신당 세력을 비난하는 역할은 오영식 최고위원이 떠맡았다. 오영식 최고위원은 "어제 박주선 의원의 탈당이 있었고, 최근 들어 세 번째인 신당 창당 선언도 있었다"며 "전남지사를 3선하고, 장관을 지냈고, 최고위원을 두 차례 지낸 그 분들은 당이 있었기에 존재했고 많은 것을 이룰 수 있었다"고 비난했다.
아울러 "세 분 모두 신당 창당 선언 속에서 호남 민심을 말했다"면서도 "진정한 호남 민심은 혁신하고 단결·통합해서 총선에서 승리하고 정권교체를 이뤄달라는 것"이라고 강변했다.
하지만 전남지사를 3선한 신민당 박준영 전 지사는 세 번 당선되는 동안 단 한 번도 친노 세력인 열우당의 공천을 받은 적 없이, 오히려 친노 열우당이 공천한 후보와 정면으로 맞서 당선됐다. 박주선 의원 또한 세 번 국회의원에 당선되는 동안 두 번 무소속으로 당선됐으며, 정당 소속 후보로 출마한 2008년 총선에서도 친노와는 무관하게 공천을 받았다.
호남 민심은 총선에 승리하고 정권을 교체할 능력이 전무한 친노 계파에 분격하고 격앙돼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오영식 최고위원의 비난은 주소를 완전히 잘못 짚은 '허수아비 때리기'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