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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생성형 이미지.
교각살우(矯角殺牛). 소의 뿔을 바로잡으려다 소를 죽인다는 뜻으로, 작은 흠이나 결점을 고치려다 도리어 일을 그르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집값을 바로잡겠다는 정부의 손길이 어느새 시장의 숨통까지 조이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두고 교각살우의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자신의 SNS에 "부동산 불패? 이제 그런 신화는 없다"며 "계곡 불법시설 정비, 주식시장 정상 회복처럼 대한민국 모든 것들이 정상을 되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부동산 정상화 역시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자 국가 핵심과제"라고도 했다.
메시지는 분명하다. 왜곡된 시장을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끝없이 오른다는 집값 신화와 과도한 투기 심리, 다주택 중심 구조는 손볼 필요가 있다. 다만 시장은 계곡의 불법 시설물처럼 한 번에 밀어 정리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계곡 불법시설 정비도 결코 간단한 일은 아니었다. 다만 불법 여부와 정비 대상이 비교적 명확한 사안이었다. 하지만 부동산은 세금과 대출, 공급과 금리, 임대차와 심리가 복잡하게 얽혀 움직인다. 누군가에게는 투자 자산이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평생 모은 재산이고 삶의 기반이다. 그만큼 정책 신호 하나에도 시장은 민감하게 흔들린다.
여기에 부동산 정책의 시간차도 문제다. 규제는 발표와 동시에 시장을 얼어붙게 만들 수 있지만 공급 확대는 인허가와 착공, 입주까지 긴 시간을 지나야 체감된다. 누르는 정책은 즉시 작동하고 풀어주는 정책은 뒤늦게 도착한다. 이 시간차를 고려하지 않으면 시장은 안정되기보다 불안부터 먼저 받아들인다.
정책의 대상도 하나로 묶기 어렵다. 같은 다주택자라도 투기 목적의 보유자가 있는가 하면 부모 봉양이나 지방 주택, 상속 문제로 집을 보유한 경우도 있다. 같은 매수자라도 단기 차익을 노리는 수요와 아이 학교, 직장, 전세 만기 때문에 움직여야 하는 실수요가 섞여 있다. 시장을 '비정상 대 정상'으로만 나누면 이런 결은 지워진다. 단순한 구호가 촘촘한 정책을 대신할 수 없는 이유다.
문제는 지금 그 신호가 지나치게 많고 강하다는 점이다. 다주택자에게는 매물을 내놓으라는 신호를 보내면서도 양도세 중과 재개로 매도 부담은 다시 키운다.
실수요자 중심 시장을 말하면서도 대출 문턱은 높아졌다. 거래 정상화를 강조하지만 토지거래허가제는 유지되고, 공급 확대도 이야기하지만 시장이 체감할 변화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정책은 쏟아지는데 시장은 오히려 굳어간다. 팔 사람은 더 버티고 살 사람은 더 기다리며, 거래량은 줄고 관망세는 짙어진다. 집값을 잡겠다는 강한 규제가 시장의 순환 기능까지 함께 옥죄는 모습이다.
컴퓨터도 마찬가지다. 화면이 느리다고 버튼을 이것저것 계속 누르면 결국 시스템이 멈춘다. 그러다 어느 순간 시스템은 멈추고 파란 경고 화면만 덩그러니 남는다.
지금 부동산 시장이 딱 그런 모습에 가깝다. 세금 버튼, 대출 버튼, 규제 버튼을 동시에 강하게 누르면서 가격보다 거래가 먼저 얼어붙고 있다.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며 시작한 정책이 오히려 시장 기능 자체를 경직시키는 역설이다.
물론 집값 안정은 필요하고 부동산 불패 신화를 깨겠다는 방향도 이해 못 할 일은 아니다. 다만 규제가 강하다고 해서 정책이 정교해지는 것은 아니다. 시장은 압박만으로 움직이는 곳이 아닌, 예측 가능성과 거래 흐름이 살아 있을 때 비로소 반응하는 곳이다.
굽은 뿔을 바로잡는 일은 필요하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소를 죽여서는 안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센 규제가 아니라, 어디를 풀고 어디를 조여야 할지에 대한 세밀한 조율이다.부동산 정상화라는 이름의 질주 끝에 시장의 활력까지 잃어버리는 일만은 없어야 한다.





